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투자·R&D 추격전 가속화…위협 요인 부상
삼성전자‧SK하이닉스, 특검 표적 등 오너 리스크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중국이 ‘반도체 코리아’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중국은 반도체를 미래전략 산업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붓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이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위협 요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삼성과 SK가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하는 특별검사팀의 표적이 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오너 리스크'가 반도체 시장에 적잖은 변수로 작용할 수 있어 중국의 위협이 더 크게 느껴질 수 있다.


   
▲ SK하이닉스의 8GB LPDDR4X 모바일 D램 /SK하이닉스


16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업체들의 반도체 시장 공략 계획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최근 대만 언론은 중국 칭화 유니그룹이 700억달러(약 82조4000억원) 들여 반도체라인 3개를 신축한다고 보도했다.

칭화유니그룹은 앞서 모바일 설계칩 업체인 스프레드트럼, 무선통신 팹리스업체 RDA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등을 인수하며 반도체 역량을 키우고 있다.

중국은 정부차원에서 반도체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반도체를 ‘7대전략적 신흥산업’으로 지정한 중국은 지난 2015년 반도체 국산화를 위해 10년간 1조위안(약 180조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국내 업계와 시장은 중국이 행보를 주시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국내 반도체 산업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업체들이 반도체 공정 기술을 제대로 확보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도 “장기적으로는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절대적인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게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사업의 역량 강화에 몰두하고 있다. 양사는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연구개발(R&D)와 시장 지배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SK하이닉스는 2조2000억원을 투자해 청주 반도체 공장 증설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전자가 15조원 이상을 투입한 평택 반도체 공장도 올해 상반기 중 완공될 예정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속도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중국의 공세가 본격화되기 전에 차별화된 기술과 공정으로 시장을 방어해야 한다는 것이다.

   
▲ 삼성전자의 10나노급 8기가비트 D램 /삼성전자


그러나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최고 의사 결정권을 갖고 있는 이 부회장과 최 회장 리스크가 확대될 경우 양사 사업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선제적 투자와 빠른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그룹 수장들의 의지와 판단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최근 이 부회장과 그룹 수뇌부가 특검 수사선상에 오른 삼성의 신사업 추진은 올스톱 상태나 다름없다. SK는 SK하이닉스와 SK텔레콤의 신규 투자 계획이 발표되고 있다 하지만 최 회장의 신변에 변화가 생길 경우 추진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당장은 중국의 반도체 투자와 총수 리스크 등이 우리 업체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삼성과 SK그룹 수뇌부의 공백이 현실화 되면 장기적으로는 우리 반도체 산업 경쟁력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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