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금융당국이 ‘자본시장 메기’로 기대를 받고 있는 초대형 투자은행(IB) 인가를 앞두고 있어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형사들은 총력을 다해 준비한 만큼 사활을 걸고 인가를 받아야 한다는 각오다. 하지만 정부가 현재 신청서를 낸 5개 증권사에 대해 상당히 엄격한 심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향방이 주목된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지정과 단기어음 발행을 중심 내용으로 하는 초대형 IB가 이달 하순 금융당국의 인가를 받고 정식 출범할 것으로 보인다. 

   
▲ 금융당국이 ‘자본시장 메기’로 기대를 받고 있는 초대형IB 인가를 앞두고 있어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특히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은 단기어음 발행 인가 관련 내용이다. 이 안건은 증선위와 금융위 의결을 모두 거쳐야 가능하다. 오는 18일 첫 증선위 정례회의가 열릴 것으로 보이며, 1주일 뒤인 25일 금융위 정례회의까지 통과하면 초대형 IB가 정식으로 출범한다.

초대형 IB는 ‘자본시장 메기’로 분류될 만큼 금융투자업계의 큰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한 가지 변수는 예상과 달리 정권 교체 ‘이후’에 초대형 IB가 출범하게 된 점이다. 금융당국의 수장들이 금융투자업계에 상당히 강력한 ‘군기잡기’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터라 혹시 초대형 IB 인가 문제에도 불똥이 튈지 모른다는 우려다.

신청서를 제출한 회사 중 이미 삼성증권은 인가에 적신호가 켜진 상태다. 대주주 격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이 맞물렸기 때문.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삼성증권 지분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삼성증권 대주주인 삼성생명의 최대주주 이건희 회장의 특수관계인이라 문제가 생겼다. 업계에선 사실상 인가가 힘들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 타사들 역시 당국에 꼬투리를 잡힐 건이 있지는 않을까 상당히 긴장하고 있는 상태다. 단기어음 발행업 인가 기준인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을 맞추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해왔는데, 의외의 변수로 인가가 좌절될 경우 대내외적 타격이 상당히 클 것이 자명하다. 

초대형 IB가 결국 출범하더라도 당분간 수익 규모가 그리 커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단기어음 발행에 따른 영업이익 증가는 증권사별로 100억~300억원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 해도 업체들은 ‘희망은 초대형IB뿐’이라는 입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2분기까지 증권사들이 호실적을 보였지만 지난달을 기점으로 증권사들의 실적이 나빠지기 시작했다”면서 “단기‧중기적 관점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초대형 IB 정도가 침체에 빠진 증권사들에게는 유일한 구원투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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