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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의 북핵 전략과 동북아 국제질서의 현실
핵무장 완료한 북의 요구를 들어줄 것이냐 핵파멸 위협을 감수할 것이냐
승인 | 편집국 기자 | media@mediap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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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6-12-02 10: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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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춘근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
북핵 해결 전망과 동북아 안보질서

1. 북한의 핵문제는 역설적이고 난감한 문제

2013년 2월 북한이 3차 핵실험을 했을 당시 많은 전문가들 특히 미국의 전문가들 중에는  방치 한다면 3년 이내에 북한은 완전한 핵무기 보유국이 되리라고 예측했다. 완전한 핵무기 보유국이라는 말은 핵무기를 유용한 전략 수단으로서 언제라도 사용할 수 있는 상태에 이름을 말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북한의 핵무기 능력은 어느 정도에 도달 한 것인가? 또한 우리가 특별한 정의를 내리지 않은 채  쉽게 말하고 있는 북한 핵문제는 해결이 될 수 있는 것인가? 

북한이 핵폭탄을 미사일에 장착해서 실전 배치를 완료 했는지(즉 핵무기체계를 보유하는데 성공 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확실한 정보는 없다. 북한이 핵폭탄을 장착한 미사일 발사 실험은 아지 해 보인 상태는 아니다. 그러나 전략이란 항상 불리한 상태를 가정하고 짜야 하는 일임으로 북한이 핵무기를 완성했다고 생각하고 대비하는 일이 맞는 일일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또 다른 문제가 생긴다. 핵무기는 보통 무기와 달리 인류 절멸(人類絶滅)의 무기다.  그런 무기를 북한이 이미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 할 경우와 아직 거기까지 이르지 못했다고 생각할 경우 우리가 취해야 할 입장은 천양지차로 달라지기 때문이다. 북한이 진정으로 핵무기체계를  완성 한 것이 확실하다면 그때, 우리는 북한의 일 거수 일 투족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  

북한이 아직도 완성된 핵무기체계를 가지지 못한 것이 확실하다면 우리는 북한의 도발에 과감하게 반응 할 여유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북한의 핵무기 체계 보유가 확실할 경우 우리는 북한의 작은 도발에 대해서도  과감하게 대응하기 어려워 질 것이다.  작은 전쟁이 큰 전쟁을 비화 될 경우 우리는 북한이 핵을 사용할 수도 있다는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당장 우리는 북한이 핵을 보유했다고 가정할 수 도 없고 그렇지 않다고 가정할 수도 없는 난감한 상태에 놓여 있는 것이다.

   
▲ 북한이 핵무기 100기를 실전 배치, 한국의 주요 표적들을 겨누고 있는 상황이 도래했을 때 과연 대한민국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번민해야 할 날이 시시각각 닥쳐오고 있음을 느낀다. 그러나 다른 나라들 특히 미국은 현 상황을 심각하게 대비하고 있다고 보인다./사진=연합뉴스


이 같은 상황에서 북한 핵문제가 해결 될 전망이 보이는가? 라는 문제에 대해 대답해야 한다면,  불행한 일이기는 하지만 ‘해결된 전망이 거의 없다’  라고 답할 수밖에 없는 것이 슬픈 현실이다.  북한은 사실상  거의 다 완성해 놓은 핵무기를 포기할 가능성이 없으며 핵무기를 가지고 북한이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해 볼 때, 더더욱 핵을 포기할 가능성이 없다. 

북한이 현재 가지고 있는  핵폭탄을 다 없애는 것을  북한핵문제의 해결이라고 말한다면 북한 핵 문제는 해결될 가능성이 없다.  

북한 핵문제가 해결 될 가능성이 없다면 우리는 손 놓고 포기해야 하는 것인가? 아니다. 북한 핵이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안보를 지키는 방법을 강구해야 하는 것이다. 핵무기가 없는 경우 국가들의 안전 보장 전략은 두 가지 측면에서 작동한다. 두 가지 측면이란 Deterrence (전쟁억제) 와 Defense (방어 혹은 방위)이다. 

Deterrence 는 적국이 전쟁을 일으키기 못하도록 사전에 막는 조치다.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그러나 Deterrence 가 실패하고 적인 전쟁을 도발하는 경우 싸워서 이기면 된다. 적이 자신의 전쟁 도발 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하는 것, 적과 싸워서 이기는 것이Defense 다. 재래식 무기로 싸우는 경우 이 두 가지 논리가 다 적용 된다. 우선 적이 전쟁을 일으키지 못할 방안을 강우하고, 구론데도 적이 전쟁을 일으킨다면 이를 격파 해 버리면 되는 것이다.

그러나 핵시대에 들어 온 이후 Defense 라는 개념이 사실상 무의미 하게 되었다. 핵무기는 한발만 맞아도 도시 하나가 궤멸 되어버리는 판국에 방위라는 용어 그 자체가 무의미 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즉 핵공격은 방위 할 수 없는 것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핵시대의 전략 이론은 특히 ‘Deterrence: 전쟁억제’를 강조하는 것이 되었다. 전쟁이 일어나지 말아야지 전쟁이 한 번 일어난다면 그것은 파멸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핵시대에서 핵보유국들 사이에는 War Fighting Strategy 란 존재할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미국과 소련은 어떻게 해서라도 전쟁을 사전에 막을 수 있는 수단을 찾느라고 애썼다.

우리도 북한이 핵을 보유한 이상, 가능성이 별로 없는 북한 핵 제거(북한 핵 해결) 에 매달리기보다 북한이 아예 도발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 즉 남북한 간에 전쟁 억지상황을 구축하는 일을 심각하게 생각해 보아야 할 때가 되었다. 핵을 가진 북한을 억제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우리도 핵을 보유하는 일이다. (이 문제는 본 논문의 주제는 아니기 때문에 더 이상 다루지 않는다) 

   
▲ 미국의 군사전문가와 장군들, 외교관들은 이미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노골적인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9월 17일자 뉴스위크지는 '김정은이 우리를 핵공격하기 이전에 우리가 그를 먼저 공격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기사를 게재했다. 미국의 전 합참의장 마이크 멀린 해군 대장 역시 미국은 북한의 핵시설을 폭격할 수 있다고 말했다./사진=연합뉴스

2. 북한 핵의 현황

북한은 지난 9월 9일 제 5차 핵실험을 단행 했다. 2006년 이래 핵실험은 매번 3년 정도의 간격을 두고 단행되어 왔지만 2016년에 들어서는 1월 6일 제 4차 핵실험에 이어 불과 8개월 만에 다시 핵실험을 할 수 있다는 능력을 과시했다. 우리나라 국방부는 북한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6차, 7차 핵실험을 단행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제 정말 북한의 핵 위협은 이론적인 것이 아니라 실제 상황이 되고 있다. 북한의 핵전력 실전 배치가 이제 바로 눈앞에 다가 왔다는 의미다.  파키스탄의 경우 6차에 걸친 핵 실험을 통해 핵무기 체계를  완성했다

핵무기는 폭탄과 이를 운반할 수 있는 운반수단이 결합 될 경우 무기로서 완성된다. 한국 정부는 북한이 몇 개의 핵폭탄을 가졌는지 발표한 적이 없지만 국제적인 자료들을 종합하면 적게는 6발 많게는 16발정도 핵폭탄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북한은 문자 그대로 핵무장국가(Nuclear Armed State)라고 말할 수 있다.  다만 최근 까지는 북한이 자신이 보유한 핵폭탄으로 자신이 원하는 표적을 공격할 수 있을 수준에 이르렀는지, 즉 북한의 미사일에 핵폭탄을 장착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는지에 대해서는 약간의 의문이 있었다.

우선 북한은 핵무기 운반 수단으로 활용 가능한  훌륭한 폭격기는 없는 상태다. 북한이 의존하고 있는 핵무기 운반수단은 미사일인데 그동안 북한의 핵폭탄은 상대적으로 중량이 많이 나가고 크기 때문에 북한이 기왕에 보유하고 있던 미사일에 장착하기 어렵다고 판단되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여러 차례의 핵폭발 실험을 통해 핵폭탄을 작게 그리고 가볍게(소형화, 경량화) 만들 필요가 있었다. 

그동안 북한은 수많은 미사일 발사 실험을 통해 미사일의 투사중량(Throw weight, 投射重量)을 늘이는 노력을 줄기차게 단행했다. 핵폭탄을 작게 만드는 동시에 더 크고 무거운 폭탄을 탑재 할 수 있는 미사일 개발을 진행한 것이다. 

북한의 핵실험은 1차부터 5차에 이르기 까지 지속적으로 더 큰 지진을 야기 했는데 이는 파괴력이 점차 막강해 지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북한의 핵폭탄은 파괴력은 늘어나는 동시에 크기는 줄어드는, 즉 꾸준한 발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제 곧 북한은 소형화 된 핵탄두를 성능이 개선된 미사일들에 장착할 것이다. 그럴 경우 북한의 핵무기 체계(nuclear weapon system)는 완성되는 것이며 핵무기를 실전배치하게 되는 것이다. 

그날이 왔을 때 우리나라와 북한간의 전략적 균형은 완벽하게 무너질 수밖에 없게 된다. 핵무기가 아닌 어떤 무기도(그것이 킬 체인 인지 또 다른 무엇인지와 관계없이)  핵무기와 균형을 이룰 수 없다. 핵무기는 대도시라도 한방에 전멸시킬 수 있으며,  불과 몇 발로도 웬만한 나라를 통 채로 멸망시킬 수 있는 공포의 무기다. 그래서 전략가들은 핵무기를 “절대무기”(絶對武器, Absolute Weapon)라고 부른다. 북한은 우리가 예상했던 것 보다 더 빠른 시일 내에 절대무기를 보유한 나라가 되 가고 있는 것이다.  

북한의 미사일 기술은 북한의 핵기술보다 오히려 저 진전되어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현재 핵폭탄이 아닌 재래식 폭탄을 탄두로 장착할 경우 북한의 미사일들은 대한민국 어느 곳도 공격할 수 있으며 최대 알래스카 정도까지 공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은 작업은 재래식 탄두를 핵탄두로 교체하는 일 뿐이며 그 일이 완성 될 날이 바로 눈앞에 다가온 것 같다.

   
▲ 대한민국이 죽게 생겼는데 동북아시아의 안보를 논한 다는 것은 한가한 일이다. 북한 핵을 원천적인 위협으로 볼 필요가 없는 중국은 북한이 핵을 폐기하다가 멸망하는 것 보다 핵을 가진 채로, 비록 말썽꾸러기라 할지라도 생존해 주기를 바랄 것이다./사진=연합뉴스

3. 북한의 핵전략

북한이 핵무기 체계를 갖추는 날 북한이 택할 수 있는 전략의 범위는 대폭 넓어지게 된다. 대한민국의 주요 표적들을 핵 공격 할 수 있게 된 북한은 한국에게 각종 요구를 제시할 것이다. 한스 모겐소 (Hans J. Morhenthau) 교수의 설명처럼, 대한민국은 핵무장 한 북한의 요구를 들어 줄 것이냐(즉, 미리 항복할 것이냐)  혹은 거부하다가 핵 공격에 의한 파멸의 위협을 감수할 것이냐(즉, 싸우다 죽을 것이냐) 등 두 가지 옵션중 하나를 택해야 하는 처절한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다.

북한이 미국과 ‘싸우려고’ 미국까지 갈 수 있는 핵폭탄을 만든다고 알고 있는 ‘전략적 문외한’ 들이 많다. 북한이 미국까지 날아가는 미사일 개발에 고심하는 이유는 미국의 개입이 없이 한국과 단둘이 현재의 상황을 결판내기 위해서다. 

김일성이 살아 있었을 때 김정일이 했다는 말이다. “수령님 대에 조국을 통일하자면 미국 본토를 때릴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 마음 놓고 조국통일 대 사변을 주동적으로 맞이할 수 있다.” 김정일은 전략과 전쟁의 ‘역설적 속성’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었다.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핵무기체계를 갖추는 날, 북한은 미국의 개입을 염려하지 않은 채 한국과 일전을 벌일 수 있다는 전략적으로 지극히 타당한 언급인 것이다. 

​미국이 서울을 지키기 위해 미국의 대도시를 희생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런 사람들에게는 북한의 노력이 자멸을 초래할 허무한 것으로 보여 질 것이다. 

대한민국 전역을 핵공격 할 수 있게 되고 미국의 대도시인 시애틀, LA를 공격할 수 잇게 된 북한은 미국의 개입을 막는 한편 한국을 마음껏 협박할 것이다. 북한은 한국을 핵공격 할 것이라고 위협만 해도 한국은 대책이 서지 않을 것이다. 북한은 협박이 안 먹힐 경우 소규모 도발을 하고 그것도 여의 치 않으면 더 큰 도발을 할 것이다.  

그러나 한국은 북한의 도발에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없다. 어느 한도가 넘으면 북한이 핵무기를 직접 쓸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결국 한국은 북한에  이러 저리 끌려 다니다 결국 항복하는 방안 밖에 남지 않을지도 모른다.  북한의 핵전략은  미국이 개입하지 못하게 하고, 한국과도 진짜 정쟁은 벌이지 않은 채  한국을 적화 통일 하는데 있다.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일은 북한 판  평화통일을 위해서인 것이다.  

4. 한국의 대책

우리는 그동안 북한의 미사일 실험 발사를 “예의 주시” 해왔고 북한의 핵실험 에 단호히 대응 한다고 해 왔다. 그러나 결과는  지금 우리가 아는 대로다. 북한의 핵은 어떤 경우에도 퇴보한 적이 없었다. 예의 주시라는 말은 북한의 미사일을 정밀하게 관찰 하겠다는 뜻일 것이다. ‘예의주시’에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실험을 방해 하겠다 혹은 미사일 기술의 진전을 막으려는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겠다는 의미는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북한이 잠수함 발사 미사일 실험을 단행 했을 당시, 한국 정부는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이 300 Km 를 비행하지 못했다는 점을 근거로 ‘실패’ 라고 발표 했다. 그러나 미국은 우리는 달리 이 실험을 ‘성공적인 실패’ (successful failure) 라고 평가 했다. 북한은 물속에서 발사 된 미사일이 공기 중으로 솟아올랐을 때 다시 분사장치가 가동되는 기술을 보여 주었던 것이다. 이제까지 의리의 대북 핵정책은 성공하지 못했다.

북한이 핵무기 체계를 갖추는 날 우리는 마치 진짜 총으로 무장한 권총 강도를 만난 불쌍한 행인의 처지가 될 것이다. 불쌍한 행인은 돈을 빼앗기지만 목숨을 건질 수 있을 것이다. 핵무기 체계를 갖춘 북한의 목적은 대한민국이라는 국가 체제를 북한에 흡수하는 것이다. 핵무기를 갖춘 북한은 한국과 전쟁을 벌일 필요가 없다. 핵 공격을 위협함으로써 한국을 굴복 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핵무기 체계보유 노력은 북한판 평화통일 전략인 것이다. 북한은 한국을 핵 공격해서 잿더미로 만들 의도가 전혀 없다. 대한민국을 지금 그대로 접수하는 것이 북한의 핵전략이다.

그러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 핵무기 발달사를 보면 그 답을 쉽게 알 수 있다. 상대방의 핵으로부터 위협을 느낀 나라들은 독자 핵무장을 선택 하던가, 적의 핵무장을 무력공격으로 사전에 차단하던가 혹은 동맹국의 핵을 빌려오던가 등 3가지 중 하나를 택했다. 

북한이 핵무기 체계를 곧 완성할 이즈음, 우리의 대책도 몇 가지 밖에 남지 않았다.  ​하나는 북한이 핵무기 체계를 완성하는 것을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막는 것이다. 소위 ‘이스라엘 식’ 방안도 포함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스라엘 식 옵션은 결코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북한이 핵무기 체계를 완성한 이후 ‘이스라엘 식 옵션’은 원천적으로 고려 대상도 될 수 없다는 절박함도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두 번째 방안은 우리도 북한이 보유한 그런 무기체계를 갖추는 것이다. 미국의 전술핵을 다시 들여와 배치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고, 우리 것을 만드는 방법도 고려 할 수 있을 것이다. 핵무장은 핵전쟁을 하자는 말이 아니다. 북한에 대한 전쟁억제(deterrence)력을 보유하자는 말이다. 이제 문자 그대로 북한 핵과 미사일의 위협은 임계점을 넘었다. 대한민국의 생과 사가 걸린 문제라고 생각하고 대처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그동안 우리는 무엇을 했는가? 위의 방안 몇 가지 중  어느 것도 아니었다. 미국의 전술핵이 한국에 있었지만 북한이 핵을 포기 할 지도 모른다는 허황된 가정아래 전면 철수시켜 버렸다. 이스라엘처럼 상대방의 핵시설을 사전 공격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 1994년 6월 미국이 북한 핵을 제거하기 위한 폭격 작전을 감행하려다 당시 김영삼 대통령의 격렬한 반대로 포기하고 말았다. 그렇다고 우리가 독자 핵무장하자고 주장한 사람들은 그동안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았다.

북한이 핵무기 체계를 완성한 후 우리의 옵션은 단 두 가지가 남는다. 미국의 저명한 국제정치 학자 모겐소(Hans J. Morgenthau) 교수의 글이다. ‘다투는 두 나라 중 한나라는 핵무장을 했고 다른 나라는 그렇지 않을 경우 핵무장을 하지 않은 나라는 핵보유국의 핵에 맞아 죽던가, 혹은 무조건 항복하던가. 등 두 가지 옵션만이 남는다.’

‘아무리 나쁜 평화라도 전쟁보다는 낫다’라는 말도 되지 않는 소리를 해 대는 사람이 유난히 많은 우리나라는 죽기보다는(전쟁) 김정은 아래 들어가 사는(아무리 나쁜 평화)것을 선택할 것인가? 그게 바로 김정은의 핵전략이 추구하는 목적 아닌가? 싸움도 하지 않은 채 대한민국을 접수하는 것이 북한 핵전략의 본질이라는 것을 아직도 모른다는 말인가?!

   
▲ 북한 김정은은 자신이 미국을 핵 공격 하는 순간 자구 상에서 소멸 될 것임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을 터이다. 북한 핵은 오로지 대한민국을 표적으로 하는 것이고 북한 김정은이 대한민국을 접수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날이 오기 전에는 결코 포기하지 않을 무기 체계다./사진=연합뉴스

5. 북한 핵과 동북아 국제질서

북한이 핵무기 100기를 실전 배치, 한국의 주요 표적들을 겨누고 있는 상황이 도래했을 때 과연 대한민국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번민해야 할 날이 시시각각 닥쳐오고 있음을 느낀다. 그러나 다른 나라들 특히 미국은 현 상황을 심각하게 대비하고 있다고 보인다.  미국의 군사전문가와 장군들, 외교관들은  이미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노골적인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2016년 9월17일자 뉴스위크지는 ‘김정은이 우리를 핵공격하기 이전에 우리가 그를 먼저 공격해야 하는 것 아닌가?’ 라는 기사를 게재했다. 직후 미국의 전 합참의장 마이크 멀린 해군 대장 역시 미국은 북한의 핵시설을 폭격할 수 있다고 말 했다. 미국도 이정도로 위험을 느끼는 데 한국에 대한 위협은 문자 그대로 생사의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대한민국이 죽게 생겼는데 동북아시아의 안보를 논한 다는 것은 한가한 일이다.  북한 핵을 원천적인 위협으로 볼 필요가 없는 중국은  북한이 핵을 폐기하다가 멸망하는 것 보다 핵을 가진 채로, 비록 말썽꾸러기라 할지라도 생존해 주기를 바랄 것이다. 그동안 중국에게 북한 핵문제 해결을 의존했던 것이 얼마나  허망한 일이었는지를 이제는 알게 되었다.

일본은 이미 나타난 바대로 미국과의 동맹을 더욱 돈독히 할 것이다. 그럼으로써 북한 핵의 위험(사실 북한이 미치지 않은 한 일본을 핵 공격할 가능성은 없다) 에 대처하고자 하며 기회를 보아서 독자 핵무장도 추진 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 역시 북한 핵문제는 정치적인 문제로 접근할 것이다. 즉 북한 정권이 약간 이라도 순응적으로 변한다면  미국은 북한 핵을 폐기가 아닌 동결로 바꿀 수도 있다. 미국도  진정한 군사적 의미에서 북한 핵을 두려워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북한 김정은은 자신이 미국을 핵 공격 하는 순간 자구 상에서 소멸 될 것임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을 터이다. 북한 핵은 오로지 대한민국을 표적으로 하는 것이고 북한 김정은이 대한민국을 접수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날이 오기 전에는 결코 포기하지  않을 무기 체계다. /이춘근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


(이 글은 바른사회시민회의가 2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제1회 북핵포럼 ‘중·북 핵공모와 아시아 안보질서의 미래’에서 이춘근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이 발표한 발제문 전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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