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앞도 인산인해, 전세계 교민도 지켜봐…태극기 물결치게 해야"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새누리당 유일 '소신파' 김진태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제9차 '태극기 집회'에 참석한 다음날인 15일 "(불참하는) 새누리 의원들은 바보다"라고 쓴소리를 남겼다. 여론 영합과 외연 확대에만 치중하면서 소위 '집토끼'로 불리는 정통 보수 지지층을 외면하는 당의 행태를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김진태 의원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전날 '탄기국' 주최로 대학로에서 열린 집회 참석 후기를 남겨 "이 집회는 중독성이 있다. 한 주 빠지면 궁금하고 미안하다. 그래서 자꾸 나가게 된다. 무대에 올라 보니 태극기 물결 끝이 안 보인다"는 소회와 함께 이같이 적었다.

김 의원은 "이렇게 구름관중 앞에서 연설할 수 있는 영광이 또 없다"며 "한마디만 하면 우레같은 박수가 나오지만 그래도 오버하지 않았다. 밖에선 말꼬리를 잡으려고 혈안이니, 할 말이야 밤을 새도 모자라지만 딱 십분 했다. 그걸 넘어가면 민폐"라고 덧붙였다.

   
▲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14일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 주최로 대학로에서 개최된 태극기 집회 참여자들과 함께 서울광장까지 행진하면서 시민들의 열렬한 호응을 받고 있다./사진=김진태 의원 페이스북


현장에서 그는 공개발언 신청자가 60명을 넘어가는 가운데 뒷 순서를 자청, 기다린 뒤 가진 연설에서 '세월호 7시간' 의혹은 낭설이며, 야당과 야당 추천 특검이 '짜고치는 고스톱'을 하고 있다는 취지의 비판을 남겼다. 새누리당을 향해선 "법의 심판을 받고 나서 반성을 하든 개혁을 하든 하는데 왜 싸워보지도 않고 포기하느냐"고 일갈하기도 했다.

그는 "연설 후 연단에서 내려오니 시민들이 악수하려고 밀려오는데 울컥했다"며 "꿈인가 생시인가. 대체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렇게 된 거지, 이분들은 왜 이 엄동설한에 고생이고 난 왜 여기에 나와있는거지, 차라리 꿈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김 의원은 대학로를 출발해 충무로, 명동을 거쳐 서울광장에 이르는 행진에 동참한 사실도 밝히며 "이게 진짜다"라는 평을 남겼다. "종로 남대문을 활보할 수 있는 건 마라톤대회를 나오거나 집회할 때 뿐이다. 다함께 걸으니 다리도 안 아프고 춥지도 않다. 시민들이 알아보고 인사하는데 '대통령님 꼭 지켜주세요' 이 한마디에 눈물이 핑 돌았다"고도 적었다.

   
▲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14일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 주최로 대학로에서 개최, 서울광장까지 행진을 마친 태극기 집회 참여자들과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사진=김진태 의원 페이스북


그러면서 "이것저것 따질 때가 아니고 어떻게든 태극기가 물결치게 해야 한다. '탄핵무효' 구호에 시민들도 잘 호응해 줬다. 유권자가 이렇게 한 마음이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종착지인 시청 앞 광장은 인산인해였다. (강추위에) 하루종일 떨었는데도 집에 갈 생각들을 안 하신다. 전세계 교민들이 실시간으로 다 지켜봤다"며 "지구상에 이런 나라가 없을 것 같다. 그래 이게 대한민국이다"고 찬사를 보냈다.

김 의원은 "집에 와도 계속되는 스테이지다. 문자와 카톡이 쌓인다. 난 이래서 전화번호를 못 바꾼다. 응원문자를 받다가 또 울컥했다. 그러다 잘 시간을 놓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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