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태국·베트남 노선 첫 운항…"물동량 확대"
장기불황 등 난제 속 국적선사 성장 가능성 주목
[미디어펜=김세헌기자]한진해운 자산을 인수한 신규 컨테이너 선사인 SM상선이 정식 항해를 하루 앞둔 가운데 파산한 한진해운의 위상을 회복하는 대형 국적선사로 성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해운업계는 정부의 지원을 받는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의 주요 자산을 인수해 새롭게 출범하는 SM상선에 관심과 기대를 걸고 있는 모습이다.

7일 SM상선과 해운업계에 따르면 SM상선은 오는 8일 한국∼태국·베트남 노선에서 첫 운항을 시작, 10일 한국∼하이퐁 노선, 21일 중국∼서인도 노선, 다음달에는 한일(8일), 한중(12일), 미주 서안(16일) 노선으로 서비스를 본격화 한다.

현재 다른 선사와 선복교환을 협의 중인 동인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노선도 협의가 완료되는 대로 서비스를 추가할 계획이다. 

SM상선은 현재 총 16개국에서 12개 지점, 9개 영업소, 7개 대리점을 운영하며 370명의 육상직원으로 구성하는 등 공식 출범을 앞두고 영업에 필요한 모든 준비를 마친 상태다. 해상직원은 선박 확보 상황에 따라 400여명을 추가로 고용할 방침이다.

선대는 6500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급 8척, 4300TEU급 1척, 1700TEU급 2척, 1000TEU급 1척 등 총 12척의 컨테이너선을 운영한다. 

이 가운데 직접 보유한 사선 6척은 미주 서안에 투입하고 나머지 용선 6척은 한일, 한중, 태국·베트남, 하이퐁 등 노선에서 운영하다가 사선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이미 해운업계와의 원활한 협력을 위해 한국선주협회에 가입한 SM상선은 아시아 역내 정기선사들로 이뤄진 황해정기선사협의회, 한국근해수송협의회, 동남아정기선사협의회 등 다른 단체 가입도 이달 중 마무리할 방침이다.

SM상선 본사는 전산망 문제 관계로 일단 서울에 두다가 올해 안으로 부산에 있는 계열사인 KLCSM 건물로 이전하고 나서 새 사옥을 지을 예정이다. SM상선의 본사가 부산으로 이전하면 국적 원양선사로는 처음으로 부산에 본사를 두게 된다. 

KLCSM은 선박을 관리하는 계열사로, 향후 SM상선, 대한해운, KLCSM 등 3개 회사가 모여야 하고 광고 효과를 위해서도 대형 건물을 새로 지을 필요가 있다는 SM상선의 설명이다. 

이에 앞서 삼라마이더스(SM)그룹은 부산시청에서 부산시, 부산항만공사와 투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해각서에서 SM그룹은 SM상선 본사와 영업망을 부산에 두고 부산항 물동량 확대와 신규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기로 했다.

   
▲ SM그룹의 우오현 회장(오른쪽)과 김칠봉 SM상선 사장이 지난 1월 한 공식석상에서 SM상선의 장래 비전 등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해운업계 일각에선 한진해운 파산 사태 이후 SM상선과 현대상선을 중심으로 패러다임이 전화하고 있으나 한때 국내 1위, 세계 7위였던 한진해운의 빈자리를 메우기에는 여전히 역부족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때 세계 6위였던 한국 해운업 규모는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개시 전과 비교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해 8월 기준 106만TEU였던 컨테이너 수송력은 12월에 51만TEU까지 낮아졌다.

이렇듯 대형 선사들도 잇달아 실패를 한 형국에서 컨테이너선 운영 경험이 없는 SM상선이 살아남기는 쉽지 않다는 부정적 견해가 나온다. 

한진해운의 미주노선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을지 여부와 글로벌 경쟁에서 필수적인 해운동맹에 아직 가입돼 있지 않아 경쟁력 확보에 난항이 예상된다는 지적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SM그룹이 SM상선을 필두로 종합해양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준비작업은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돼 왔지만, 국내 해양업계를 이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넘어야 할 과제도 산적해있다"고 말했다.

이에 SM상선은 40년의 해운 경영과 28년의 미주 서비스 경험을 지닌 한진해운의 인력과 노하우, 화주 신뢰가 승계된 회사로서 경험이 전무한 회사들과는 시작부터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SM상선 관계자는 "한진해운의 기존 네트워크와 인력을 그대로 활용하는 데다 SM상선만의 차별화된 단독운항 경험과 익스프레스 서비스 등을 접목하면 충분히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운업계 전반과 상생을 위해서라면 어떤 선사와도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며 "근해선사나 외국 선사들과의 파트너십 가능성도 충분이 열어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SM상선은 내년에 매출 1조원을, 5년 내에는 매출 3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2018년 21척의 컨테이너 선박을 확보하고 12개 노선을 구축해 매출 1조원을 달성하고, 5년 내에는 컨테이너 선박 41척, 노선 25개를 확보해 매출 3조원에 도달하겠다는 구상이다.

SM상선 관계자는 "올해는 무엇보다 신규 서비스 안정화에 힘을 쏟을 계획"이라며 "내년부터는 미주 동안, 남미 등 원양 노선과 선박을 더욱 확대해 출범 5년 이내에 목표 매출을 반드시 달성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