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에쓰오일 정유 대비 화학 호조 '체질개선'
2분기 화학 제품 성수기로 수익 개선 '청신호'
[미디어펜=최주영 기자]정유화학업계가 올 1분기 ‘석유화학’ 호조로 일제히 웃었다. 업계는 2분기 실적도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올해 사상 최대실적 경신까지 기대하는 분위기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대비 올해 1분기 일제히 실적을 개선한 정유·화학사들은 비정유 부문과 화학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 정유화학업계가 올 1분기 ‘석유화학’ 호조로 일제히 웃었다. 업계는 2분기 실적도 매우 긍정적인 기조가 예상되자 올해 사상 최대실적 경신까지 기대하는 분위기다. /각사 제공


정유업계 맏형격인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대비 19% 증가한 1조43억원의 영업이익 중 비정유 부문 영업이익이 절반을 차지했다. SK이노베이션은 “정유 사업의 비중을 낮추는 대신 화학사업 비중을 꾸준하게 높여왔고 그 결과 상반기 비정유 부문 비중이 50%를 넘으며 체질개선에 성공했다”고 분석했다. 

에쓰오일도 정유보다는 화학 등 비정유 부문에서 강세를 보였다. 에쓰오일은 1분기 32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그 중에서도 비정유 부문인 석유화학 비중은 2237억원(69%)를 기록했다. 정유는 45%에서 31%로 감소한 반면, 비정유는 전년 55%에서 69%로 크게 확대된 것이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앞으로 석유화학이 핵심 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투자 비중을 점차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은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오일뱅크는 1분기 영업이익 3548억원을 기록했고, 아직 실적 발표하지 않은 GS칼텍스도 1분기 551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화학업계에서는 롯데케미칼이 1분기 8151억원 영업익을 기록했다. 롯데케미칼은 “원료가격 안정과 우호적인 수급이 실적에 주효했다”며 “화학제품 원료인 에틸렌과 고무원료인 부타디엔(BD)가격 상승에 힘입은 결과”라고 밝혔다.

1분기 7969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LG화학도 최근 중국 당국의 환경 규제로 화학제품 원료인 에틸렌과 부타디엔 마진이 늘어남에 따라 관련 수요 확충에 힘쓸 계획이다. 

얼마전 실적을 발표한 효성도 1분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2323억원)을 화학 사업에서 이끌었다. 효성의 1분기 영업이익 중 화학과 섬유사업 부문을 합한 비중은 절반(50%)을 넘어선다.

정유·화학사들이 이처럼 화학 사업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최근 화학제품 마진이 높아진데다 2분기 제품 가격 상승으로 수익성 개선에도 더욱 탄력이 붙을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롯데케미칼은 2분기 실적에 대해 "계절적 성수기에 따른 수요 증가와 말레이시아 타이탄 공장 정기보수 완료로 인한 공장 가동율 상승으로 견조한 수익성을 보일 것이다"고 분석했다. LG화학 또한 최근 1분기 실적 컨퍼런스홀에서 "주요 국가 수급률은 당초 예상치에서 유지되고 있고 예상보다 정기보수 규모가 더 늘어나기도 했다"며 지속적인 시황호조를 기대하고 있다.

업계는 화학 분야 인프라 구축 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화학, 석유개발, 전기차 배터리 등 비정유 부문에 3조원 이상의 투자계획을 밝혔고, 에쓰오일은 ODC·RUC 설비 가동이 본격화되는 내년 4월부터 PP(폴리프로필렌)와 PO(프로필렌옥사이드) 수익성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GS칼텍스도 올 하반기까지 500억원을 투자해 바이오부탄올 데모플랜트를 건설할 예정이며, 현대오일뱅크는 롯데케미칼과 합작으로 현대케미칼을 설립해 제품 생산에 주력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유사들은 본업인 정유보다는 비정유 부문에서, 화학사들은 본업인 화학제품 수요 증가로 1분기 이익 효과를 톡톡히 봤다”며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의 경우 석유사업보다 화학사업 비중이 높게 나온만큼 관련 분야 투자 확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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