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한국은행이 올해 대한민국 GDP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했다.

한국은행(총재 이주열)은 13일 오전 올해 첫 금융통화위원회를 개최하고 우리나라의 2017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8%에서 2.5%로 수정한다고 밝혔다.

   
▲ 한국은행이 올해 대한민국 GDP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했다. /미디어펜


이날 하향조정은 작년 10월 2.9%에서 2.8%로 낮춘 데 이어 3개월 만에 다시 전망치를 0.3%p 내린 것이다. 한은 측이 이처럼 경제전망을 비관적으로 보게 된 것은 소비, 투자 등 내수 회복이 기대보다 더디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은 측의 발표에 따르면 가계, 기업 등 경제 주체가 느끼는 체감경기는 매우 좋지 않은 상황이다. 작년 1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4.2로 2009년 4월(94.2) 이후 7년 8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바 있다.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 등 정치 불확실성과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체제가 가져올 경제 불확실성 역시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특히 원‧달러 환율시장은 이번 주에도 급등락을 반복하며 '롤러코스터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작년 경제 성장을 주도한 건설투자마저 올해 상황은 좋지 않다. 그나마 작년에는 저금리와 부동산 경기 호조, 재정투입 등이 맞물려 건설투자가 호황을 이어갔지만 올해는 그마저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단, 수출액 측면을 보면 그나마 희망이 감지된다. 관세청 발표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10일까지 수출액은 116억 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37.7% 증가했다. 이는 작년 11월부터 수출이 반도체, 석유화학, 일반기계 등을 중심으로 호조를 나타낸 영향이 크다.

정부와 한은은 올해도 유가 상승에 따른 신흥국의 경제 안정과 세계교역 성장률 상승 등으로 수출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부정적 요소와 긍정적 요소가 맞물리는 가운데 한국은행은 기존 2.8%의 경제성장률은 너무 높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은의 2017년 성장률 전망치는 작년 1월 발표한 3.2%와 비교하면 1년 사이 0.7%p나 하락했다. 금융당국 중에서도 한국은행은 '상징성'을 갖는 집단인 만큼 각종 경제전문가 집단 중에서도 가장 높은 성장률 전망치를 내놓곤 했지만 '희망사항'에 그치는 사례가 잦아지고 있다.

금융권 한 고위관계자는 "한은의 잦은 성장률 전망치 수정은 자칫 시장관계자들의 신뢰성을 훼손시킬 수도 있다"면서 "경제정책과 경제심리에 미치는 영향력이 지대한 만큼 보다 신뢰성 있는 지표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한국은행은 현행 연 1.25%로 책정된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동결한다는 입장을 함께 밝혔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은의 다음 번 금통위는 내달 23일로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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