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26일 국회에 발의할 예정인 '대한민국헌법 개정안'에 대해 사실상 사회주의 경제화로 향하고 있다는 주장이 23일 제기됐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는 이날 바른사회시민회의와 펜앤드마이크 주최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정체성 위기다' 제1회 자유지성인 대회에서 개헌안의 토지공개념과 노동시장 규제 강화 등을 지적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병태 교수는 문재인 대통령의 개헌안에 대해 "노동자의 경영참여를 보장할 뿐더러 복지를 국가의 시혜에서 권리로 정의하여 시장의 영역을 극도로 축소하고 있다"며 "이는 일종의 사회주의 경제화"라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이날 오후 세션2 '문재인 정부 경제부문 중간평가'에서 주제발표를 통해 "한국이 OECD 최하위권의 재산권 보호 수준에 불과하고 한국이 선진경제그룹에 끼지 못하고 사실상 남미 그룹에 속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이 교수는 관련 국제지표를 들어가며 "한국 노동시장의 자유도와 정부에 대한 신뢰가 극히 부진하다"며 "최저임금 대폭인상·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연장근로 규제·파견근로 규제로 대변되는 경직된 노동정책과 유통가격 통제·이동통신 보통요금제·부동산규제 등 시장개입의 노골적인 확대가 여전하다"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이에 대해 김영란법·단통법·대형마트 강제휴무제 합헌 판결을 예시로 들면서 "법원이나 헌법재판소도 시장 자율의 범위에 대한 기준이 없는 나라"라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문재인 정부의 경제철학인 일명 J노믹스에 대해 "기회는 균등하고 절차는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운 나라를 만들겠다는 국가주의"라며 "경제시스템 상의 수많은 거래에 정부가 관여·개입하는 것은 그 자체가 공정성과 정의에 반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 교수는 "문재인 정부가 주창하고 있는 평등·공정·정의로움은 객관적으로 정의할 수도 없는 상대적이며 상호 충돌적인 목표"라며 "국가의 개입이 클수록 혁신 경쟁이 아니라 로비 경쟁이 일어나고 거래상대자 보다 권력을 가진 제3자는 도덕적 해이와 부패의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 바른사회시민회의와 펜앤드마이크 주최로 23일 오전10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정체성 위기다' 제1회 자유지성인 대회에서 세션1 '문재인정부 개헌, 체제 변혁을 모색하나' 토론회에서 민경국 강원대 명예교수가 기조발제를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세간의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일자리 이슈에 대해서도 이 교수는 인구 백만명 당 히든챔피언 기업 수·산업별 취업자수 변화율·300인 이상 고용기업 등 대기업 재조업 추이 통계를 제시하면서 "IMF외환위기 후 최저인 제조업 평균가동률 등 우리나라 일자리 문제의 본질은 대기업이 없다는 점에 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이날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론에 대해서도 "형의 영양을 좋게 하면 동생의 키도 키운다는 궤변"이라면서 "내생변수끼리의 상관관계를 인과요인으로 연결하는 오류의 가능성이 크고 대한민국이 이에 따른 전형적인 악순환의 길로 갈 위험이 크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우리나라는 성장의 대외의존도가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이며 고용 대부분이 영세기업·자영업자에 의해 이루어진 경제"라면서 "임금주도 성장이론은 대외 의존도가 높은 분야의 글로벌 경쟁력 약화를 초래하고 임금인상 자체가 생산원가의 요인 압력으로 크게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열린 자유지성인 대회는 세션1 '문재인정부 개헌, 체제 변혁을 모색하나' 및 세션2 '문재인 정부 부문별 중간평가', 'PenN 칼리지 구성운영 방안 발표' 등으로 진행됐다.

세션 1에서는 민경국 강원대 명예교수가 '자유와 번영을 위한 헌법적 구조'를 주제로 기조발제했고, 김인영 한림대 정치행정학과 교수가 '4년 연임 대통령제와 미흡한 권력 분산의 불편한 조합'을 주제로,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가 '경제관련 조항의 개헌 방향'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장영수 고려대 법합전문대학원 교수와 양준모 연세대 정경대학 교수가 문재인 정부의 개헌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다.

세션 2에서는 이병태 교수의 경제부문 발제 후 박기성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와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 소장이 토론자로 나섰고, 외교안보 부문에서는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장이 '현 정부의 외교안보정책 평가'를 주제로 발제한 가운데 이지수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와 박재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가 패널로서 토론했다.

마지막으로 교육부문에서는 이성호 중앙대 교육학과 교수가 '문재인 정부의 교육정책을 분석한다'를 주제로 발제했고, 천세영 충남대 교육학과 교수와 황영남 미래교육자유포럼 대표가 토론자로 나섰다.

이날 세션1과 세션2 진행은 각각 한희원 동국대 법무대학원장과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 유호열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 및 박인환 건국대 행정대학원 교수가 맡았다.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는 이날 오전 행사를 시작하면서 '자유인 선언'을 통해 "이 나라가 내부에서 자라난 적대세력의 도전을 맞아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며 "이 나라는 자유인의 공화국이고 우리가 나아갈 길은 더 큰 자유민주와 더 넓은 자유통상과 더 강한 자유동맹"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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