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원 치킨 저녁에는 판매안해...롯데월드타워 체험관 썰렁, 평소 백화점 세일때와 차이점 못 느껴
   
▲ 롯데마트 서울역점 계산대 앞.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롯데그룹 창립 50주년을 맞아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등 14개 유통 계열사들이 지난 30일부터 '롯데 그랜드페스타'라는 이름으로 통합 세일을 벌이고 있다. 백화점 세일 기간에 맞춰 기획된 이번 행사는 백화점 세일의 확장 판이라고 볼 수 있다.

이번 행사는 창립 이후 처음으로 롯데 유통 계열사들이 동시에 참여하는 것이며 올해 조직 개편을 통해 유통 BU(Business Unit)가 만들어진 이후 처음으로 기획된 것이라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하지만 결론부터 얘기하면 기존 백화점 세일 때와는 별 다른 점은 없다는 점이며 행사장을 찾는 고객들의 반응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롯데 관계자 역시 행사 초기라 아직까지 매출이 크게 늘어나는 모습은 없다고 말했다. 롯데월드타워 개장에 맞춰 진행되는 경품행사나 팝업스토어에도 고객들이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롯데 그랜드 페스타'를 둘러보기 위해 지난달 31일부터 1일까지 양일간 롯데마트 서울역점과 롯데백화점 본점, 롯데슈퍼 한남더힐점 등을 방문해봤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아직까지 국내 백화점 중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고 롯데마트 서울역점 역시 롯데마트에서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점포이다. 

롯데마트 평소와 고객 차이 없어...치킨 5000원 저녁에는 판매안해

먼저 지난달 31일 저녁 롯데마트 서울역점을 방문해봤다. 국내 롯데마트 매장 중 매출 1위를 기록하는 곳인 만큼 고객들이 매우 많았다. 거기다 금요일 퇴근 시간대다 보니 매장 안은 더욱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중국인 관광객들의 한국 방문이 많이 줄었다지만 이 곳에서는 중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보였고 이들은 아이오페 화장품, 녹차스프레드 등을 많이 구매하고 있었다. 그 외에도 일본인,  동남아 관광객들도 다수 보였다. 

롯데마트 서울역점은 인천국제공항행 공항철도를 타기 전 잠시 들러 쇼핑하기 좋은 곳으로 관광객들에게 입소문이 난 곳이다. 
   
▲ 롯데마트가 5000원에 판매한다고 알린 프라이드 치킨이 저녁 시간에는 판매를 하지 않고 있다./사진=미디어펜
하지만 매장 관계자들은 이날 고객들은 창립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여느 때보다 많은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롯데매장 내 식품 매장에 일하는 관계자는 "롯데마트 서울역점은 원래부터 고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며 창립 50주년 행사를 한다고 일부러 찾는 건 아닌 거 같다"고 말했다. 매출도 평소대비 크게 늘어난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롯데마트가 창립 50주년 행사로 가장 크게 홍보한 '프라이드치킨 5000원' 행사도 저녁 이후 마감을 해서 뒤늦게 온 고객들의 혼란이 있었다. 

당초 롯데마트는 3개월 전 부터 닭 14만 마리를 확보했기 때문에 일주일간 진행되는 행사에 품절되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저녁에는 일하는 직원이 퇴근하면서 닭이 남아 있어도 판매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낮에 오는 고객들도 이 치킨을 구매하기 위해 번호표를 받아 대기해야하는 등 인기가 많다고 롯데마트 관계자는 전했다.

그 다음날 롯데백화점 본점을 찾아가 봤다. 본점 역시 주말이고 해서 고객들이 많이 보였다. 하지만 지하 식품관과 9층 행사장을 제외하고는 평소 때와 크게 다른 점은 없었다. 
   
▲ 롯데백화점 본점 1층에 마련된 롯데월드타워 체험관. 고객들이 찾지 않아 썰렁한 모습이다./사진=미디어펜
롯데월드타워 체험관 '썰렁'...경품에도 큰 관심 없어

특히 롯데백화점 본점 정문 앞에 설치된 롯데월드타워 체험관에는 고객들이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이 곳에서는 VR기기를 통해 롯데월드타워 전망대를 가상체험 할 수도 있고 롯데월드타워 기념상품들도 구매할 수 있지만 이 곳을 찾는 고객들이 거의 없었다. 

이 곳에서는 SNS 인증샷 이벤트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롯데백화점, #월드타워체험하우스 해시태그로 올리면 추첨을 통해 뮤지컬 드림걸즈 초대권과 월드타워 전망대 입장권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2일 현재 인스타그램에 #월드타워체험하우스 해시태그로 올라온 인증샷은 한 장에 불과했다. 

1만2300명에게 증정한다는 월드타워 개장기념 경품행사에도 고객들은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롯데는 1등 5명에게 2000만원에 달하는 '시그니엘서울' 로얄스위트룸 1박 숙박권을 제공한다고 홍보했지만 고객들이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이다.  

롯데백화점을 찾은 한 고객은 "평소에도 백화점에서는 세일이나 행사를 많이 하기 때문에 롯데백화점을 찾았고 50주년 특별 행사를 진행하는지도 몰랐고 이전과 다른 점도 특별히 없는 거 같다"고 말했다. 
   
▲ 롯데백화점 본점 9층에 마련된 경품 행사장. 고객들이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사진=미디어펜
마지막으로 방문한 롯데슈퍼 한남더힐점 역시 고급 주택가에 들어선 곳인데도 불구하고 상품 구성이 일반 슈퍼와 다른 점이 없었고, 가끔 동네 주민들이 찾아 필요한 물품을 구매할 뿐이었다. 50주년 기념 행사 때문에 일부러 이곳을 찾는 고객은 거의 없어 보였다. 롯데슈퍼 한남더힐점 정도는 도곡동에 있는 롯데 프리미엄 슈퍼처럼 고급화를 추구해도 괜찮을 곳 같다. 

결론은 그룹 창립 50주년을 맞아 롯데 유통 계열사들이 모두 참여한 '롯데 그랜드페스타'는 '빈수레가 더 요란하다'는 말이 떠오를 정도로 실속은 없고 시끄럽기 만한 모습이었다. 내수경기 부진 탓도 있지만 고객들을 유인하고 지갑을 열게 할 정도의 메리트는 크지 않았다. 지금의 소비자들은 세일을 많이 해서 소비를 하거나, 기대만큼 저렴하지 않아서 소비를 안하는 것은 아닌 거 같다. 이런 행사를 기획하면서 좀 더 깊이 있는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 롯데슈퍼 한남더힐점 썰렁한 내부./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