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비철강 사업 재편…그룹 수익성 강화 승부수
성장사업 가시적 성과…올해 4000억원 추가 투자
[미디어펜=김세헌기자] 포스코 권오준 회장이 앞으로 3년간 다시 포스코를 이끌게 되면서, 연임 이전부터 강조했던 철강, 에너지, 소재 등 중점 사업 분야에 대한 투자와 시너지에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권오준 포스코 회장

22일 포스코와 업계에 따르면 2014년 8대 회장으로 취임한 권오준 회장은 첫 임기 3년간 철강 본원의 경쟁력과 재무건전성을 강화하면서 그룹 구조 재편을 중점적으로 추진해 기업 체질을 튼튼히 하고 수익성을 크게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첫 임기에서 보여준 경영능력을 높이 산 포스코 이사회는 지난 1월 25일 권오준 회장을 최고경영자(CEO) 단독 후보로 주주총회에 추천하는 안건을 의결했고, 이후 이달 10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권오준 회장의 연임을 최종 결정했다.

권오준 회장은 앞으로의 임기에서 비철강 부문의 경쟁력 강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권 회장은 지난해 연임 의사를 밝히는 이사회에서 "구조조정을 완수하고 비철강 분야에서 리튬 추출 기술, 이차전지 소재 기술 등 포스코 고유기술의 상업화를 통한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할 일이 많으므로 더욱 노력할 수 있도록 기회를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권오준 회장은 새로 주어진 임기동안 ‘스마트 포스코(Smart POSCO)’로의 체제 전환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우선 철강사업은 기술∙원가를 선도하는 세계 최고 철강사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생산부문에서 인공지능(AI), 빅데이터(Big Data), 사물인터넷(IoT) 등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첨단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팩토리(Smart Factory) 적용을 통해 원가경쟁력을 더욱 강화하는 한편, 판매부문에서는 WP+ 전략을 통해 수익성을 한층 더 높인다는 구상이다.

그룹 사업의 경우 스마트기술(Smart  Technology)를 활용해 수익창출형 사업 모델로 전환할 계획으로, 기존 사업에 ICT 기술을 결합해 차별화 역량을 확보하는 한편, 그룹사 간 가치사슬(Value Chain)을 연결해 시너지를 제고할 수 있는 방안도 추진할 예정이다.
 
권오준 회장은 이같은 경쟁력 강화를 실행에 옮기기 위해 최근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이와 관련, 권오준 회장은 지난달 26일부터 3월 초까지 스마트팩토리 선진기업인 독일의 지멘스(SIEMENS)와 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GE)를 방문해 각사의 추진전략과 우수사례를 살펴봤다. 

   
▲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지난 13일 제프리 이멜트 GE 회장을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당시 권오준 회장은 각사의 스마트팩토리와 디지털화(Digitalization) 최고책임자와 잇달아 만나 비즈니스 협력방안에 대한 의견 나누는 등 포스코의 스마트 팩토리와 스마트 인더스트리(Smart Industry)로의 변신을 직접 챙겼다.
 
최근에는 포스코가 최초로 해외에 건설한 300만톤 규모의 일관제철소가 있는 인도네시아를 찾아 현장경영을 펼쳐 눈길을 모으기도 했다.

무엇보다 권오준 회장은 에너지와 소재 분야의 차별화 역량을 기반으로 신성장동력을 마련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이에 포스코의 리튬전지 전극소재, 자동차·항공용 경량소재,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와 성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포스코는 최근 비철강 신성장 사업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 전기차, 노트북, 휴대폰 배터리의 필수 소재인 탄산리튬을 추출하는 기술 상용화에 성공해 독자 기술개발 7년만인 지난 2월 광양에 연산 2500톤 규모의 리튬추출공장 PosLX를 준공하고 운영에 돌입했다. 

또한 포스코ESM이 용량, 수명 및 안정성이 대폭 개선된 이차전지 소재 '고용량 양극재, PG(POSCO  Gradient)-NCM(Nickel Cobalt Manganese)'를 양산, 공급에 성공하는 등 신성장사업의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했다. 

현재까지 니켈 80% 이상 고용량 양극재(NCM 방식) 양산이 가능한 업체는 전세계적으로 포스코를 포함해 두 곳뿐이다.
 
포스코는 글로벌 철강공급 과잉, 수요산업 부진 등 더욱 어려워진 시장 환경 속에서도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올해는 지난해보다 연결기준 1조원, 별도기준 6000억원이 늘어난 3조5000억원, 2조6000억원의 투자를 각각 집행한다. 

지난 1월에는 올해 리튬, 니켈, 마그네슘, 티타늄 등 각종 신소재 사업에 4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포스코 관계자는 "올해 연결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1조원의 추가 투자 계획을 잡았고, 이 중 4000억원을 철강보다 더 좋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신성장 사업에 투입할 것"이라며 "리튬, 니켈, 마그네슘, 티타늄 등에 대한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