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SK증권 매각 인수후보자로 케이프투자증권, 호반건설, 사모펀드 큐캐피탈이 선정된 이후 SK증권 주가가 오히려 하락하는 등 시장의 기대와 예상이 엇갈리고 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매각이 결정된 SK증권 인수 후보자로 케이프투자증권, 호반건설, 사모펀드 큐캐피탈 등이 선정됐다. 한때 일각에선 한국투자증권, 대신증권, 미래에셋그룹 등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결국 대형 증권사는 빠지게 됐다. 3개 후보자의 인수 참여 적극성에 대해서는 견해가 엇갈린다.

   
▲ 사진=연합뉴스


일단 인수 후보자가 결정된 이후 SK증권의 주가는 하락세다. SK증권 주가는 지난달 1일 매각 소식이 본격화되면서 1420원에서부터 주가가 치솟아 같은 달 27일에는 1885원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인수후보자 3개 주체의 이름이 공개된 직후(6월 28일)부터 주가가 떨어져 지난달 30일 종가는 1620원까지 떨어졌다. 하반기 첫 거래일인 이날 오후 2시 현재 주가는 여기에서 2.78%가 더 떨어진 1575원을 기록 중이다.

SK증권 내부의 반응은 엇갈린다. 임직원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부분은 새로운 인수자가 어느 정도 강도의 구조조정을 실시하느냐, SK브랜드를 유지할 수 있느냐 등이다. 같은 업계 대형증권사가 인수를 할 경우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예측이 많았지만 결국 인수전에 빠진 것으로 드러나면서 향후 추이가 주목되고 있다.

셋 중 사모펀드(PEF) 큐캐피탈이 인수를 할 경우 ‘구조조정 전문회사’로 출발한 큐캐피탈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있긴 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SK증권이 2014년 흑자전환 이후 꾸준히 이익을 내고 있지만 일반적인 증권사보다 훨씬 빠른 템포로 이익을 추구하는 PEF 특성을 고려했을 때 큐캐피탈 인수 이후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 펼쳐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호반건설의 경우 건설사라는 점이 다소 의외로 받아들여졌다. 건설사가 증권사를 인수해 경영한 사례가 아직 없었기 때문에 호반건설이 과연 어느 정도로 이번 인수전에 적극적일지도 미지수라는 평가가 많다. 단, 자본력이 탄탄하다는 점이 호반건설의 장점인 만큼 이들이 인수하게 될 경우 구조조정에 대한 SK증권 내부의 불안감은 어느 정도 진정될 가능성이 높다.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는 후보자는 동종업계 케이프투자증권이다. 코스닥 상장기업인 케이프의 자회사인 케이프투자증권이 이번 인수전에 참여했다는 소식이 알려짐에 따라 케이프 주가는 지난달 29일 20% 넘게 급등했다. 이후 주가는 다소 진정돼 이날 오후 2시 현재 주가는 전일 대비 4.11% 하락한 3035원을 기록 중이다.

케이프투자증권의 경우 최근 들어 화제가 된 증권업계 우량매물에는 거의 대부분 참여하고 있다. LIG투자증권을 인수하며 ‘투자은행(IB)특화 증권사’ 밑그림을 그리고 있기도 하다. 특히 이번 SK증권 매각의 경우 지분을 10.04%만 인수하고도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이 케이프 측으로서는 매력적인 부분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아직까지 SK증권 인수에 임하는 세 후보자들의 계획에 대해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 더 많다”며 “SK간판을 유지할 수 있는지, 인수 이후 구조조정이 진행될 것인지 여부 등이 관심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SK그룹은 공정거래법에 따라 내달 2일까지 SK증권 지분 10.0%를 매각해야 한다. 이에 따라 이달 중 실사와 본입찰을 거쳐 이르면 오는 25일경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뒤 내달 본 계약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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