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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감정적인 '한샘 불매 운동' 반대한다
한샘 오너나 대표가 직원 성폭행한거 아냐...본사 직원 1만3000여명인데 감정적 불매운동 바람직한 소비자 태도 아냐
승인 | 김영진 기자 | yjkim@mediap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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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7-11-06 16:3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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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펜=김영진 기자] # 지난 2007년 미국 버지니아 폴리테크닉 주립대학교에서는 미국에서 '역대'라고 꼽힐 정도의 충격적인 총기사고가 발생했다. 인종차별에 불만을 품은 한 동양인이 기숙사와 강의실을 오가며 무차별적으로 총기를 난사한 사건이었다. 이 사건으로 사망자는 무려 32명, 부상자는 29명이 발생했다. 이 엄청난 사건의 범인은 다름 아닌 한국계 청년 '조승희'였다. 조승희의 국적은 대한민국이었으며 8세 때 부모님을 따라 미국으로 이민을 간 미국 영주권자였다. 조승희는 자살을 하면서 "힘없고 약한 나의 동포를 차별받는 동양인들을 위해 나는 괴물이 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런 엄청난 총기사고가 난 이후 미국인들은 대한민국 및 한국인들을 더욱 적대시했고 비난했다. 

최근 가구업체 한샘이 '성폭행 논란'으로 연일 뉴스의 중심에 서고 있다. 매년 급성장을 이어가며 매출 1조원을 돌파한지 얼마 되지 않아 올해 매출 2조원을 내다보고 있다. 이케아의 한국 진출에도 오히려 더욱 승승장구했던 한샘이 최근 불거진 성폭행 논란으로 휘청되고 있는 것이다. 창사 이래 이런 일을 처음 겪어본 한샘으로서는 이런 상황이 더욱 낯설 수밖에 없다. 

온라인상에는 한샘을 '강간 기업', '쓰레기 기업'이라고 칭하며 불매운동을 벌이겠다는 움직임도 확산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는 한샘 성폭행 사건에 대한 올바른 재조사를 요구하는 청원이 잇따르고 있다. 홈쇼핑에서 예정됐던 한샘 제품 판매 방송도 취소됐다하고 매출도 평소 대비 감소했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하지만 지금 불거지고 있는 한샘 성폭행 논란은 사실 관계에 대한 명확한 확인 없이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측면이 큰 것으로 비춰진다. 인터넷상에는 사실과 전혀 다른 내용이 전파되거나 추측성 댓글들도 퍼지고 있는 상황이다.

미스터피자나 호식이두마리치킨처럼 오너가 갑질을 하고 성추행을 했다면 분명 비판 받아야 한다. 하지만 한샘의 경우는 오너나 대표이사가 여직원을 성폭행한 것이 아닌 직원들 간에 벌어진 일이다. 직원들 간에 개인적으로 벌어진 일까지 회사가 관여할 수는 없다. 

물론 상급자인 인사팀장이나 교육담당자가 하급자인 신입직원과 성관계(강제이든 합의이든)를 가졌다는 것은 분명 문제의 소지가 있다. 하지만 이후 한샘은 인사팀장을 해고시켰고 교육담당자 역시 해고시키는 등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 

이후 교육담당자가 복직한 이유는 경찰과 검찰 조사에서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결론이 났기 때문이다. 피해 여직원도 합의된 성관계였다고 이후에 진술(강압이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지만)했고 고소도 취하했기 때문에 회사 입장에서는 법에 따라 그 교육담당자를 복직시킬 수밖에 없었다. 대신 회사는 그 여직원을 보호하기 위해 그 교육담당자를 지방으로 인사 조치했고 여직원에게는 2개월간의 유급 휴가를 제공하기도 했다. 

사측이 그 여직원의 심리를 제대로 케어하지 못한 것은 아쉬움이 남지만, 법을 위반했거나 사건을 축소하기 위한 어떠한 왜곡도 없었다. 한샘은 오히려 이번 사건에 대한 재조사가 제대로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한샘의 고위 임원은 "그 여직원이 아직 20대이고 앞으로 사회생활을 더 오래 해야 하는데 이런 큰일을 겪어 매우 안타깝다"며 "상처받지 않고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보살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20대 젊은 사회 초년생이 첫 직장 생활에서 불미스러운 일을 겪은 것은 큰 충격일 수 있다. 그러나 직원들 간에 있었던 사적인 일탈로 인해 한샘 전체가 '강간 기업', '쓰레기 기업'으로 내몰리며 불매운동으로 번지는 것은 이성적이지 못한 소비자 행동이라 판단된다. 

한샘에서 일하는 본사 직원들만 3000여명에 달하며 계열사, 시공기사 및 협력사 직원들까지 포함하면 1만3000여명에 달한다. 한샘을 구매한 고객들과 주주들까지 포함하면 한샘과 연관된 인원들은 어마어마하다. 한샘 불매운동으로 이 직원들이 모두 실업자 신세가 돼도 상관없다는 것인가. 

이번 사건을 좀 더 이성적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 그 여직원이 변호사(회사에서 변호사 비용 지원해준다고 밝혀)를 선임한 만큼, 만약 재고소를 하면 경찰과 검찰이 재조사를 하면 되고 그 결과 관련자들은 그에 합당한 처벌을 받으면 된다. 이번 사안으로 한샘 전체를 불신하거나, 불매하는 것은 바람직한 소비자 행동으로 보이지 않는다. 

조승희 사건으로 당시 많은 미국인들이 한국인들을 싸잡아 비난하던 때 다른 의견을 가진 한 미국인의 말이 생각난다. 'One person's action has got nothing to do  with the whole nation.(한사람의 행동이 전체 국가를 대표하는 건 아니다.)'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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