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약속대로 특검 수사 후 미전실 해체할 것"
재계, 역기능만 부각...순기능 살린 대안 찾아야
[미디어펜=조한진 기자]삼성그룹이 미래전략실의 해체를 공식화 했다. 컨트롤타워가 사실상 사라지는 가운데 삼성은 그룹 전반의 투자‧사업계획 수립은 물론, 계열사간 업무조율 등의 공백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삼성은 60개 계열사와 200여개의 해외 법인을 거느린 대규모 기업 집단이다. 그룹의 특성상 컨트롤타워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 재계의 중론이다. 이 때문에 그룹 안팎에서는 삼성이 미래전략실을 해체해도 컨트롤타워의 순기능은 살릴 수 있는 안정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삼성 서초사옥 /연합

삼성은 6일 "약속한대로 미래전략실은 해체한다"며 "특검의 수사가 끝나는대로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검의 수사는 빠르면 이달 말이나 한달 연장이 되도 다음 말에 종료된다. 이미 미전실 해체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삼성의 공식 해체 결정은 3~4월쯤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삼성 미전실은 ‘최순실국정농단’ 등 ‘정경유착’의 연결고리로 지목되면서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고 있다.

삼성은 전자·금융·중공업·건설 등 다양한 분야의 사업을 영위하는 대규모 조직이다. 계열사간 시너지와 효율성 증대를 위해서는 중심축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사장단을 중심으로 한 집단경영협의체 등이 거론 되지만 삼성은 미전실을 대체할 수 있는 해법을 아직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재계는 미전실의 역기능만 부각되고 순기능이 부정되는 상황에 안타까움을 나타내고 있다. 

재계 한 고위관계자는 “미전실이 해체될 경우 삼성 전체의 혼란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여론에 떠밀리 듯 해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컨트롤타워 역할 등 미전실의 순기능을 살릴 수 있는 발전적인 방안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전실은 삼성의 ‘정예조직’으로 평가받는다. 각 계열사에서 차출된 200여명의 임직원이 그룹의 전략과 사업계획 수립 등 그룹 경영 전반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 /연합

또 미전실은 각 계열사들의 감시자와 조정자 역할도 하고 있다. ‘제3의’ 시선으로 계열사의 경영을 진단하고, 맞춤 처방을 내리고 있다. ‘경영 효율화’ 측면에서 미전실의 역할이 절대적이라는 삼성내부의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미전실 해체가 현실화 되면서 삼성 계열사들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당장 대규모 투자 집행과 사업계획 수립 등에서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삼성의 올해 사장단인사는 물론, 채용계획 등이 줄줄이 연기 되는 가운데 컨트롤타워까지 없어질 경우 그룹의 혼란은 더 가중될 전망이다.

삼성 계열사 관계자는 “지금까지 일정 금액 이상의 투자는 미전실의 승인 후 집행됐다. 미전실이 해체 후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며 “미전실이 없는 상태에서 계열사간 소통이 제대로 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중복 투자‧연구개발 등의 부작용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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