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구도 확장으로 살길 찾기 골몰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 자산운용사들간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수익성 제고를 위한 방편으로 헤지펀드들의 투자대상이 확대되고 있다. P2P(개인간거래)대출 업체들과의 협업은 물론 무역 금융, 심지어 미술품으로까지 사업모델이 다양해지고 있다. 상품구조 측면에서도 설계구조가 진화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선택 폭이 넓어지고 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헤지펀드들의 투자대상이 급격하게 넓어지고 있다. 부동산이나 무역금융은 물론 미술품 투자상품까지 등장한 상황이다.

   
▲ 사진=금융투자협회


이와 같은 판도 변화는 경쟁 심화에서 기인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지난해 10월 자본시장법 개정되면서 자산운용사 진출 문턱이 낮아진 후 더 많은 업체들이 헤지펀드 경쟁에 뛰어들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2015년말 46개-3조 3745억원 수준이던 국내 헤지펀드 시장 규모는 작년 말 224개-6조 7171억원 규모로 급성장했다.

업계 경쟁구도가 확장되면서 수익구조 제고를 위한 고민도 깊어졌다. 기존 전통자산에서 벗어나 투자 대상을 다변화하기로 한 것.

우선 눈에 띄는 것은 P2P 대출업체들과의 협업 모색이다. 비록 당국 규제로 인해 개인 투자자 대상으로는 사업을 펼칠 수 없지만, P2P에서 자금을 조달해 제공하는 대상이 기업이고 투자자도 기업일 경우 헤지펀드-P2P업체 간의 협업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 또한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P2P 업체 또한 반가운 표정이다.

신한금융투자는 글로벌 수출업자의 재화나 어음을 담보로 대출하는 방식으로 ‘무역금융’에 투자해 업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위와 같은 구조의 펀드를 기초자산으로 50억원 규모 신용연계증권(DLS)을 만들어 매진 사례를 기록하기도 했다.

더블유자산운용은 미술품에 투자하는 펀드를 선보였다. 국내외 대표화가 작품 약 30점을 매입해 3년간 투자하는 헤지펀드를 지난달 선보인 것. 미술품 실물에 투자하는 펀드는 한국에서 최초 사례이며, 연평균 10% 이상의 수익률을 목표로 내걸었다.

이 밖에 경영 참여형 헤지펀드, 부동산 투자형 헤지펀드 등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주식이나 채권 등 전통적인 투자처에 대해 여전히 많은 시도가 이뤄지고 있음은 물론이다.

헤지펀드들의 새로운 시도는 시장의 활기를 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선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고위관계자는 “작년부터 헤지펀드간 주식 성과가 동질화되면서 업체간 특성이 사라지는 경향을 보였다”면서 “전례가 없는 투자처라 하더라도 높은 수익률을 담보할 수 있다면 앞으로도 과감한 시도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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