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형 못지 않은 공간활용과 소형보다 합리적인 가격
[미디어펜=김병화 기자] 8‧2부동산 대책과 가계부채 종합대책 등 정부의 주택시장 옥죄기가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건설사들은 분양시장에서 틈새평면으로 활로를 찾고 있다.

틈새평면은 전용면적 59㎡, 84㎡, 114㎡로 구분됐던 기존 평면을 62㎡, 69㎡, 72㎡ 등으로 세분화시킨 것이다.

1~2인가구 증가와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이 다양해지면서 획일적인 평면보다 다양한 평면에 대한 수요가 증가 추세인 가운데 틈새평면은 중대형 못지않은 공간 활용과 소형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수요자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 현대산업개발이 분양 중인 '부평 아이파크'의 틈새평면 전용면적 69㎡A타입 평면도./사진=현대산업개발

30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분양됐거나 분양예정인 아파트 중 전용면적 60~83㎡ 아파트는 10월24일 기준 4만8162가구로 10년 전인 2007년 5906가구보다 약 8배 증가했다. 또 85㎡이하 중소형 전체물량에서 틈새평면이 차지하는 비중도 2007년 3.2%에서 현재 18.99%로 약 5배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틈새평면의 수요가 증가하며 공급도 늘었다고 해석한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4인가구가 기준이 됐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1~2인가구 수가 증가하면서 보다 다양한 평면을 선보이는 아파트로 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다”며 “설계기술도 발달해 공간 활용도가 높아진 점도 틈새평면 인기에 한 몫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부담도 틈새평면 아파트의 장점으로 꼽힌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8월 서울 서대문구에서 분양한 ‘DMC에코자이’ 59㎡의 분양가는 3.3㎡당 2000만원선이었지만 틈새평면인 72㎡의 분양가는 1800만원선으로 3.3㎡당 200만원가량 저렴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틈새평면은 높은 청약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7월 서울 영등포구에서 분양한 ‘신길센트럴자이’의 틈새평면인 52㎡는 11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5718건이 접수되며 평균 519.82대 1로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또 지난 8월 경남 김해시 주촌면에서 선보인 ‘김해 주촌 두산위브더제니스’도 틈새평면인 67㎡가 45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1089명이 몰리며 24.2대 1,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현재 분양 중인 단지와 분양 예정 단지에도 틈새평면이 대거 포함됐다. 현대산업개발은 인천 부평구 산곡동 91-2번지 일대에 분양 중인 ‘부평 아이파크’는 틈새평면인 69㎡를 183가구 선보이고, 롯데건설은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6가 21번지 롯데푸드 부지에 공급하는 ‘문래 롯데캐슬’에 틈새평면 51~55㎡를 232가구 포함시켰다.

아울러 GS건설은 오는 11월 경기 고양시 식사2지구 A1블록에서 분양하는 ‘일산자이2차’에 틈새평면 61~77㎡ 588가구를 선보일 예정이다.

장경철 부동산일번가 이사는 “틈새평형의 청약 성적표는 부동산 대책 이후 분양시장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라며 “가격부담은 최대한 낮추면서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시킨 건설사의 히든카드가 수요자들의 소비심리를 어느 정도 회복시킬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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