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명회 경제부장
[미디어펜=김명회 기자] 차기 KB금융지주 회장으로 현 윤종규 회장이 내정되면서 회장 연임과 관련한 논란은 일단락되게 됐다. 

최종 결정을 위해서는 오는 26일 인터뷰 형식의 심층평가를 통과해야 한다지만 윤 회장 재임기간동안 거둔 실적과 리더십 등으로 봤을 때 사실상 확정된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노조의 반발이라는 암초가 여전히 남아있다. 윤 회장으로서는 노사갈등 극복이 가장 큰 리더십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윤 회장은 지난 2014년 임영록 전 KB금융 회장과 이건호 전 KB국민은행장이 갈등을 빚으면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중징계를 받고 동반사퇴 한 뒤 취임했다.

구원투수로 등장한 그는 취임과 동시에 KB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면서 동요하는 조직을 안정시켰다. 

재임기간동안 현대증권과 LIG손해보험 인수 등으로 덩치를 키웠고, 실적개선을 통해 리딩뱅크 KB금융지주의 위상을 되찾았다. 

이에 임직원들은 잃었던 자존심을 되찾았다며 모처럼 활짝 웃었다.

하지만 KB금융노조는 차기 회장 선임과 관련 회장선임절차 중단과 함께 윤 회장의 연임 반대를 공식화했다.

노조가 윤 회장의 연임에 대한 찬반을 묻는 자체 설문조사에 사측이 개입했다며 윤 회장을 업무방해 및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경찰에 고발까지 했다.

노조는 도덕성과 리더십에서 믿을 수 없는 후보라고 힐난했다.

노조의 이 같은 행태를 두고 이해하기 어렵다는 게 금융업계의 평이다.

   
▲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선정된 윤종규 KB금융지주 현 회장이 15일 오전 서울 국민은행 여의도본점으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각에선 윤 회장 연임 반대 움직임은 향후 은행장 분리 등의 상황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실력행사가 아니냐는 견해도 나온다.

하지만 이래서는 안 된다. 지금 윤 회장의 연임은 외풍없이 자율적으로 수장을 선출해 가고 있는 과정이다. 이전까지의 외압이나 낙하산인사가 되풀이되면서 많은 혼란을 겪었던 점을 망각하면 안 된다.

과거 수장이었던 어윤대 전 회장과 임영록 전 회장도 정치적 입김에 휘둘렸다는 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KB금융과 경쟁관계에 있는 신한금융과 하나금융 등이 외압 없이 자율적으로 수장을 선임하면서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는 점을 간과하면 안 된다.

더군다나 윤 회장이 능력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윤 회장 취임당시인 2014년 KB금융의 순이익은 1조4007억원이었지만 2015년엔 1조6983억원으로 늘었고, 2016년엔 2조1437억원에 달했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만 1조8923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자산규모는 취임당시 308조3557억원에서 지난해 375조6737억원으로 늘었고, 올해 상반기에는 422조2494억원으로 늘었다. 

이러한 성장가도를 지속적으로 달릴 수 있으려면 지금까지 잘해온 임직원 모두가 손발을 맞춰가며 열심히 뛰어야 할 때다. 

나와 맞지 않는다고 무턱대고 반대하면서 흠집 내기에 바쁜 것은 옳지 않다. KB노조는 성숙한 모습을 보이면서 적정선을 지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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