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 1등 안철수 "당연히 오고싶었다"…안희정 盧정부·일가 친분 과시
이재명 부부동반 방문, 문재인 가장 늦어…"만날줄 알았는데 못 만난것"
[미디어펜=한기호 기자]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의 모친상에 25일 야권의 대권주자들이 잇따라 조문했다. 이들은 각자 20~30분 정도 빈소에 머문 뒤 다른 주자가 오기 전 빈소를 떠나 서로간 대면하는 일은 없었다.

빈소가 차려진 경남 김해 진영전문장례식장에는 전날 오후 4시30분쯤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공동대표가 처음으로 발을 들였다.

20여분간 머물다 나온 안 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당연히 와서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싶었다. 권양숙 여사께 조의를 표했다"고 말했다.

보수층 끌어안기를 위한 외연확대에 주력하던 중 이번 조문이 의외라는 취지의 질문에는 "지난해부터 정치보다 '나라 살리기'를 위해 활동해왔다"며 "진보, 보수를 나눠 공약한 적 없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오후 9시부터는 전주와 서울에서 촛불집회에 참가하고 내려온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당초 부인 김혜경씨가 대신 찾을 것으로 알려졌던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은 서울 광화문 촛불집회 일정을 앞당겨 마무리하고 오후 9시쯤 부부가 함께 빈소를 찾았다.

이 시장은 20여분 자리를 지킨 뒤 "권 여사님께 위로를 드리고 마음을 추스리는 얘기를 전했다"며 "(방문자들과) 현 시국 등 정치적 얘기는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 왼쪽부터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공동대표, (이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 안희정 충청남도지사, 문재인 전 대표./사진=연합뉴스


9시30분쯤에는 노 전 대통령이 생전 '동업자'라고 칭했던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전주에서 열린 촛불집회를 마치고 빈소를 방문했다.

조문한 후에도 안 지사는 약 30분간 조문객과 일일이 악수하며 인사를 나누고,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등 참여정부 인사들과 만나 담소를 나누는 등 친분을 과시했다.

안 지사는 "여사님 혼자 남으셔서, 어머님 돌아가셨으니 저희들이 같이 위로하기 위해 왔다"며 "돌아가신 할머님이 좋은 곳에 잘 가시길 기도드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노 전 대통령의 아들 노건호씨 등 다들 오랜 인연으로 집안의 형제들이다"며 노 전 대통령 가족들과의 인연을 피력했다.

그동안 봉하마을을 방문하지 않은 것이 문재인 전 대표와의 경쟁관계 때문이냐는 취지의 질문에는 "전국을 다녀야 해서 못 왔다"며 "일부러 봉하마을을 오지 않고 그런 것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문 전 대표가 곧 올 것이라는 말에는 "다음 일정이 있어 지금 나가봐야 한다"며 자리를 떴다.

'노무현의 친구' 문 전 대표는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석한 뒤 오후 10시쯤 빈소에 도착했다.

그는 약 30분간 빈소에 머물며 조문객과 인사를 나누고, 김경수 의원, 민홍철 의원, 최인호 의원 등 PK지역 의원들과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등 참여정부 인사들을 만나 담소를 나눴다.

문 전 대표는 "권 여사님과 노건호(노 전 대통령 아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전했다"고 밝혔다. 방금 안 지사가 떠났다는 질문에는 "여기서 자연스럽게 만날 거라고 생각했는데, 못 만났다"며 일부러 피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권 여사 모친 상가에는 조화, 근조기가 가득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가 조화를 보냈다.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근조기를 보냈다.

이날 현역 국회의원으로는 문희상·김부겸·원혜영·유승희·김병관 민주당 의원, 김재경 바른정당 의원, 김종대 정의당 의원 등이 조문했다.

박종훈 경남도교육감과 이재정 경기도교육감도 이날 빈소를 찾았다.

김원기 전 국회의장과 유인태·이용섭·이미경 전 의원도 조문했고, 이정우 전 청와대 정책실장, 성경륭 전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 윤태영 전 청와대 대변인, 김인식 전 농촌진흥청장 등 노무현 정부 고위인사들도 빈소를 찾았다.

이정우 전 청와대 정책실장, 권오규 전 경제부총리, 성경륭 전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 윤광웅 전 국방장관, 윤태영 전 청와대 대변인, 김인식 전 농촌진흥청장 등 참여정부 고위인사들은 빈소를 찾았다.

한편 권 여사의 모친 박덕남 여사는 24일 오전 7시18분 96세 노환으로 별세했다. 발인은 26일 오전 9시, 장지는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전면 선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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