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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삼성·현대차·KT…기업인 군기잡기 '국감쇼' 사라져야
기업인 불러 윽박지를 자격 있나
'막말, 군기잡기' 반복 말아야
승인 | 조우현 기자 | sweetwork@mediap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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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7-09-18 11: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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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펜=조우현 기자]기업인 수난시대다. 문재인 정부 들어 우후죽순 쏟아지는 '반(反)기업' 정책에 시장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여기에 국정감사도 코앞이다. '국정'을 '감사'하는데 기업인이 왜 걱정이냐 하겠지만 국감장이 '기업인 군기잡기'로 변질된지 오래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감에 무려 150여명의 기업인이 출석을 요구 받았다. 16대 약 58명, 19대 124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확연히 증가한 수치다. 다음달 12일에 시작되는 올해 국감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는 게 재계의 우려 섞인 시각이다. 

지난해 12월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 개정에 따라 '국정감사 증인 신청 실명제'가 도입됐다. 하지만 '무더기 기업 증인 채택'의 악행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채이배 국민의당 의원은 벌써부터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네이버, KT, 다음카카오, 엔씨소프트, 삼표, 금호아시아나, 국민은행 등을 리스트에 올렸다.

   
▲ 기업 총수를 불러 압박하는 국감은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이런 국회를 보고 있노라면 '사농공상(士農工商)' 신분제도를 중히 여긴 조선시대 관료가 떠오른다. "네 죄를 네가 알렸다"며 막무가내로 상인에게 호통 치는 그 관료 말이다. /사진=미디어펜


기업인이 국정감사 증인으로 나서지 말라는 법은 없다. 필요하다면 직접 출석해 사안에 대해 설명하고 잘못된 것이 있으면 바로 잡는 것이 바람직한 행태다. 하지만 '적정선'이 사라졌다. '무더기 호출'은 기본, 국감장이 '기업인 혼내주기'로 변질돼 버린 것이다.
   
이런 우려 때문인지 정세균 국회의장은 지난 6일 "올해 국정감사에서는 증인을 과도하게 채택하는 등 '갑질'을 해서는 안 된다"며 "증인 채택시 책임성을 더 높여달라"고 당부했다. 무분별한 증인 채택을 말아달라는 뜻이다. 

국정감사의 본질은 정부와 공공기관 감시다. 말 그대로 정부기관이 1년간 제대로 일 했는지 살펴보는 시간이다. 대부분의 국회의원들은 해당 업무에 충실히 임하고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일부' 의원들이 맑은 물을 흐려 놓는다.

이들은 기업인을 아랫사람 대하듯 호통치고 막말을 일삼는다. 지난해 12월 국정조사에서는 "경영자 자격 없다", "머리 굴리지 마라"는 인격 모독 발언까지 나왔다. 국회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처사다. 이는 엄연한 '입법부의 횡포'고, '국회 갑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업에 대고 "정부에 도전하지 말라"는 공직자까지 탄생했다.

기업 총수를 불러 압박하는 국감은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이런 국회를 보고 있노라면 '사농공상(士農工商)' 신분제도를 중히 여긴 조선시대 관료가 떠오른다. "네 죄를 네가 알렸다"며 막무가내로 상인에게 호통치는 그 관료 말이다. 

상인을 천시했던 조선은 결국 그 이유 때문에 망국의 길을 걸었다. 조선 말기의 경제가 최악이었던 것이 이를 증명해준다.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나라의 번영을 가져오는 상인을 천시했으니 당연한 결과다. 

   
▲ 조우현 산업부 기자
반기업정서에 힘입어 기업인을 하대하는 지금, 대한민국이 조선처럼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국회의원들의 '기업 군기잡기'를 두고 "재벌을 혼내주니 속이 시원하다"는 반응이 심심찮게 나오는 것을 보면 더욱 그렇다. 무언가 잘못 돼도 한참 잘못됐다. 

물론 법을 어기고 악행을 저지른 기업인은 처벌 받아야 마땅하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기업인에게 그 피해가 돌아가선 안 된다. 기업인의 시계는 국회의 시계만큼 아니 그보다 더 바쁘게 돌아간다. 그런 기업인을 불러내 하루 종일 대기시키고 질의 시간은 고작 몇 분밖에 안 되는 악행은 이제 끝내는 것이 옳다.

이런 구태가 반복된다면 국정감사도 '감사'를 받는 수밖에 없다. 그들만의 '정치쇼'에 기업인이 이용돼야 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그리고 그들이 아무리 기업인을 '무시'하고 '핍박'한다 해도 '기업경제'는 잘못이 없다. 그것의 고귀함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만 존재할 뿐이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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