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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에 흔들리는 안보, 개인 정체성 바로 세울 때
북한 핵 미사일 위협단계 넘어 현실화…주변국 모두 부국강병책 선회
승인 | 편집국 기자 | media@mediap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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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6-12-23 11: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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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수석연구위원
개인의 정체성 위기는 국가의 정체성 위기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특히 청소년 시절에 형성된 자아나 정체성이 성인이 되어 쉽게 바뀔 리 만무하다. 그래서 격동의 80년대 학생운동을 하던 상당수 사람들이 여전히 1980년대의 세계관과 국제적 시각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본다. 아직도 미 제국주의를 외치고 주체사상에 대한 향수를 가지고 있는 이들이 있다. 유물적 사고관이 생애를 지배하여 그 후대까지 전파되기도 한다. 

개인이든 나라든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아는 것이다. 자신의 위치와 능력을 알아야, 자기에게 다가오는 도전들이 기회인지 위협인지, 피해야할 것인지 감내해야할 것인지 방향성을 설정할 수 있다. 그래서 교육이 중요하다. 교육의 역할에 대해서 단순히 지식의 전수에 의의를 둘지, 행동양상을 계획적으로 변화를 시킬지, 혹은 성장가능성을 높이도록 도와주는 것인지 견해가 다양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일단 사실을 사실대로 알도록 하는 것이다. 
  
정체성이란 교육으로 쉽게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결국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아래 사람이 없으니, 누군가 다른 이의 생각을 강요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심지어는 부모자식 간에도 생각이 같을 수 없는 것이 사람이다. 다만 여러 가지 사실과 관점들을 제시해주고, 그 중에서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찾아나갈 수 있게 끔 해주는 것이 교육이어야 한다고 스스로 생각한다. 

   
▲ 현재 대한민국은 엄청난 국가안보의 위기를 겪고 있다. 주변 4대 강국들이 모두 새로운 어젠다를 찾아 전진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그래서 후쿠자와 유키치가 얘기했듯이 “일신독립하여 일국독립한다”라는 말은 여전히 유효하다. 다른 이에게 의존하지 않고 다른 이가 해석해 놓은 것을 해석해놓은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스스로 이를 곱씹으며 그 참뜻을 헤아리며 학문과 실업에 힘써야 한다. 이것이 소위 시민으로써의 정체성이며, 이러헌 개인의 정체성이 모여 국가를 형성한다. 이렇게 개인이 독립하지 못하고 사고와 지혜를 남의 해석에 맡겨버리는 게으른 상황에 이르면 정부의 압제나 정치꾼의 선동에 의해 쉽게 좌우되기 쉽고, 결국 국력이 약화되어 외국에게 침략을 허용하고 심하면 나라를 잃고 만다. 
  
일본이 저러한 길을 걷고 있는 사이 우리는 대한제국으로 국운이 쇠하던 시기였다. 국민의 계몽을 얘기할 이는 없었고, 대부분의 지식인들은 황제만을 바라보다가 손써볼 틈도 없이 나라를 빼앗기고 말았다. 최근 여러 가지 판타지물 류의 영화가 등장하며 대한제국 황실을 미화하고 있으나, 을사늑약의 5개 조문 가운데 2개가 황실의 안녕과 존엄의 유지에 관한 것이라는 것을 깨닫는다면 이것이 얼마나 부질없는 자위인지를 알 수 있다. 나라가 빼앗기고 있음에도 국가나 국민에 대한 관심은 없고, 빼앗기는 그 마지막 순간에도 자신들의 안위만을 걱정했던 것이 당시 리더라는 존재들이었다. 
  
결국 얼마나 사고적으로 건전하고 균형잡힌 국민들을 키워내느냐가 그 나라의 국력이다. 6.25의 잿더미 속에서, 북한의 꾸준한 도발과 위협 속에서 대한민국이 눈부신 발전을 거듭할 수 있었던 것도 국민들이 자신에 대한 정체성을 가지고 국가를 이끌었기 때문이다. 

   
▲ 북한의 핵과 미사일은 이제 위협단계를 넘어 현실화되었다. 최근 5차 핵실험을 통해 핵무기의 실전배치 직전의 단계까지 이르렀음을 증명했다./사진=연합뉴스
  
현재 대한민국은 엄청난 국가안보의 위기를 겪고 있다. 주변 4대 강국들이 모두 새로운 어젠다를 찾아 전진하고 있다. 중국은 위대한 중화민족의 부흥을 위해 일대일로 전략을 내세웠다. 러시아는 되살아난 경제력을 바탕으로 군사력을 재건하며 위대한 러시아의 부활을 꾀하고 있다.

일본은 아베정권의 기만한 움직임 속에 보통국가를 향해 나가고 있다. 스스로 전쟁할 수 있는 보통의 나라가 되는 길을 우선은 미국도 쉽게 동의할 수 있는 집단적 자위권에서 시작했다. 무엇보다도 우리 안보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미국은 트럼프 정권이 들어서면서 새로운 방향으로 요동치고 있다. 
  
더 큰 위기는 바로 코 앞에 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은 이제 위협단계를 넘어 현실화되었다. 최근 5차 핵실험을 통해 핵무기의 실전배치 직전의 단계까지 이르렀음을 증명했다. 내부적으로는 국정농단 사태로 인하여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헌재에서 심의 중이며, 대통령은 직무정지, 국무총리의 대통령 권한 대행으로 국가가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주변의 모든 나라가, 심지어는 북한마저 부국강병을 추구하면서 정체성을 잡아가고 있는 사이, 우리만은 혼돈에 빠져있는 것이다. 
  
이런 혼돈을 바로 잡는 것은 역시 스스로에 대한 정체성이다. 시작은 나 자신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원리에 대한 교과서적 이해가 아니라, 그 본질을 지식 차원을 넘어 체험과 본질로서 이해하는 개인들이 충만해질 때, 그들이 집단적 지성을 이루면서 어떠한 선동과 혼란에도 흔들리지 않을 때, 대한민국은 진정으로 강한 국가로 거듭날 수 있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수석연구위원


(이 글은 22일 마포 리버티홀에서 자유경제원 및 자유통일문화원 공동 주최로 열린 ‘이념은 교육에 의해 정립된다: 대한민국과 북한의 정체성 교육 비교’ 세미나에서 패널로 나선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수석연구위원이 발표한 토론문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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