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 계열 호텔들 방송에 나와...청소직원들 아웃소싱 및 교육 부실 원인
   
▲ 호텔 청소 직원이 수세미로 변기를 청소하고 있다. 이후 이 직원은 같은 수세미로 객실내 물컵도 닦는다./TV조선 캡처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국내 특급호텔에서도 변기에 사용하는 수세미로 컵을 닦는 장면이 국내 한 방송사에서 보도되면서 호텔업계가 발칵 뒤집혔다. 특히 보도에 나온 호텔들은 국내 굴지의 대기업 계열 호텔들이라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네티즌들은 중국과 다른 게 없다며 분노의 글들을 쏟아내고 있다. 호텔업계에서는 이런 보도로 국내 특급호텔 전체에 대한 불신감이 커지지 않을까 우려를 나타냈다. 아울러 힐튼이나 하얏트, 메리어트 등 글로벌 체인 호텔들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TV조선은 지난 4일 오후 '변기 닦은 수세미로 컵까지...일부 국내 특급호텔 청소법', '변기물로 청소 특급호텔 비품...오염 10배'라는 제목의 방송을 내보냈다. 지난해 말 중국의 캠핀스키호텔, 샹그릴라호텔, 쉐라톤호텔 등에서 변기를 닦는 브러쉬로 세면대와 컵을 닦는 동영상이 퍼지면서 중국 전역이 발칵 뒤집힌 것에 착안해 기획된 보도로 보인다. 

이번 방송에 나온 호텔들은 서울 W 호텔과 S호텔, L 호텔로 추정됐다. 특히 해당 호텔들은 모두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호텔들이라는 점에서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방송에 나온 호텔 관계자는 "구청이나 시청에서 위생 점검을 항상 정기적으로 받고 있다"며 "지난해 중국발 호텔 사건에 대해 말이 안 되는, 사람으로 할 수 없는 행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상은 전혀 달랐다. 청소 직원은 수세미로 변기 속 물을 적신 뒤 변기를 닦고 또 그 수세미 그대로 세제를 묻혀 컵을 닦았다. 특히 컵 물기 제거는 투숙객이 사용한 뒤 바닥에 던져 놓은 수건으로 닦았다. 

또 객실 내 컵의 세균을 측정한 결과 공중위생 기준치의 2배에 육박했다. 세제 없이 물로만 컵을 씻고 있었기 때문이다. 컵뿐만 아니라 객실내 소파나 리모콘 등의 오염도도 매우 심각한 것으로 TV조선은 보도했다. 

이 보도가 나간 이후 "중국 욕할 거 없네", "이거 실화냐? 이런 호텔 문 닫게 해야한다" 등의 네티즌들의 분노의 글들이 쏟아졌다. 
   
▲ 호텔 직원이 변기에 사용한 수세미로 물컵을 닦고 있다./사진=TV조선 캡처

회원수 50만명이 넘는 호텔 관련 카페에서도 "변기물에 먹을 거 빠지면 씻어서 먹나요", "이제 숙박시설 일부러 안가기로 했다. 청소직원들 마인드가 저런데 5성급이 무슨 소용인지 모르겠다", "편히 쉬려고 호텔 가는데 병 얻어 오겠다" 등 호텔에 대한 불신감을 나타냈다. 

이에 호텔업계에서는 그 원인을 ▲청소직원들에 대한 아웃소싱, ▲시청과 구청의 관리감독 부재, ▲청소직원들에 대한 부실한 교육 등을 꼽았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청소직원들이 대부분 외주업체 소속이고 혼자서 청소를 하다 보니 교육이나 관리감독을 철저히 할 수 없는 현실로 보인다"며 "국내 대기업 호텔들이 이런 상황인데 아웃소싱을 많이 주는 글로벌 호텔 체인들은 심하면 심했지 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음식에 대해서는 구청이나 시청에서 위생 점검을 하는데 청소와 관련한 것은 지자체에서 관리감독하는 게 없다"며 "향후에는 청소도 지자체에서 관리감독하는 방안이 마련됐으면 하고 객실에 살균기를 비치하든, 청소직원들의 교육이나 추가 배치 등 여러 해결 방안이 나와야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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