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올해 초 14척·8억달러 수주
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수주 기대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세계 경기 회복과 국제유가 상승세 및 국제해사기구(IMO) 환경규제 등으로 조선업 시황회복이 기대되는 가운데 업계가 연초부터 선박 인도·수주에 성공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올해 수주 목표를 지난해 대비 35% 높인 132억달러로 잡았으며,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도 각각 19%, 67% 많은 82억달러, 50억달러로 설정했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쿠웨이트 국영 선사인 KITC사와 8만4000㎥급 초대형 LPG운반선(VLGC) 3척(2억2000만달러 규모)의 선박 건조계약을 체결한 것을 포함, 올해 들어 지금까지 총 14척의 선박을 수주했다.

총 계약규모는 지난해 1월 대비 4배 수준인 8억달러로, 지난 2014년 이후 최대치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현대삼호중공업은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및 초대형광물운반선(VLOC) 등 총 6척, 현대미포조선 역시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선)과 1800TEU급 컨테이너선 등 총 5척을 수주한 바 있다.

   
▲ 24일 쿠웨이트 KTOC 본사에서 가삼현 현대중공업 그룹선박해양영업 대표(오른쪽)와 셰이크 탈랄 칼레드 알-아마드 알-사바 KTOC 최고경영자(CEO)가 초대형 LPG운반선 계약식을 진행하고 있다./사진=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12월에만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을 비롯해 총 21척(19억달러)을 수주한 것을 근거로 올해도 수주 전망이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연초부터 가스선·유조선을 중심으로 선주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현재 계약된 옵션과 건조의향서(L/I) 등을 볼 때 조만간 LNG운반선·LPG운반선·P/C선 등을 추가로 수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올해 현재까지 수주 실적은 없지만 현지 생산 공장에 선박을 인도하는 등 실적을 기반으로 수주를 노리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5일 건조 중인 세계 최대 규모 부유식 원유생산 저장 및 하역설비(FPSO)인 '에지나 FPSO'가 거제조선소에서 출항한지 84일 만에 나이지리아 라고스 생산 거점에 입항했다고 밝혔다.

계약 규모 30억달러의 에지나 FPSO 수주는 설계·구매·제작·운송·시운전 등을 총괄하는 턴키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이 설비가 원유 생산에 투입되는 올 하반기에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추가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고 삼성중공업은 설명했다.

   
▲ (왼쪽부터)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선·대우조선해양 다동 본사/사진=각 사


또한 현재 나이지리아 자바자바 FPSO와 셸 봉가 FPSO 및 노르웨이 스타토일의 요한카스트버그 FPSO 등의 수주 경쟁에 참여했으며, 베트남 블록B 해양플랜트 수주를 놓고 현대중공업 및 맥더못과 각축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영국해군으로부터 수주한 군수지원함 4척 중 마지막 호선 명명식을 진행했다. 이 지원함은 지난 2012년 수주한 'MARS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올해 상반기까지 마무리 작업을 진행하고 영국해군에 인도될 예정이다.

아울러 그동안 독자 기술 개발·높은 수주 실적 등을 이유로 LNG선 수주를 기대하고 있으며, 30만톤급 VLCC의 건조 마진이 1%인 것을 비롯해 최대 2%인 기존 선박에 비해 LNG선은 5~10%의 영업이익률을 낼 수 있어 실적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밖에도 현대상선이 올해 20척을 발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일부를 대우조선해양에 맡길 것으로 전해지면서 수주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으며 오는 7월1일 발족하는 한국해양진흥공사가 발주할 일감도 수주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수주에 있어 최근 실적이 중시되는 조선 특성상 연초부터 낭보가 이어지면 향후 계약 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선박 건조 비용의 10~20%를 차지하는 후판 가격이 상승해 원가경쟁력이 약화되면 업황 회복을 활용하지 못할 수 있으며, 금융 논리에 기반한 수주 가이드라인이 유지되는 한 '치킨게임'에서 선전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협조를 당부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