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코스피 시가총액의 약 20%를 차지하는 대장주 삼성전자가 2분기 실적에서 영업이익 14조원을 거두면서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코스피 견인효과도 예상되지만 그만큼 ‘삼성전자 편중’ 현상도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7일 금융투자업계와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잠정실적에서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2분기 매출이 60조원, 영업이익 14조원의 잠정실적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 13조 2000억원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의 호실적은 반도체 부문과 IM(IT·모바일)부문의 ‘쌍끌이 호실적’으로 가능했다. 반도체 부문은 서버 DRAM과 3D NAND 수요 증가로 실적이 확대됐고, IM 부문은 2분기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로 1분기에 비해 양호한 실적을 시현할 수 있었다. 이세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역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중심으로 실적 확대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삼성전자의 호실적은 코스피 시장 전체에도 좋은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단순한 시총 1위 대장주가 아닌, 코스피 시장 전체 시총의 약 20%를 차지하는 ‘슈퍼 대장주’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주가의 흐름에 따라 2400선 직전에서 주춤하고 있는 지수 전체의 향방이 달라질 수도 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실적발표는 실적시즌의 풍향계 역할을 한다”면서 “삼성전자의 실적에 따라 증시는 악재를 딛고 반등을 재개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어닝 서프라이즈’ 발표 이후 코스피 지수와 삼성전자 주가는 일단 약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날 오후 2시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6.01포인트(-0.25%) 하락한 2381.80을 나타내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 또한 전날보다 8000원 떨어진 239만 5000원을 나타내고 있다. 워낙 뛰어난 실적을 나타낸 만큼 단기 차익실현 매물이 나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신 삼성그룹주들이 선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삼성SDI의 경우 오전 장에서 17만 9500원까지 주가가 상승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7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는 점이 가장 크게 작용했지만 그룹의 ‘맏형’인 삼성전자의 선전에도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

비록 오늘 단기조정 매물이 나오긴 했어도 전체를 놓고 보면 당분간 삼성그룹이 주도하는 코스피 지수는 우상향 그래프를 그릴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도 우려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이 차지하는 집중도가 계속 올라갈 가능성도 함께 제기되기 때문이다.

최근 코스피의 기록적 상승은 삼성전자와 같은 IT주를 비롯한 대형주들이 주도한 면이 많았다. 코스닥 상장기업을 비롯한 중소형주들은 대세 상승장의 흐름과 괴리된 경우가 많았고, ‘개미’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 역시 주가상승에 따른 이익을 그다지 보지 못한 게 사실이다.

주식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의 비율이 하락하고 있다는 데이터도 나와 있다. 한국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개인 투자자들의 증시 거래대금(코스피+코스닥)은 일평균 5조 64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5조 5336억원보다 8.5% 감소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장세가 개미들의 관심이 큰 코스닥이 아니라 삼성전자 등 코스피의 대형주가 주도했다는 게 큰 이유일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삼성전자 호실적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코스피 지수를 견인하겠지만 그게 곧 일반 투자자들의 이익을 의미할지는 미지수로 남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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