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병' 이슈 이후에도 각종 마케팅 행사 강행...환자 직접 찾아가 보살폈더라면 아쉬움
   
▲ '햄버거병'에 걸린 아이의 모습./사진=KBS캡쳐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지난달 국내 한 방송사에서 보도된 햄버거를 먹고 신장장애 2급 판정을 받은 4살 어린아이의 모습은 충격 그 자체였다. 머리와 배 등 온몸 곳곳에 호스를 꼽고 누워있는 아이의 모습은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아팠다. 

이 아이는 최근 며칠째 인터넷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고 있는 '햄버거병'의 주인공이다. 이 아이는 지난해 9월 경기도 평택에 있는 한 맥도날드 매장에서 햄버거를 먹고 2~3시간 뒤부터 복통을 느꼈다고 한다. 설사에 피가 섞여 나오는 등 상태가 심각해지자 3일 뒤 중환자실에 입원했고 결국 '햄버거병'이라는 HUS(용혈성요독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이 아이의 부모들은 HUS 진단을 받은 후 한국맥도날드 측에 보상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 '진단서 상 원인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이 아이의 가족들은 식품안전법 위반 혐의 등으로 한국맥도날드를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이 일이 사회적 이슈가 되자 식약처와 소비자단체들도 나서 엄정 조사를 촉구했다.

그러나 국민들이 분노하는 이유는 이 사건을 대하는 한국맥도날드 측의 '태도'였다. 

한국맥도날드는 지난해 10월부터 이 사건에 대해 인지했다. 하지만 한국맥도날드는 'CCTV화면 자료', '진단서 제출에 대한 안내' '위생 점검', '식품 안전 체크리스트 확인' 등이 전부였다. 

이런 대처 방법은 먹거리 안전사고가 발생했을 때 기본적이고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그렇다고 조주연 한국맥도날드 대표가 이 어린아이를 직접 만나러 간적은 있는지, 병원 진료를 받으러 갈 때 동행한 적은 있는지 묻고 싶다.

국민들이 한국맥도날드에 대해 분노하는 이유는 덜 익은 패티가 들어간 햄버거를 먹고 이 아이가 햄버거병에 걸렸냐 아니냐의 '사실관계'가 아닌 '도의적 책임'을 지려는 회사 측의 태도를 질타하는 것이다. 

이런 중대한 사안이 터졌음에도 불구하고 한국맥도날드는 커피 무료 행사를 진행하고 논산 육군훈련소에 조 대표가 직접 가서 버거 1만3000개를 제공하는 등의 행사를 강행했다. 

또 이 어린아이에 대한 관심보다 한국에서 일어난 '햄버거병'논란에 대해 미국 본사에 전화해 보고하기 바빴을 것이다.

한국맥도날드가 이번 일을 잘 해결하지 못한다면 제2의 옥시 사태를 겪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 

한국맥도날드측은 검찰이 이 사건에 대해 정확히 조사해 명확한 원인이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원인 파악에 앞서 세계 1위의 햄버거 기업으로서 햄버거병에 걸린 아이를 위해 도의적인 책임과 사과를 먼저 했었더라면 국민들이 이렇게까지 분노 했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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