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정책주인 만큼 누가 당선돼도 크게 상관없이 수익을 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큰 착각이었습니다.”

40대 주식투자자 A씨는 최근 ‘대선테마주’의 무서움을 절감했다. 주요 후보들의 ‘인맥주’는 너무 위험할 것 같아 4차 산업혁명 관련 정책주에 단타 투자를 했지만 고점 매수로 인해 큰 손해를 봤기 때문이다. A씨는 ‘테마주는 쳐다보지도 말아야 한다’는 주변의 조언을 뒤늦게 떠올려봤지만 이미 때는 늦어 있었다.

   
▲ 사진=연합뉴스


‘장미 대선’이 다가오면서 대선 관련 테마주들의 움직임이 요동치고 있다. 주요 대선 후보들의 인맥주가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이는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정책주들도 마찬가지 패턴으로 요동치고 있다. 이 가운데 허위정보에 기초한 투자사례들이 많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선 정책주들의 움직임이 부쩍 불안정해졌다. 한 가지 특징은 대선 후보들의 ‘인맥주’에서 ‘정책주’로 대세가 옮겨갔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일부터 23일까지 2주간 주가 변동률을 보면 시장지수 평균이 1.9%, 인맥주가 2.1%였던 반면 정책 테마주는 10.5%의 변동을 보였다.

문제는 이들 정책주들이 움직이는 패턴이 매우 불확실하다는 점이다. 허위정보에 근거한 급등‧급락 사례도 많다. 예를 들어 유력 대선후보 일부가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 공약’을 내걸자 세종시 관련 기업들에 대한 관심이 제고됐다.

파스전문업체 신신제약도 그 중 하나였다. 신신제약이 세종시에 공장 건설을 추진한다는 소식과 함께 지난 23일 신신제약의 주가는 1만 550원까지 급등했다. 그러나 같은 날 신신제약은 “당사는 경기 안산시 단원구에 본사를 두고 있고,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 공약과는 아무런 연관성도 없다”고 공시함으로써 주가는 다시 조정을 받았다. 

이날 오전 10시 40분 현재 신신제약 주가는 다시 전 거래일 대비 5.15% 상승한 1만원까지 상승했다. 회사 측 공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주가가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밀양에 지사를 둔 공업용 플라스틱원료 제조회사 세우글로벌의 경우도 심각하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동남권 신공항 추진 당시 밀양 공항 건설을 주장했다는 이유 때문에  세우글로벌 주가는 올해 들어 86.65%나 상승했다. 

그러나 세우글로벌 역시 지난 16일 “홍준표, 유승민 의원과 당사는 과거 및 현재 사업적 관련이 전혀 없다”고 공시했다. 지난 15일 4140원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이날 현재 3930원으로 떨어진 상태다. 여전히 움직임은 불안정하다.

자칫 ‘정책 테마주’는 누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든 안정적인 수익률을 가져다 줄 거라고 기대 받는 경향이 있지만 실제 사례를 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 A씨와 같이 거액의 투자금을 밀어 넣었다가 낭패를 보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금융당국 또한 정책테마주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방침을 이미 밝혀둔 터다. 

금감원 한 고위 관계자는 “정책주 역시 허위정보에 근거한 뇌동매매 사례가 많다”면서 “의도적으로 풍문을 유포해 주가를 부양시키는 전례가 적지 않았던 만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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