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뽑는 훌륭한 지도자…'자유와 번영의 길' 막는 큰 정부와 맞서
   
▲ 박동운 단국대 명예교수
조간신문을 펴자, '美·러 핵 경쟁, 제2 냉전이 온다’라는 기사가 눈에 확 들어왔다. 제목만 읽고도 섬뜩했다. 김정은의 기세가 얼마나 등등해질 것인가 겁이 나서다. 이어 '로널드 레이건은 왜 훌륭한 정치가인가’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시간이 지날수록 대통령의 무능과 국정농단 실상이 드러나는 현실에서 로널드 레이건의 위대함을 들춰보는 것만으로도 '멘붕 상태’에 위로가 될 것 같다.
 
대처, '핵전쟁’ 종식시킨 레이건에게 감사 표시하다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는 2002년 『국가경영』(원제: Statecraft)이라는 두꺼운 책을 펴냈다. 이 책 안쪽 표지를 막 넘기면 한 페이지 안에 작은 글씨로 쓰인 글귀가 눈에 들어온다. “이 책을 로널드 레이건에게 바친다. 세계는 그에게 너무나 많은 빚을 지고 있다.” 처음 이 글귀를 대했을 때 나는 30여 분 동안이나 황당한 느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 책은 대처가 레이건에게 보내는 '연서(戀書)’일까? 하는 생각도 들었기 때문이다. 30여 분간 '찾아보기’를 참조한 후에야 의문이 풀렸다. 그 글귀는 핵전쟁을 종식시킨 레이건에게 보내는 대처의 감사의 마음을 나타낸 것이다.
 
레이건, '풍요로운 미국, 평화로운 세계’를 만들다
 
로널드 레이건(Ronald Reagan, 1981. 1∼1989. 1)은 최근에 들어와서 부동(不動)의 인기 1위인 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만큼이나 인기가 치솟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그는 정치가로서 일찌감치 두 가지 비전을 제시했다. 하나는 '국민 모두가 자유롭고 풍요롭게 살아가는 나라 미국’을 만들고, 다른 하나는 '사람들이 자유롭고 평화롭게 살아가는 세상 세계’를 만드는 것이었다.
 
레이건은 이 두 가지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두 가지 목표를 제시했다. 하나는 자유와 번영의 길을 막는 '거대한 미국 정부’와 맞서 싸우고, 다른 하나는 자유와 평화 세계를 만드는 데 위협적인 '소련’과 맞서 싸우는 것이었다. 레이건은 8년간의 통치를 통해 자신이 제시한 비전을 실현하는 데 성공했다. 미국은 작은 정부를 실현하여 '국민 모두가 자유롭고 풍요롭게 살아가는 나라’가 되었고, 세계는 냉전 종식으로 '핵전쟁의 위협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평화롭게 살아가는 세상’이 된 것이다. 여기서는 냉전 종식과 관련된 이야기를 한다.

   
▲ 레이건의 시도는 영국 지도자 마거릿 대처의 등장과 함께 세계의 흐름을 바꾸었다. 레이건은 대처와 함께 신자유주의라는 용어를 만들어 낼 만큼 완벽한 파트너십을 통하여 세계경제에 크게 기여했다. 레이거노믹스라는 새로운 경제용어가 생기기도 했다./사진=자유경제원


레이건, 미사일 방어 프로그램으로 소련 제압하여 핵전쟁 종식시키다
 
3류 영화배우에서 본격적으로 정치계에 뛰어들면서 레이건은 공산주의는 마땅히 없어져야 할 세력이라고 믿었다. 1981년에 대통령이 된 후 레이건은 1979년 12월에 벌어졌던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아프가니스탄을 원조하기 시작했다. 그는 소련이 '악의 제국을 유지하는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하려는 정책을 면밀히 검토했다. 그는 공산주의 세력을 꺾기 위해 유럽에 중성자 핵무기를 설치했다.

레이건이 취한 핵심조치는 막대한 돈이 들어가는 전략방어계획(SDI: Strategic Defence Initiative; 날아오는 적의 미사일을 우주공간에서 낚아채는 방어시스템 구축)으로 알려진 미사일 방어 프로그램이었다. 이 프로그램의 명칭은 공상과학영화 가운데 하나인 스타워즈(Star Wars)에서 따 온 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소련의 장군들과 지도자들로 하여금 더 이상 미국과 경쟁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그 결과는 실로 대단한 것이었다. 처음에는 소련 지도자들의 분노와 불안이 폭발했지만 소련 지도부는 분명히 변하기 시작했다. 말하자면, 레이건의 구상대로 그들은 미국과의 경쟁을 포기하는 길을 택한 것이다. 레이건은 처음에는 소련과의 정상회담을 거절하다가 곧 능숙한 외교관으로 변신하여 소련의 지도자 미하일 고르바초프와 만났다. 이 회담은 공산주의 붕괴의 서막으로 입증되었다. 레이건이 1987년 베를린에서 고르바초프에게 “이 장벽을 허물어 버리시오(Tear down this wall)”라고 놀랄만한 요구를 했을 때 사람들은 이를 공허한 희망으로 생각했지만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목표를 향한 레이건 미 대통령의 전략은 적중했다. 동서냉전의 상징인 베를린 장벽이 드디어 1990년 10월 3일 무너진 후 자유세계의 적인 소련도 무너지고 만 것이다. 이 결과 마거릿 대처가 쓴 대로 '세계는 자유롭고 평화롭게 되어’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에게 너무나 많은 빚을 지게 되었다. 마침내 인류의 미래를 위협해오던 핵전쟁이 지구상에서 사라지게 되었다.

이제는 레이건 같은 유능한 대통령 뽑아야
 
레이건 미 대통령이 권좌에서 물러난 지 27년이 지났다. 세상은 레이건이 바란 대로 바뀌었을까? 레이건 이후 지금까지는 그랬지만, 2017년부터는 그럴 것 같지 않다. 러시아의 독불장군 푸틴과 미국의 도박사 트럼프가 '美·러 핵 경쟁, 제2 냉전’을 불러일으킬 것 같기 때문이다. 러시아나 미국에서도 훌륭한 지도자는 국민이 뽑는다. 한국도 예외일 수 없다.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국가 발전과 세계 평화 유지에 기여할 수 있는 정치가를 뽑아야 한다. 무능한 대통령이 아니라, 로널드 레이건 같은 유능한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 /박동운 단국대 명예교수


(이 글은 자유경제원 세상일침 게시판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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