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체제 후 기득권이 된 386 진보세력…'낡은 이념' 중독 정치 패악질
   
▲ 이인철 변호사
홍위병에 의해서 점령된 광화문 광장을 돌려받자

죽은 자를 저승으로 떠나지 못하게 앞장 세우고 이승에서의 정치적 수단으로 삼는 - 김지하가 죽음의 굿판이라고 칭한 그런 일이 반복되는 것은 이 시대가 과거의 늪에 잠겨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죽음의 굿판은 현재의 목적을 위해서 과거를 되살리려는 것이다. 시대가 변했지만 과거에 머무는 세대는 과거의 재현으로 자기 이익을 추구하면서 다른 이의 미래를 가로막는 장애물이다. 진보와 민주을 주장하는 386 민주꼰대들이 그들이다.

87년 체제가 출범한지 30주년이 되는 해를 앞두고 이 체제 안에서 대통령 한번 해보고 말겠다는 자의 행태에서 이 시대의 모순을 돌아본다, 체제 변화의 모색을 반대하는 것은 기득권층이다. 87년 체제 이후 소위 진보세력은 기득권층에 편입되었다, 그럼에도 낡은 이념이 아직도 유효하다고 억지부리면서 권력추구에 전념하는 것은 청년층을 기만하고 그들의 진입을 막기 위한 것이다. 이런 일은 그들을 위해 앞장서는 정치홍위병들에 의해서 실천되고 있다.

2008년의 정권교체 이후 과거의 보수와 진보는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역사의 시계 바늘을 되돌림으로써 권력을 되찾고자 하는 기득권층과 정치권의 저항이 도전으로 나타난 것이 2008년 광우병 선동사건이다. 그 이후로 연이은 저항이 낳은 혼돈은 과거의 권력을 다시 회복하려는 모택동의 문화혁명과 같은 현상으로 나타났다. 이미 한 세대나 지난 낡은 과거의 오래된 명분을 이념으로 내걸고 상대방을 공격하여 권력쟁취에 나선다. 한국에도 홍위병의 시대가 출현하였고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 대한민국이 홍위병에 의해서 점령당한 채 9년이라는 재앙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홍위병에 의해서 정치가 무력화된지 9년의 시간이 지났다./사진=연합뉴스


홍위병은 누구인가? 한 손에 모택동의 책을 들고, 다른 한손으로는 상대방을 공격하면서 자신들만이 중국을 구원할 자라고 여기며 대륙을 돌면서 반대세력을 공격하던 자들이다. 우리나라에 출현한 홍위병의 한손에 들린 것은 80년대 만들어진 몇가지 잡다한 단편적 지식과 종교적 성향으로 만들어진 역사의식, 이념, 변혁논리라는 것이고, 다른 한손에 들린 것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폭력, 심지어는 죽은자까지도 이용하는 폭력이다.

홍위병의 이념, 그 가르침은 단순하다. 첫째 가르침은 세상은 악한 자가 선한 자를 억압하는 구조여서 곧 멸망할 것인데, 둘째 가르침은 첫째 가르침과는 정확히 모순되게 결국은 멸망한 세상을 자기들만이 구원할 수 있다고 한다. 세상은 곧 멸망할 것이지만 자기가 권력을 잡으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 무슨일만 생겨도 상대방의 잘못이지만 자기는 어떤 문제도 일으킬 수가 없다, 내가 곧 선이요 기준이라면서 권력욕을 이렇게 당당히 내세우는 종교도 없을 것이다.

자신만이 선택받은 변혁의 주체로서의 모든 것을 판단하고 결정할 권한이 있다는 독선으로 꼰대노릇을 자처한다. 광장에서, 지면에서, 정치공간과 인터넷공간에서 독설과 저주로 타인을 매도하며 모욕감과 모멸감을 주어 괴롭히는 방법으로 정치적 반대파를 제거하기 위한 온갖 패악질을 행한다.

홍위병의 수단인 패악질은 무엇인가? 끝없는 의문 제기와 의혹제기로 사람을 몰아세우는 것, 교묘한 말장난으로 타인의 인격을 모욕하여 모멸감을 주고 이러한 행위의 반복으로 상대방의 인격에 타격을 가하는 정신적 고문행위다. 타인에게 모멸감을 주어서 부담감을 주어서 힘들게 만들어 정신적 피해를 준다. 중국 10년 대재앙의 시기에 많은 사람들이 홍위병의 모욕을 받아서 물러나거나 현실을 등지고 심지어는 자살에 이르기까지 하였다.

홍위병의 출몰은 기성 정치인들이 정치를 포기하였기 때문이다. 정치가 상실되면 광장에 홍위병이 나타난다. 87년 체제에서 정치 자원이 고갈된 정치인은 그들의 자리를 홍위병에게 내주었다. 정치가 없어진 공간, 권위가 소멸된 상황에서 정치가들은 몸을 사리고 홍위병에게 모든 것을 양도한다. 이제 홍위병들이 정치를 대신하고 정치는 홍위병에게 몸을 맡긴다. 정치를 복원하려는 여러 시도는 홍위병과 그들을 옹호하는 기득권 세력에 의해서 좌절되고 정치가 소멸된지 9년의 시간이 흘렀다.

홍위병은 혼란을 추구한다, 홍위병은 무질서 가운데 태어났다. 그들은 헬조선을 만들기를 원한다. 그들은 혼란의 87년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기를 원한다, 이해관계로 얽힌 집단이 홍위병의 뒤를 따르면서 그들의 패악질을 방관하며 권력을 추구한다. 오로지 무질서 속에서 그들의 기반이, 그들의 종교성이 발휘된다, 그래서 홍위병은 종교다.

그들에게는 이념이라는 경전이 있고 뒤따르는 신도가 있으며 그들을 인도하는 절대 권력의 사제들이 있다. 종교 신념을 따르는 순교자들이 있고, 죽은 자를 이승에 볼모로 붙잡아 두고서 흥정하면서 죽음의 굿판을 벌인다. 이 종교의 사제들에게는 법이 작용되지 않으며 정치가들이 벌벌떠는 한국 사회는 홍위병의 종교가 최고의 권위를 갖게 되었다.

   
▲ 2018년 광우병 선동 사건 10주년이 되는 해에는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과거의 홍위병의 잘못에 대한 사과를 받아야 하겠다. 빼앗긴 광화문 광장을 국민의 광장으로 돌려 받아야 겠다./사진=연합뉴스


홍위병의 행위는 인간을 파괴하며 문화를 오염시킨다. 그것은 타락한 인격이며 권력의 추구를 위해서는 타인을 어떤 방법으로도 제거할 수 있다는 인간성에 대한 반역이다. 권위가 없는 시대에 오로지 권력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하고 모든 것을 투쟁의 기반으로 하는 그들은 권력 쟁취를 위해 움직이는 기계다. 인간성이 말살된 정치 기계다.

홍위병은 손에서 그들의 낡은 이념의 책자를 빼앗아 던져버리자. 진보의 장애물이며, 대한민국을 가로막는 낡은 이념을 던져 버리자. 홍위병의 손에서 폭력의 무기를 빼앗아 던져버리자. 타인에 대한 공격의 기반이 되는 그들이 가진 물질적 기반을 청산하여서 돌려 받도록 하자. 홍위병이 그 수단을 잃지 않는한 그들을 새 시대를 위한 작업에 참여하게 해서는 안된다.

대한민국이 홍위병에 의해서 점령당한 채 9년이라는 재앙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홍위병에 의해서 정치가 무력화된지 9년의 시간이 지났다. 홍위병의 발호를 기대어서 대통령 한 자리 하려는 생각에서 홍위병의 들러리를 서는 정치인을 우선 물리쳐야 한다. 2018년 광우병 선동 사건 10주년이 되는 해에는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과거의 홍위병의 잘못에 대한 사과를 받아야 하겠다. 빼앗긴 광화문 광장을 국민의 광장으로 돌려 받아야 겠다. /이인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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