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회장 연임반대‧경영성과 폄하 등 무조건 '태클'
업계, 새노조 시장 이해 부족…내부 시선도 '싸늘'
[미디어펜=조한진 기자]KT가 20여명 규모의 제2노조인 '새노조'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새노조가 회사 경영에 사사건건 흠집을 내면서 회사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 구성원의 0.2%에 불과한 새노조는 회사 내부갈등 조장은 물론, 악성 루머로 경영진을 모략하는 등 KT 경쟁력 약화의 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 KT 광화문 사옥 전경. /연합


KT가 차기 최고경영자(CEO) 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황 회장이 연임 의사를 밝힌 가운데 새노조는 도를 넘는 행동을 일삼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회사 경영 사안에 정치권까지 끌어 들여 묻지마식 훼방을 일삼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새노조는 정의당 추혜선·윤소하 의원과 함께 황창규 회장 연임 반대 및 특검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앞선 전 통합진보당 출신 무소속 윤종오 의원(울산 북구)과 김종훈 의원(울산 동구)도 “황창규 KT 회장의 연임을 반대한다”는 공동명의의 논평을 냈다.

이를 두고 통신업계에서는 정치적 편향 논란이 있는 정치권이 새노조의 일방적 주장만을 옹호한다는 불만이 나온다.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오리혀 정치권이 기업 내부 의사결정에 개입하려 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KT는 포스코와 함께 주인 없는 기업으로 꼽혔다. 이 때문에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전리품’과 ‘낙산한’ 논란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재계는 황 회장과 권오준 포스코 회장 연임이 이 같은 논란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보고 있다. 두 회장이 연임에 성공하면 향후 KT와 포스코가 정권의 입김에서 벗어나 경쟁력을 더 높일 수 있다는 이유다.

실제 황 회장과 권 회장은 재임기간 중 뚜렷한 성과를 냈다. 두 회장 모두 선제적 대응과 강도 높은 개혁으로 위기를 극복에 앞장섰다. 경영성과도 인정받는 부분이다. 정치적 상황과 시장 환경 등을 고려해도 당장 대안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KT 내부에서도 황 회장의 연임을 바라는 분위기다. 2014년 1원 취임 후 KT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 때문이다. KT는 황 회장이 주도한 기가인터넷은 물론, 5G 표준화 경쟁 등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직원 대부분을 대표하는 KT노동조합은 “정치적 이슈는 (연입 여부의) 판단 기준으로 삼기 부적절하다. CEO가 어려운 가운데 KT를 취해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며 “소기의 성과를 창출한 점이 분명한 만큼 CEO에게 한번 더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라고 밝혔다.

새노조는 최근 ‘황창규 KT 회장 경영평가‘를 언론에 배포했다. 그러나 통신업계에서는 시장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사실 관계만을 끼워 맞춘 ’억지춘향‘식 평가라는 비판이 나온다.

새노조는 황 회장 취임 후 KT의 매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그러나 업계는 새노조가 시장의 변화를 꿰뚫지 못했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이동통신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이후 통신사들의 단말 매출이 모두 감소했고, 매출에 대한 회계 기준이 바뀐 것도 간과 했다는 것이다.

통신요금 등 KT의 실질적 매출은 ‘서비스매출’은 2014년 14조2021억원에서 2015년 14조3009억원으로 0.7% 증가했다.

여기에 새노조는  연구개발비(R&D)가 줄어 지속성장이 위협받고 있다며 KT 경영진을 비난하고 있다. 이 부분도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시장에서는 통신 회사의 본질이 서비스인 만큼, R&D보다는 서비스의 질을 높일 수 있는 투자지출(CAFEX)을 지속성장의 잣대로 평가한다.

KT는 지난해 3분기까지 이동통신 3사 가운데 가장 많은 1조2339억원의 누적 CAPEX를 집행했다. 2105년에도 3사 가운데 가장 많은 KT는 2조3970억원의 CAFEX를 사용했다.

새노조에 대한 회사 내부의 시선도 점차 싸늘해지고 있다. 30여명의 새노조가 1만8000여명 조직원들의 노력을 부정하면서 해사행위를 한다는 비판이 확산되는 상황이다.

KT 한 직원은 “(새노조가) 황 회장을 배임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는데, 정작 새노조는 본인들이 몸담고 있는 회사에 대해 있지도 않은 사실을 유포하고 모략을 하고 있다. 이것이야 말로 배임이 아니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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