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매출 비중 높은 기업들 부정적 영향 전망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 커…양국 해법 도출 관건
[미디어펜=조한진 기자]삼성전자와 LG전자가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발 후폭풍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사드의 한국 배치 결정 후 중국이 '한국기업 때리기'를 노골화 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 본격적인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중국시장의 동향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

   
▲ 삼성전자 관계자가 전미 세일즈 미팅에서 QLED TV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최근 중국은 사드의 한국 배치를 두고 불편한 심경을 숨기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 기업들에 대한 무역장벽을 더욱 높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미 중국 언론들이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를 노골적으로 비난하며 압박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롯데의 중국 홈페이지가 해킹으로 마비되고, 롯데 계열사 사탕 통관이 금지 되는 등 피해가 현실화 되고 있다.

일부 중국 언론은 롯데에 이어 다른 한국기업 제품의 불매운동까지 조장할 기세다. 중국 글로벌 타임스는 "중국은 삼성과 현대에 가장 큰 시장이며 이들 기업에 대한 제재는 복잡한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반한 감정을 조장하고 있다.

올해 전략형 신제품을 글로벌 시장에 속속 선보이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중국 시장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사드 영향이 중국 시장에서의 매출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매출 가운데 중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2015년 기준)은 각각 15.4%, 5.8% 수준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중국 내수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저가 제품을 앞세운 중국 업체들의 공세에 밀려 점차 점유율을 빼앗기는 상황이다. 여기에 중국의 무역보복까지 가시화 될 경우 상황이 더 악화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상대적으로 중국 매출비중이 높은 삼성전자가 사드 영향에 더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갤럭시노트7 소손 사건으로 중국에서 진땀을 흘린 삼성전자는 올해 갤럭시S8 등 혁신제품을 통해 떨어진 소비자신뢰를 회복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러나 제품 출시 초기부터 부정적인 보도가 쏟아질 경우 연착륙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17의 LG전자 부스 전경 /사진=LG전자 제공

업계 관계자는 “한국과 중국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걸린 민감한 사항이라 양사 모두 조심스러운 입장일 것”이라며 “중국 정부의 정책과 시장 분위기를 모니터링하며 전략을 마련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아직까지 중국시장에서 사드의 악영향을 예단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있다. 중국 언론의 보도 내용 보다는 중국 정부의 정책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다. 

올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프리미엄 제품’을 앞세워 수익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중국시장도 이와 유사한 전략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양사는 지난달 초부터 주요 시장에서 올해 전략형 신제품을 잇달아 공개하며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QLED TV와 셰프컬렉션, 갤럭시S8 등을 중심으로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 역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와 시그니처 시리즈, 스마트폰 LG G6 등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염지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사드 문제를 중국 언론에서 강력하게 다루고 있다. 삼성과 현대차동차 등 중국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바이두의 사드 관련 검색지수가 급상승 하는 등 한동안 여파가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 양국간 해법 마련이 관건”이라고 전망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