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절반이상 '임대수익'으로 올린 공항공사...면세점 위기에 '나 몰라'
   
▲ 제주국제공항에 입점한 갤러리아면세점. 중국 노선이 대부분인 제주국제공항은 사드여파로 중국 관광객들이 급감하면서 갤러리아면세점은 개점폐업 상태를 맞고 있다./사진=한화갤러리아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1일 김현미 신임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면서 "아파트 가격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도 주택 자가보유율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며 "주택보급률은 100%가 넘지만 자가보유율은 그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상가가 문제이며 상인들이 열심히 노력해서 장사가 잘된다 싶으면 주인이 세를 올려버린다"며 "권리금 문제도 꼭 좀 부탁한다"고 김 장관에게 당부했다.

문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서민들의 주거 안정 및 건물주들의 갑질을 잡아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해석된다.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는 말이 있다. 상인들이 노력해서 장사가 잘 된다 싶으면 주인이 임대료를 대폭 올려 상인들은 눈물을 머금고 그 자리를 떠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는 말을 '공항공사'에도 적용해야할 것 같다. 

인천국제공항을 비롯한 한국공항공사 소속의 공항들은 매번 공항서비스평가 1위라고 내세우지만 그런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수익은 '임대수익'에서 발생한다. 

인천국제공항은 지난해 임대·유틸리티 수익으로 1917억원을 올렸다. 2015년 1802억원 대비 5.8% 증가한 것이다. 

김포공항과 제주공항 등을 운영하는 한국공항공사 역시 지난해 4409억원의 임대수익을 올렸다. 전체 매출액(8302억원)의 절반 이상을 임대수익에서 올리고 있는 것이다. 이들 대부분의 '임대수익의 원천'은 면세점에서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국내 면세점들이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드) 영향으로 공항 면세점에서 심각한 위기 상황을 맞고 있다. 지난 22일 롯데면세점은 팀장급 이상 임직원들 10% 연봉 반납이라는 자구책도 내놨다.

롯데면세점은 연봉 10% 자진 반납을 발표하면서 "사드 사태 장기화 및 공항임대료, 특허수수료 등으로 인한 수익 악화를 대비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그만큼 공항임대료가 면세사업자들에게는 큰 부담인 것이다. 

한화갤러리아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제주공항 면세점을 운영하는 갤러리아는 사드 여파로 중국 관광객들이 줄어들면서 개점 폐업 상태이다. 제주공항은 타 국제공항 대비 중국 관광객 집중도가 80% 이상이나 된다. 사드 제재 이후, 월 800대 수준의 제주국제공항 출국항공편수는 월 200대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에 갤러리아는 제주공항 측에 임대료를 낮춰줄 것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현재 갤러리아는 제주공항에서 월 20억원의 매출도 올리지 못하지만, 임대료로는 매월 20억원을 그대로 내고 있다. 

공항공사들은 수익의 주 원천을 임대수익으로 올려 왔고 높은 임대료를 부과해 왔다. 그럼에도 세입자(면세점)들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조금의 배려도 없다. 세입자들이 올린 매출을 그대로 임대료로 받아간다는 것은 갑질 중의 갑질이 아닌가. 사드 문제는 한 기업의 잘못으로 발생한 것이 아니다. 공항공사 측은 세입자들과의 고통 분담이나 상생을 위해서라도 함께 살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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