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SK그룹이 SK증권 지분 10.04%를 공개매각하기로 전격 결정하면서 금융투자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다양한 인수 시나리오가 나오면서 투자업계에 미칠 파장에 대한 계산식도 복잡해지고 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주)는 SK증권 지분 10.04%를 공개매각한다고 지난 8일 전격 발표했다. 이로써 지난 10여 년간 나돌던 ‘SK증권 매각설’은 ‘현실’이 됐다. 공개매각 방식임을 고려할 때 SK그룹의 매각 의지는 확고한 것으로 해석된다.

   
▲ 사진=연합뉴스


SK증권 매각과 관련된 소문은 최근까지도 무성했다. 대표적으로 지난달 말 미래에셋대우가  SK증권을 인수할 가능성이 제기됨으로써 시장이 한 차례 들썩였다. 이후부터 SK증권 주가 또한 들썩이기 시작했다. 매각 발표가 나서 첫 거래일인 이날 오후 2시 현재도 SK증권 주가는 전일 대비 10.24% 급등한 1830원에서 형성돼 있다.

매각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우선 SK증권의 자기자본이 약 4000억원에 불과하다는 점은 이베스트투자증권과 하이투자증권 등 이미 나와 있는 매물에 비해 큰 메리트는 없다는 의견이 많다. 

반면 장점도 있다. 10.04%의 지분만 취득하면 브랜드 가치가 높은 증권사를 인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해도 취득가는 1000억원 이하에서 형성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단, 그렇게 인수를 해도 10%의 지배력 밖에 행사할 수 없다는 점은 고려해야 한다.

아직까지 국내 유력 증권사 중에서는 SK증권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선 곳은 없다. 매각 뉴스가 나온 이후 다시 한 번 미래에셋대우의 인수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미래에셋 측은 부인했다. 

다음으로는 ‘자기자본 3조원 돌파’ 목표를 천명한 메리츠종금증권의 인수 가능성이 나오기도 했지만 확실한 것은 아무 것도 없는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메리츠종금이 SK증권을 인수해도 약 3000억원의 자본확충이 더 필요한 상황이라 신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SK증권이 결국 사모펀드(PEF)로 넘어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이 경우 이번 매각이 과연 ‘진정한 매각’인지, 명목상 소유주만 바뀌었을 뿐 여전히 SK증권이 기존 SK(주)의 그림자 안에 들어가 있는 것인 아닌지가 논란이 될 수 있다. 결국 아직까지는 ‘매각한다’는 사실 이외의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는 셈이다.

한편 SK 측은 매각 주간사로 삼정KPMG를 선정했다. 인수 후보들에 투자설명서(IM)을 배포하고, 인수의향서 제출 후보 가운데 우선협상자를 선정해 주식매매 계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주회사의 금융사 주식소유 금지 규정에 따라 올해 8월까지는 보유지분을 처분해야 한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