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TV 시장점유율 하락세 지속
수익 저하 고민…QLED TV 효과 주목
[미디어펜=조한진 기자]지난해까지 글로벌 TV 시장의 ‘최강자’ 타이틀을 11년 연속 지킨 삼성전자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영향력이 약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QLED TV를 통해 지배력을 유지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올레드(OLED‧유기발광 다이오드) TV 진영의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다.

7일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올해 1분기 2500달러(한화 280만원) 이상 글로벌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LG전자가 점유율 40.8%로 1위에 올랐다. 소니(34.4%)와 삼성전자(11%)가 각각 2, 3위에 자리했다.

   
▲ 홍보 모델이 삼성전자의 75형 QLED TV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올해 신제품 TV 효과가 본격 반영되지 않았지만 프리미엄 시장에서 올레드 TV의 점유율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여기에 올해는 소니가 가세하면서 올레드 TV 진영에 더욱 힘이 실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경고음이 울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2015년에 5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했으나 지난해 23.4%로 내려앉았다. 올해 1분기에는 점유율 10%선을 위협 받았다.

프리미엄 시장 지배력 확대는 TV사업의 수익성과 직결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1분기 프리미엄 TV 매출 비중이 LG전자는 10%, 삼성전자는 3%로 추정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QLED TV가 글로벌 시장에 본격 출시된 2분기 이후 삼성전자의 성적표를 주목하고 있다.

최근 판매 비중이 높은 50~60인치 대 프리미엄 시장에서 올레드 TV가 액정표시장치(LCD) TV와의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시장에서 올해 삼성전자의 최고급 모델인 Q9F QLED 4K TV 65형의 출하가는 5499달러다. LG전자의 시그니처 올레드 TV W 65형에는 7999달러의 가격표가 붙어있다. 2500달러의 가격 차이가 나지만 과거에 비해 간격이 줄어든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대형화 전략으로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최근 75형 QLED TV를 출시한 삼성전자는 80인치 대 모델까지 선보일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형 TV를 선호하는 소비트렌드에 맞춰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LCD TV가 아직까지 70인치 이상 제품에서는 올레드 TV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뛰어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현재 시장에 나온 가장 큰 올레드 TV는 77형이다. 국내 출시 가격이 3300만원으로 가격 장벽이 여전히 높다.

그러나 LG디스플레이는 물론, 중국 디스플레이 제조사들이 올레드 TV 패널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LCD TV로만 방어 전선을 구축하기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올해 삼성전자의 QLED TV는 LCD를 기반으로 메탈 퀀텀닷 소재를 결합한 제품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제품과 함께 전체 TV 시장 점유율 유지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 일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프리미엄 시장에 이어 전체 TV 시장에서까지 영향력이 축소될 경우 TV 사업의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시장의 지배력이 약화되면서 과거보다 시장 점율율 확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만약 10년 넘게 지켜온 글로벌 TV 시장 선두자리를 내주게 되면 후폭풍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특정 가격(2500달러)을 기준으로 프리미엄 TV 시장을 나누는 것은 논리에 맞지 않다는 입장이다. 가격은 다양한 선택지 가운데 하나라는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주요 TV 업체들이 제품 가격을 경쟁적으로 내리는 상황에서 판매 가격으로 프리미엄 TV의 기준을 나누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 이는 업계에서 통용되지 않는 방식"이라며 "업계에서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프리미엄 기준인 50인치 이상 UHD 제품을 적용하면 삼성전자가 시장 1위인 사실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전체 TV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선두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아직까지 올레드 TV의 시장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1분기 올레드 TV가 전체 시장에서 차지한 비중은 1%가 되지 않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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