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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언으로 배우는 시장경제⑧]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돼 있다
비정규직 해고 및 산업경쟁력 약화 야기한 최저임금 인상
대형마트·전통시장 모두에 피해 입힌 대형마트 의무휴엽
승인 | 나광호 기자 | n043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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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8-03-19 15:4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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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펜=나광호 기자]'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되어 있다'는 서양의 격언은 언뜻보기에 화려하고 좋아 보였던 정책들이 엄청난 부작용을 일으키거나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아르바이트 근로자들의 소득을 높이기 위해 최저임금을 지난해 대비 16.4% 올렸지만, 이로 인해 편의점·음식점·패스트푸드 체인점 아르바이트 및 아파트 경비원 등 비정규직이 해고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19일 아르바이트 전문포털 '알바천국'이 최저임금 인상 결정 후 해고 또는 근무시간 단축 통보를 조사한 결과 '해고됐다'고 응답한 비율은 10명 중 1명 수준인 9%에 달했다. '근무시간이 단축됐다'와 '사업장 내 무인기계 도입으로 해고된 경험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각각 16.9%·6.5%로 집계됐다.

알바천국은 지난해 연간 및 4분기 아르바이트 소득지수 동향을 근거로 평균 시급액이 증가한 반면, 주간 평균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월평균 소득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4분기 월평균 아르바이트 소득은 전년 동기 대비 1만8465원(2.8%) 감소한 64만9794원으로, 지난 2013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또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해고 우려를 묻는 질문에는 72%가 '그렇다'고 대답했으며, '구직이 어려워질 것'과 '근무강도가 심화될 것'이라고 답한 비율도 각각 33.3%·16.9%로 나타났다.

서울 양천구에 거주하는 김 모씨(29)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월급이 늘어날 줄 알았는데 돌아온 것은 해고통지서"라며 "알바 자리를 구하는 곳이 줄어든 반면 구직자는 늘어나 경쟁만 심화됐다"며 한숨을 쉬었다.

   
▲ 아르바이트 월평균 소득 및 근로시간 추이(단위 : 원·시간)/자료=알바천국


이처럼 '선의'로 도입한 정책이 당사자 뿐만 아니라 다른 경제주체들에게도 피해를 준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2011년 전통시장을 보호하겠다는 명분으로 대형마트 및 복합쇼핑몰 휴업을 골자로 한 유통산업발전법이 도입돼 대형마트의 매출은 규제 도입 이전 대비 6.4% 감소한 반면, 전통시장의 매출에는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춘한 경기과학대학교 교수는 "2016년 오픈 이후 1년간 1000만명 가량이 스타필드 하남점을 방문했다"며 "이 중 1%만 주변 상권을 이용해도 하남시 인구의 43%가 방문한 효과를 나타내지만 복합쇼핑몰 휴업시 이같은 효과가 반감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복합쇼핑몰의 경쟁상대는 주변 전통시장이 아닌 놀이공원·여행지·타 복합쇼핑몰"이라며 "경쟁 범위 및 소비패턴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지난해 9월 서울 홍대에서 열린 '유통산업발전법 관련 토론회'에서 조춘한 경기과학기술대학교 교수가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 변화가 유통업의 변화에 미친 영향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컨슈머워치


일명 '단통법'으로 불리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역시 누구든 보조금 차별 없이 휴대폰 단말기를 구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차원으로 도입됐으나, 소비자들의 부담 증가로 단말기 판매가 감소해 이동통신대리점들이 잇따라 문을 닫은 바 있다.

2006년 폐지됐다가 2010년 부활한 중소기업적합업종은 경쟁력 확대를 기대했던 중소·영세업체들이 큰 혜택을 보지 못하고 외국계 업체들에게 '의문의 1승'을 안긴 제도로 평가된다.

이 제도로 인해 △한식 △중식 △일식 △서양식 △기타 외국식 △분식 및 김밥 △기타 음식점업에 대해 대기업의 신규 진입이 금지되고 기존에 진출한 대기업의 출점도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반면, 외국계 업체들은 이에 저촉되지 않아 빠르게 시장점유율을 늘린 것으로 조사됐다.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아무리 나쁜 결과로 끝난 일이라고 해도 애초에 그 일을 시작한 동기는 선의'라고 지적한 것처럼 저임금 및 경쟁 압력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겠다는 선의로 시작된 정책들이었기에 비판하기 어려운 점이 있지만, 이런 사례가 반복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결과에 대한 심도있는 고민이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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