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20곳 철강사 모여 회의 개최… '영세 업체 실적 자료도 못 내'
쿼터량 배분 정하지 못한 채 해산…다음주께 윤곽 잡힐듯
[미디어펜=박유진 기자] 철강업계가 미국 수출 쿼터제 시행일을 코앞에 놓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이다.

   
▲ SAW강관의 모습/사진=세아제강 제공


26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한국철강협회와 철강사들은 쿼터 배분 논의를 위한 회의를 가졌다. 미국이 내달 1일부터 한국산 철강에 대해 수입할당제(쿼터)를 시행키로 하면서 기업별로 품목별 수출 물량을 정하기 위해서다.

철강협회는 이날 각 업체마다 2015~2017년 대미 수출 실적 물량을 제출할 것을 통보했지만 일부 업체의 자료가 누락되는 등 논의점을 마련하기 쉽지 않아 다음주께 회의를 재진행하기로 했다.

참여사만 20여곳에 달해 합의점을 좁히기 쉽지 않고, 포스코나 현대제철 같은 대기업을 제외하고선 중소기업이나 영세 업체가 많아 실적 자료 제출 마저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A철강사 관계자는 "쿼터량을 정하기 위해 각 업체별로 2015~2017년 대미 수출 실적을 제출키로 했는데 일부 업체의 준비가 미흡해 결국 다음주로 회의가 미뤄졌다"면서 "실적에 따라 업체별로 쿼터량의 유불리가 있어 관련 자료 제출이 모두 끝나면 본격적인 배분 기준이 논의될 것것이다"고 말했다.

쿼터제 실행 시 수출 타격이 가장 우려되는 분야는 유정용강관(OCTG)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미국항 철강재 수출량은 354만t으로 유정용강관의 비중이 57%에 달한다.

유정용강관 대미 수출이 많은 국내 업체는 세아제강, 넥스틸, 휴스틸 등인데 기존까지 수출 물량이 가장 많은 업체가 쿼터 배분 물량을 가장 많이 가져갈 확률이 크다.

이 경우 2015~2016년 기준 대미 강관 수출량 1위는 넥스틸, 2017년은 세아제강이 1위를 차지해 두 업체 간 물량 배분이 쟁점이 될 전망이다.

현재 넥스틸의 경우 쿼터량 배분에서 실익이 크지 않더라도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4월 1차 연도(2014~2015년) 연례재심 최종 판결 당시 미 상무부로부터 24.92%의 덤핑마진율을 받아 체질개선을 실시해 대미 강관 수출 의존도가 낮아졌다는 입장이다.

반대로 세아제강은 업황 회복에 따라 지난해부터 강관 수출 물량이 늘고 있어 쿼터제 시행에 따른 실적 하락을 걱정하고 있다.

강관업계 관계자는 "북미지역 유정용강관 시장 회복세로 지난해 한국의 강관수출 물량이 전년대비 증가하였다. 쿼터제 시행으로 수출 물량이 제한될 것으로 보이나, 세부 내용이 확정되는 것을 지켜보며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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