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신임 금융위원장 하마평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금융위원장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하는 산업은행장 인선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직 이동걸 회장의 임기가 1년 9개월이나 남았음에도 이전 정권 인사인 만큼 교체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산적한 현안을 정리할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는 반론도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금융권에 대한 정부 인선이 어느 정도 폭으로 이뤄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단 국무총리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는 금융위원장이 교체될 것이라는 데에는 업계에서 거의 이견이 없는 상태다.

   
▲ 신임 금융위원장 하마평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금융위원장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하는 산업은행장 인선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사진=산업은행


문제는 교체 여파가 장관급인 금융위원장에서 그칠 것인지 여부다. 최근 한 매체는 금융위원장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하는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이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 기사를 송고했다. 이에 대한 업계의 의견 또한 제각각이다.

해당 매체가 이 회장의 교체 가능성을 점친 이유는 이 회장이 이전 정권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이른바 ‘친박’ 인사라는 점 때문이다. 실제로 박근혜 18대 대통령의 선거운동을 돕기도 했던 이 회장이 취임할 당시 산은 노조로부터 ‘낙하산 논란’이 거세게 일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경우에 따라 낙하산이라 볼 수 있다는 시각이 잘못됐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등 비판을 겸허하게 수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나아가 취임 직후 노조와의 스킨십에 적극적으로 나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후 1년 남짓한 시간이 흘렀지만 이 회장의 임기는 아직도 1년 9개월이나 남았다. 그럼에도 이 회장의 ‘교체’ 가능성이 불거지는 이유는 이전 대통령이 탄핵이라는 전대미문의 계기로 자리에서 물러났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관련이 있는 인사들 또한 불가피하게 교체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한 가지 변수는 현 정부가 ‘탕평 인사’를 테마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김동연 신임 경제부총리 후보의 경우도 이전 정권에서 일했던 사람 아니냐”고 반문하면서 “대선이 7개월 당겨지고 새 대통령 취임이 9개월 당겨진 상황인 만큼 이전 정권 사람들과의 공존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당분간 이 회장의 임기유지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기업 구조조정 문제를 포함해 굵직한 사안을 잔뜩 떠안고 있는 산업은행 회장이 단지 정권이 바뀌었다는 이유만으로 교체돼서는 안 된다는 시각도 있다. 

산업은행 한 고위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 문제 이외에도 금호타이어 STX조선 현대상선 등 기업 구조조정 문제가 여전히 산적해 있다”면서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해외 PF에서도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는 만큼 거취 문제가 불거지기에 적당한 시점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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