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지분으로 의결권 확보, '자본 시장' 효율성"
"정부의 대기업 '지배구조' 압박, 한국이 유일"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삼성전자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정부의 압박이 거세진 가운데 다음 달 열리는 이사회에서 이에 대해 어떤 처방을 내놓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5%의 지분으로 기업을 운영하는 것이 자유시장의 장점”이라며 ‘기업의 경영 자유’를 보장해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다음 달 23일 주주총회를 열고 지난해 말 사장단 인사에서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김기남, 김현석, 고동진 사장을 새로운 사내이사로 선임한다. 또 지난해 말 최고재무책임자에서 물러난 이상훈 사장을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할 예정이다.

   
▲ 삼성 로고가 새겨진 유리 문./사진=연합뉴스


재계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이번 이사회를 통해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처방을 내놓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문재인 정부는 “대기업 집단의 순환출자 고리를 끊고 5%의 지분으로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는 현 상황을 타개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특히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배구조 개편에 적극적이지 않은 대기업을 상대로 강도 높은 규제를 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상태다.

하지만 정부의 지배구조에 대한 압박은 ‘이례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기업의 지배구조에 대해 정부가 관여하지 않는다. 기업이 자율적으로 결정해야할 사항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또 5%의 지분으로 지배력을 유지하는 것은 잘못됐다는 정부의 논리는 ‘시장경제’ 원리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부분의 선진국은 차등의결권제도를 이용해 회사를 완전히 지배한다”며 “지분만큼 의결권 또는 지배권을 가져야 한다는 것은 낡은 이론”이라고 지적했다. 또 “좋은 기업지배구조란 기업의 성장과 생존에 가장 유리한 구조”라고 덧붙였다.

현진권 전 자유경제원 원장은 “대주주의 지분은 3% 뿐이지만 이 지분으로 전체를 지배하도록 만들어주는 것이 자본시장의 효율성”이라며 “문재인 대통령 역시 41.08%의 득표율로 당선 됐지만 대한민국의 전권을 쥘 수 있는 것도 이와 마찬가지 원리”라고 설명했다.

김정호 연세대 경제대학원 특임교수는 ‘시장경제 공부합시다’ 방송을 통해 “기업 정책이 제대로 되려면 기업의 매출이 늘고, 투자가 왕성해지고, 고용이 늘어나야 하는 것”이라며 “계열사 지분을 처분하는 것으로 이 같은 효과를 낼 수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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