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영화 '재심' 포스터)
[미디어펜=정재영 기자]살인사건의 최초 목격자가 가해자로 누명을 쓰게 돼 10년 동안 옥살이를 해야 했던 억울한 이야기. 영화에서만 볼 수 있을 법한 내용이 실제 전북 익산에서 발생했고 이를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방영돼 전국이 들끓었다. 국민들의 분노를 들끓게 한 사건이 영화 ‘재심’(감독 김태윤)으로 재탄생해 관객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재심’은 2000년 전북 익산의 약촌 오거리에서 실제 발생한 사건을 모티브로 했다. 택시기사가 살해당하는 장면을 16살 오토바이 배달부 현우(강하늘 분)가 목격했다고 진술하지만 경찰은 4일 뒤 현우를 범인으로 지목한다. 사회의 약자였던 현우는 누명을 벗지 못한 채 10년간 옥살이를 하게 된다. 억울한 사연을 알게 된 변호사 준영(정우 분)은 현우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 힘든 싸움을 시작한다.
 
‘재심’은 단순히 피해자의 입장에서 극의 전개를 이어가지 않는다. 자신의 부와 명예를 위해 무료 변론을 시작했던 속물 변호사 준영을 중심에 내세워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준영은 잃어버린 10년의 고통 속에 몸부림치고 있는 현우를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깨닫기 시작한다. 처음 준영은 분명 세상을 바꾸겠다는 커다란 포부도 아니었고, 누군가의 인생을 구하겠다는 정의감도 아니었다.

이 작품은 극 중 다각적으로 비춰지는 두 캐릭터의 심리 변화와 극적인 요소가 그저 ‘다큐멘터리’ 혹은 ‘사회고발’로 끝내지 않으려는 감독의 노력을 엿보이게 한다.

이는 이번 작품에서만 돋보이는 요소가 아니다. 김태윤 감독은 전작 ‘또 하나의 약속’에서도 감독의 노력이 깃들여 있다. 이 작품으로 삼성반도체 사건을 고발했지만 거기에 그치지 않았고 자식을 잃은 아버지의 절절한 부성애를 전면에 내세웠다. 감독은 매 작품을 통해 실화 영화가 주는 공분과 상업 영화가 주는 인간적인 감동을 적절하게 배치했다.

김태윤 감독의 작품뿐 만아니라 실제 사건을 배경으로 한 영화는 개인의 심리를 심도 있게 다루며 관객들의 몰입을 높인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인천상륙작전’, ‘히말라야’는 모두 누적 관객 수 700만을 돌파했으며 ‘변호인’은 천만 이상의 관객들을 극장으로 이끌었다. ‘재심’이 실화 흥행 영화 반영에 들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오는 15일 개봉. 상영시간 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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