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내외 불확실성 기업들 움찔…청년 고용난 가중
삼성 채용계획 불투명, 8200명 채용 SK와 대비
[미디어펜=김세헌기자]경기침체와 최순실 사태 여파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올 상반기 대기업 공채에 빨간불이 켜졌다. 대부분 대기업들이 채용 계획을 구체화 하고 있지 못한데다 일부는 채용 인원을 이전보다 줄일 것으로 알려지면서 취업준비생들의 한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 올해 상장 기업들의 대졸 신입사원 채용규모는 지난해보다 5.2% 정도 감소할 것으로 보여 청년층 고용절벽이 더욱 심화할 전망이다. / 미디어펜 자료사진

대졸 신입사원 2100명을 포함한 총 8200명의 신규 채용을 발표한 SK그룹을 빼고는 주요 대기업의 신입사원 공채 일정과 규모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이에 올해 상반기 채용 규모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취업 시장의 한파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9일 주요 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부터 최순실 사태 여파로 경영에 차질을 빚고 있는 삼성그룹은 올해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채 일정을 아직 잡지 못하고 있다.

정기 임원인사 등 여러 일정이 지연되면서 채용 역시 후순위로 밀렸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활동에 차질이 빚어진 상황에서 공채 일정 역시 연기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은 그간 채용계획에 조직개편과 그에 맞는 연차와 전공 등을 세밀하고 종합적으로 반영해왔다. 통상 1∼2월에 대략적인 채용계획 초안을 잡고 2월 말에 구체적인 규모와 일정을 확정했다. 

지난해에는 3월 14∼21일 그룹 채용사이트에서 원서를 접수, 다음 달 17일 삼성직무적성검사(GSAT)를 진행했다. 이후 계열사별로 임원·직무역량·창의성 면접 등을 거쳐 6∼7월께 입사하는 순서였다.

삼성은 지난해 대졸, 전문대졸, 고졸 등 신입과 경력사원을 합쳐 모두 1만4000여명을 채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로선 매년 상·하반기 정기적으로 하던 공채를 미루지는 않겠지만 연기될 것이라는 의견이 삼성 안팎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해 연말부터 미뤄왔던 임원 인사를 최근 단행한 현대자동차그룹은 올해 신입사원 공채를 예년처럼 다음 달부터 진행할 예정이다. 

   
▲ 대기업 채용 계획을 살펴보고 있는 대학생 / 미디어펜 자료사진

다만 구체적인 채용 규모나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3월 2일부터 상반기 신입사원 지원 서류를 받았다. 개발, 플랜트, 전략지원 등 3개 부문에서 대졸 신입 및 인턴사원 채용을 진행한 바 있다.

최태원 회장이 연초부터 대형 인수·합병(M&A)을 잇따라 성사시키며 '공격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는 SK그룹은 8200명의 신입사원을 채용한다. 

SK그룹의 이 같은 행보는 투자(17조원)를 확대함과 동시에 인재를 더 확보해 대내외의 불확실성을 뚫고 나가겠다는 최태원 회장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SK그룹의 올해 투자 규모는 지난해 14조원보다 21% 늘었고 채용 규모도 200명가량 증가했다. 올해 대내외 경영 환경이 매우 불확실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공격적인 계획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최 회장은 최근 임직원을 대상으로 "기업의 핵심 경쟁력은 투자와 채용이 뒷받침될 때 지속 가능하게 확보할 수 있다"며 "특히 국내외 경영환경이 불확실할수록 최고경영진은 흔들리지 말고 투자와 채용에 적극적으로 나서야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LG그룹은 LG디스플레이, LG유플러스, LG화학, LG전자 등 계열사별로 채용 규모를 종합해 다음 달 대졸 신입사원 공채를 실시할 예정이다. 그룹차원에서 계열사별 채용 규모와 구체적인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LG그룹은 예년처럼 계열사별로 4월 중 인적성검사 결과를 발표하고 6월까지 면접을 거쳐 최종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전체적으로 올해 상반기 대기업 신입 채용은 줄어들 전망이다. 한 취업포탈에 따르면 올해 상장 기업들의 대졸 신입사원 채용규모는 지난해보다 5.2% 정도 감소할 것으로 보여 청년층 고용절벽이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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