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수요 증가로 리튬·코발트 가격 상승…中·日 자원 투자 전념
"산업경쟁력 고려해 자원개발 필요…실패사례만 보지 말아야"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전기차 배터리의 원재료인 리튬과 코발트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국내 화학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미국·중국·독일·한국 등이 예산 문제 등으로 보조금을 축소·폐지하는 상황에서 광물 확보에 실패할 경우 국내 업체들의 원가 부담이 증가, 원재료 확보가 수월한 해외업체에게 밀릴 수 있다.

   
▲ LG화학 연구원들이 오창공장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에서 제품을 점검하고 있다./사진=LG화학


15일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중국에서 거래되는 탄산리튬의 가격은 톤당 약 2557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로 올랐으며, 같은 기간 코발트는 145% 증가한 톤당 8192만원(런던거래소 기준)을 기록했다. 니켈·구리 등 다른 배터리 재료들의 가격도 상승하고 있다.

이같은 광물 가격 상승은 전기차 수요 확대에 기인한다.

미 투자은행 제프리스는 올해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이 120만대였으며, 오는 2030년에는 3150만대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중국의 경우 지난해 전세계 판매량의 45%를 차지하는 등 전기차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영국·프랑스·네덜란드·노르웨이 등이 내연기관 자동차 퇴출 계획을 수립한 것도 전기차 수요 증가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일본 등의 국가들은 리튬·코발트 등 주요 원재료 확보에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전기차 전용 주차장에서 충전중인 SM3 Z.E.와 레이EV/사진=미디어펜


세계 리툼의 40%를 소비하는 중국은 국영기업과 민간기업들이 앞다퉈 리튬 광산에 투자하고 있다. 중국 최대 리튬 생산업체는 텐치리튬은 지난 2014년 호주 광산기업 텔리슨 지분 51%를 확보했으며, 배터리 생산업체 간펑리튬은 올 초 아르헨티나 리튬 프로젝트 지분 20% 가량을 인수한 바 있다.

또한 콩고에 270억달러를 투자, 현지에서 생산된 코발트의 90%를 수입하고 있다. 콩고는 전 세계 생산량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일본 내 종합상사가 지난 2009년부터 아르헨티나·볼리비아 등에서 리튬 광산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2011년에는 도요타통상이 호주 오로코브레와 특수목적회사(SPC)를 공동 설립하는 등 리튬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광물투자의 첨병인 광물공사의 손발이 묶여 자원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다. 공사는 현재 5조5000억원 상당의 부채를 안고 있으며, 이명박 정부의 해외지원개발 관련 박근혜·문재인 정부의 감사원 감사 검찰수사가 장기화되면서 신규 사업도 사실상 전면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민간기업이 자원개발을 주도하는 외국과 달리 공기업 위주로 진행돼 광물공사의 역할이 필요하다"며 "실패사례들만 보지 말고 향후 광물 가격·산업경쟁력 등을 고려, 자원개발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