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저격' 김상조 공정위장, 시민단체 소장 아니다
2017-07-17 10:34:39 | 조우현 기자 | sweetwork@mediapen.com
[기자수첩]이재용 재판 출석 힐난…대한민국 공직자 신분 망각 처사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지난 14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에 증인으로 참석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발언은 거침없었다. 출범한지 얼마 안 된 새 정부의 공직자인 만큼 발언이 조심스러울 것이라는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재판장에 선 그는 재벌 개혁에 앞장 서는 '삼성 저격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오랜 기간 시민단체에서 활동한 이력에 대한 자부심도 상당했다.
▲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14일 오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내가 경제개혁연대에 있었을 때 다른 기업 3세는 많이 만나봤지만 이재용 부회장은 한번도 보지 못했다"며 "지난 해 인사청문회 때 처음 봤다"고 타박할 때 그 자부심을 확신할 수 있었다.
자신이 속했던 집단에 대한 자부심은 좋은 감정이다. 하지만 그것이 이상한 방향으로 엇나간다면 자부심이라는 단어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워진다.
그런 까닭에 다른 총수는 다 만나봤지만 이 부회장은 나를 만나주지 않았고, 그래서 삼성은 문제가 많다는 김 위원장의 발언은 실로 복잡한 마음이 들게 했다.
이 부회장의 리더십에 딴죽을 거는 모습도 바람직하지 않았다. 그는 김종중 전 미래전략실 전략팀장의 말을 빌려 "이 부회장은 카리스마가 없고, 그의 체제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으며, 무엇보다 이 부회장 스스로도 자신감이 없다"고 비판했다.
또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기업이 어려울 때 돌파구를 마련해 지금껏 잘 하고 있고, 시장에서도 그의 능력에 대한 의심이 없다"면서 "그에 비해 이 부회장에게는 경영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와 배려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줄곧 '이 부회장은 무능하고, 무능한 그에게 경영권을 주기 위해 삼성이 무리한 합병을 시도했으며, 거기에는 청와대 개입이 있었다'고 단언했다. 이에 대한 증거나 근거는 없었다. 대부분 그의 생각, 추측에 기인한 발언이었다.
▲ 산업부 조우현 기자 |
물론 개인 자격으로 재판에 참석했기에 연가를 내고 개인차를 끌고 법원에 출석한 마음가짐은 훌륭하다. 하지만 관용차를 타고 오지 않았다고 해서 그가 공정거래위원장이 아닌 것은 아니다.
그는 대한민국 공정거래위원장이지 시민단체 소장이 아니다.
아무 말이나 할 수 있는 개인이 아니며 '삼성 저격수'도 아니다. 때문에 법정에서 보여준 경솔한 행동은 공직자로서 바람직하지 못했음이 분명하다. 그의 발언은 '공정'과는 거리가 먼 것들이 대다수였다.
김 위원장은 그가 공직자로서의 책임을 다 할 때 공정거래위원회가 내세우는 '경제활동의 기본질서 확립'에 힘이 실리고, '기업 간의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이 보장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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