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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라이프]김서경·김운성 조각가 "소녀상은 '인간 존엄' 그 자체"
작품 통해 역사적 진실 드러내려 노력
"꿋꿋히 평화 위한 메시지 전할 것"
승인 | 홍샛별 기자 | newstar@mediap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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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7-08-30 15: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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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펜=홍샛별 기자]향년 9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하상숙 할머니의 발인식이 30일 거행됐다. 하 할머니의 별세로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 국내 생존자는 36명으로 줄었다.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평화의 소녀상' 앞에 선 김서경(왼쪽)·김운성(오른쪽) 부부 작가. /사진=미디어펜


이날 서울 종로구 중학동 옛 일본 대사관 앞에서 진행된 제1298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집회에서는 참가자들이 묵념을 하며 하 할머니의 넋을 기리기도 했다.  

매주 수요일 집회가 열리는 일본 대사관 맞은편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에게는 상징적 장소로 여겨진다. 그 시작에는 ‘평화의 소녀상’이 자리하고 있다. 

“평화의 소녀상은 ‘인간에 대한 존엄’ 그 자체입니다.”

30일 서울 종로구에서 만난 ‘평화의 소녀상’ 제작자 김운성·김서경 부부 조각가는 소녀상의 의미를 이 같이 정의했다. 

일제에 의해 무참히 짓밟힌 과거를 부끄럽거나 수치스럽게 여기지 않고 용감하게 밝히고 세상에 그 실체를 드러낸 할머님들의 존엄성을 고스란히 담고 있기 때문이란다. 

지난 2011년 12월 14일 일본 대사관 맞은편에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은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것을 넘어 현재는 인류 보편적 인권과 평화를 상징하는 기념물로 승화되고 있다. 

“고등학생들이 직접 나서 ‘100개 학교 100개 작은 소녀상 건립 운동’을 벌이는 등 확실히 최근 들어 소녀상이 세간의 주목을 더 받는 것 같아요”

부부 작가는 이 같은 사람들의 관심이 더없이 고맙다고 했다. 작은 관심이 모여 큰 변화를 이룰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일본이 정부 차원에서 소녀상 확산을 저지하는 이유도 소녀상이 전 세계적 관심을 끌까 두렵기 때문이라는 게 이들의 설명이었다. 

즉 소녀상이 일제 강점기에 대한 일본 스스로의 반성과 사과를 요구하는 기폭제로 작용할 될 것을 우려한다는 얘기다. 

실제 일본 정부는 꾸준히 작가의 소녀상 해외 건립을 방해해 왔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 2013년 7월 30일 미국 캘리포니아 글렌데일시 중앙도서관 앞 공원에 해외 최초의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졌지만, 이 마저도 일본 시민단체 등의 철거 요청에 몸살을 앓았다. 하지만 일본측이 세 차례 철거 소송에 모두 패해, 소녀상은 아직도 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일본의 직·간접적인 방해 공작 속에서도 소녀상 건립을 위한 사람들의 의지는 꺾일 줄 몰랐고, 현재는 미국을 비롯해 캐나다, 호주, 중국, 독일 등지에 8점의 소녀상이 세워져 있다. 
 
“국내에 저희가 설치한 소녀상은 모두 56점입니다. 다른 작가들의 작품을 포함하면 70~80점 정도 되고요. 2015년 1월 거제도에 설치된 입식 소녀상을 기점으로 소녀상의 모습도 점점 달리하고 있어요”

거제도 소녀상 이전까지만 해도 이들 부부가 제작한 소녀상은 모두 좌식이었다. 그러나 부부는 끝없는 사죄와 반성 촉구에도 아랑곳 않고 역사 은폐와 왜곡만을 일삼는 일본의 모습에 분노했고, 더 이상 앉아서 두고 볼 수 없다는 의지를 표현하고 싶었단다. 

특히 지난 15일 익산역 광장에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의 경우 지난 정권에서 밀실 체결한 위안부 협정문을 밟고 선 모습으로 눈길을 끈다.

   
▲ 전북 익산역 광장에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 /사진=김서경·김운성 작가 제공


“저희는 예술가로서 작품을 통해 우리 사회가 감추려 한 역사적 진실을 드러내는 역할을 할 뿐이에요. 앞으로도 이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할 예정이고요”

부부 작가는 ‘위안부 기념 주화’도 이 같은 맥락에서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개인적 이익을 추구한다는 일부 사람들의 편견과 오해에 상처받을 때도 있지만 ‘국민들에게 역사적 진실을 바로 보게 한다’는 일종의 사명감으로 꾸준히 나아갈 뿐이란다. 

이들은 또 조만간 ‘빈 의자 프로젝트’를 진행할 뜻도 밝혔다. 여기서 빈 의자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빈자리를 상징하는 동시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약속하는 자리를 의미한다. 

‘평화의 소녀상’이 유명해지면서, 부부에게는 남다른 고충이 생겼다. 유사 작품들 때문이다. 소녀상 자체가 가지는 의미는 국민 누구나 공유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또 다른 관점에서는 이 자체가 작가의 ‘작품’이기 때문이다. 

‘평화의 소녀상’은 부부가 디자인 기간 등을 포함 7~8개월간 공을 들여 만든 작품인데, 너무 비슷한 형태의 소녀상이 여기저기에 설치되는 것을 볼 때는 속상한 마음도 든 단다.  

“저희가 만든 소녀상이 디딤돌이 되어 전국에 새로운 창작물이 많이 나오길 바라요”

부부 작가는 이 같은 당부를 끝으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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