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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없는 삼성, 오늘보다 내일이 걱정
[기자수첩]변화의 과정 리더 필요성 절감
법리·증거 의한 재판부 냉철 판단 필요
승인 | 조한진 기자 | hjc@mediap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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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7-08-08 11: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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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펜=조한진 기자]“이재용 부회장 없어도 삼성 잘 나가네…” 요즘 포털의 기사 댓글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이 같은 글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 부회장의 부재 속에도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에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자 나오는 반응이다.

요즘 삼성은 그야말로 풍전등화다. 이 부회장의 경영일선 복귀시기를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난 7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결심공판에서 이 부회장에게 12년을 구형했다. 1심 법원의 최종판결이 남아 있지만 삼성 내부의 충격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조타수 없이 얼마를 더 버텨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결심 공판을 마친 뒤 호송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부에서는 ‘이재용 없다고 삼성이 어떻게 되겠냐’는 소리가 나온다. 국내 최고 수준의 인재 수십만명을 모아 놓은 삼성이 쉽게 흔들리겠냐는 이유다. 그러나 삼성은 물론,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장기 공백이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총수 부재의 충격파는 지금 당장보다는 2~3년 후부터 본격화되기 때문이다.

특히 앞으로 삼성이 시장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감이 크다. 최근 글로벌 시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접어 들면서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지난 2분기 삼성전자 최대실적을 견인한 반도체 역시 이 같은 환경에서 폭발적인 수요 증가의 수혜를 입었다.

당분간 삼성전자의 반도체는 시장에서 경쟁력을 과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2년 여전 투자를 결정해 최근 완공한 평택라인이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세계 최대 규모 반도체 생산시설인 평택 라인에서는 지난달 초부터 본격적으로 물량을 뽑아내고 있다.

이 같은 대규모 투자 결정은 총수의 주도로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평택라인 역시 이 부회장이 깊숙이 관여한 프로젝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미국 전장기업 하만을 인수하며 미래 자동차 시장도 준비하고 있다. 커넥티드카와 무인자동차 등 관련 시장은 현재 폭발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이 부회장이 특검의 수사선상에 오른 올해 초부터 삼성의 미래먹거리 준비는 사실상 '정지' 상태다. 기존 사업에 대한 확장 투자 등은 진행되고 있으나 신수종 사업 발굴은 지지부진하다.

이 부회장 부재 후 삼성 계열사들은 각 최고경영자(CEO)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이 같은 시스템은 6개월여가 흐른 지금도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는 모습이다. 과거에 비해 소극적으로 회사가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 실무라인의 전언이다. ‘안전경영’이 우선순위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여러 계열사 안팎에서는 시장 선도 사업에서 삼성이 뒤처지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나온다.

삼성은 2014년 5월 이건희 회장이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진 뒤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갑작스러운 이 회장의 와병에도 삼성은 빠른 시간 내에 제 모습을 찾았다. 수십만명의 삼성인들과 이 부회장의 노력이 맞물린 결과다.

이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 나서면서 삼성은 빠르게 변했다. 허례허식을 걷어내고, 빠르고 효율적인 조직으로 업그레이드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변화 역시 지금은 멈춰있다. 리더의 부재 속에 제자리만을 맴돌고 있다.

   
▲ 삼성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이 부회장은 결심 공판에서 “한 가지 깨달은 것은 제가 너무 부족한 점이 많았고, 챙겨야 할 것을 챙기지 못했고, 모두 제 탓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하면서도 이 같은 상황에 이른 것을 두고 자책한 것이다.

범조계와 재계에서는 특검이 지금까지 뇌물 등 혐의에 대한 명백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황을 끼워 맞춰 이 부회장과 삼성을 코너로 몰고 있다는 것이다.

이 부회장의 장기 공백은 큰 손실이다. 삼성은 물론 우리 경제 전체가 여기에 해당된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다. 몇 년 아니 몇 개월 더 삼성의 제자리걸음이 된다면 미래 경쟁력을 담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

오는 25일 1심 판결이 내려진다. 삼성과 이 부회장의 운명도 이날 결정된다. 사회적 분위기와 외풍에 의한 결정은 바람직하지 않다. 삼성을 두고 벌이는 베팅은 돌이킬 수 없는 후폭풍을 가져올 수도 있다. 국가경제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법리와 증거에 의한 재판부의 합리적 판단이 절실한 상황이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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