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종합금융 증권사 전환 방안도 거론
[미디어펜=이원우 기자]작년 숙원과제였던 민영화에 성공한 우리은행이 이달 말 아주캐피탈 지분을 인수함으로써 ‘지주사 전환’ 추진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비은행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증권사를 인수해 증권업계에 진출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지만, 매물이 마땅치 않아 종합금융 라이센스를 이용한 증권사 전환 가능성이 제기된다.

15일 은행권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아주캐피탈 지분을 인수한다. 우리은행은 이달 말 사모펀드(PEF) 웰투시인베스트먼트를 통해 지분 74.03%를 인수하는 주식매매 계약을 아주그룹과 체결할 예정이다.

   
▲ 사진=우리은행


이번 계약으로 우리은행은 아주캐피탈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아주저축은행에도 투자하게 됐다. 저축은행을 포함한 아주캐피탈의 지분 인수금액은 약 3100억원 수준이다. 우리은행은 출자자 중 최고액인 약 1000억원을 투자한다. 우리은행 과점주주인 키움증권과 한국투자증권도 출자에 참여하며, 나머지 약 1100억원은 연기금에서 충당할 방침이다. 

숙원과제였던 민영화를 드디어 작년에 달성한 우리은행의 위상 변화는 은행권만큼이나 증권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우리은행의 ‘지주사 전환’ 의도를 천명한 만큼 우리은행의 증권업계 진출 가능성 또한 높아졌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는 이번 계약 다음 수순이 증권업 진출일 가능성도 낮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 인수를 전제로 했을 때 보험업계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으면서도 대표적인 비은행 부문사업이기 때문이다. 지주사 전환을 위해서는 비은행 부문 사업 강화가 필수적인 만큼 우리은행의 증권업계 진출은 ‘시간문제’인 것으로 보인다.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방법은 증권사를 인수하는 방법이다. 최근 SK증권, 하이투자증권 등 대기업 계열 증권사들이 매물로 나와 있어 우리은행이 어떤 입장을 보일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매물로 나온 곳들이 몸집이 큰 대형 증권사들은 아니지만 우리은행이 관심을 가질 이유는 충분하다”면서 “다만 가격이 높은 편이라 비용절감에도 신경 써야 하는 우리은행 입장에선 조심스러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이 종합금융사 라이센스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우리종합금융을 증권사로 전환하는 방안 또한 거론된다. 지난달 이미 비슷한 추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우리종금은 “민영화 이후 중장기적 발전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나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공시하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새롭게 출범한 정부와 20대 국회가 금융권에 어떤 스탠스를 취하느냐에 따라 우리은행의 전략이 달라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인 금융권 인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고 자본시장법 개정안 등의 윤곽선이 잡히면 그 안에서 우리은행이 적합한 전략을 찾아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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