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석 에경원 연구위원 "발전원 특성, 에너지 여건 등에 따라 에너지믹스"
신규원전 6기 매몰비용 및 월성1호기 잔존가치 1조5000억원
[미디어펜=나광호 기자]"발전원은 각각 특성이 달라 에너지믹스는 여건에 맞춰 설정해야 하며, 지금의 에너지전환 정책은 에너지안보와 경제적 측면에서 손실을 감수하는 것으로, 향후 이로 인한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노동석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예인경영문화원 주체로 열린 '에너지믹스 정책토론회'에서 "지난 2011년 발생한 대정전은 2006년 수립된 3차 전력수급계획에서 전력 수요를 과소예측한 것의 결과"라며 이같이 말했다.

노 연구위원은 "수요를 과소예측하면 미래 불안정성이 증가하고, 발전소 건설에 차질이 생긴다"면서 정부가 이번 겨울 최대 전력수요를 8520만kW로 예상했으나, 지난달 11일 300만kW 가량 모자랐던 것을 근거로 전력수요를 보수적으로 잡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전기료가 10.9% 인상될 것으로 전망했으나, 이는 기술혁신으로 인한 신재생에너지 발전비용 하락을 전제로 한 것"이라며 "재생에너지 확대에 의한 출력 변동성 보완을 위한 밸런싱·송전망 비용 등으로 실제로는 20% 가량 올라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에너지믹스 토론회'에서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앞줄 왼쪽에서 세 번째)·노동석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앞줄 왼쪽에서 네 번째)·원동준 인하대 전기공학과 교수(뒷중 왼쪽) 등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노 연구위원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증가는 기존 발전기들의 가동률 저하를 야기, 가스·열병합발전을 비롯한 발전업계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실제로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은 독일의 전력사들은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도 말했다.

이어 "탈원전은 원전수출과 별개라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석탄발전이 미세먼지 배출의 주범인지 여부와 수요자원 거래제도(DR)의 실적 등에 대한 검증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원동준 인하대 전기공학과 교수는 "에너지원을 분산하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보면 양적 확대에 치중했다"며 "전력계통 안정화를 위한 재생에너지 연계 규정 및 분산전원 효과 극대화 정책 등 제도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 교수는 "발전소를 더 지어야 한다는 것은 에너지가 모자라서가 아니라 피크 시간대 등 순간적으로 전력수요가 급증하는 것에 대한 대비 차원"이라며 "수요관리를 할 수 있다면 에너지믹스를 더욱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증가하면 '덕커브' 현상이 발생하고, 신재생에너지 활용률을 고려하면 새로운 송변전 설비의 이용률은 낮을 것"이라며 "이에 대해 블랙아웃을 대비한 에너지저장시스템(ESS) 확충이 필요하지만 현재 수급계획에 따르면 변동성 대응이 부족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신고리 5·6호기 전경/사진=연합뉴스


이 자리에 참석한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에너지정책이 준비되지 않는다면 논의 자체가 불가능하다"면서 "원전과 신재생에너지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합리적인 에너지믹스 관련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대만·호주·미국 일부 주의 사례를 볼 때 급격한 탈원전 및 신재생에너지 비중 확대는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며 "국가경쟁력 퇴행 및 국민 불편이 야기하는 것이 적폐"라고 힐난했다.  

이밖에도 강창호 원자력정책연대 법리위원장은 8차 전력수급계획이 상위규정인 에너지기본계획과 맞지 않는 측면이 있으며, 신규원전 6기 매몰비용과 월성1호기 잔존가치를 포함해 총 1조5000억원의 세금이 낭비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영훈 바른사회시민회의 경제실장은 "우리사회가 왜 원전을 선택했었는지 고려해야할 필요가 있다"면서 "매몰비용와 기회비용 등의 비용이 미래세대에 전가될텐데 관련 논의와 소통이 충분히 이뤄졌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김 의원, 노 연구위원, 원 교수 외에도 이종명 자유한국당 의원, 장대현 경북부유식해상풍력 대표, 조용환 한국농어촌빅텐트 사무총장 등이 참석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