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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홍대에 오픈한 아주그룹 '라이즈호텔', '온고지신'과 '사대주의'
에이스호텔 벤치마킹, 여러 시도에도 불구 '한국적 매력' 찾기 어려워...편안함과 익숙함과는 거리 멀어
승인 | 김영진 부장 | yjkim@mediap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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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8-04-29 15: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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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즈호텔 4층에 설치된 권경환 작가의 작품./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지난 24일 아주그룹이 서울 양화로에 오픈한 '라이즈 오토그래프 컬렉션 호텔'을 찾았다. 이 호텔은 옛 서교호텔 자리에 재건축을 한 것이지만 2014년 철거를 시작해 약 4년 간 건물과 브랜딩을 새롭게 했다는 점에서 신축 호텔과 마찬가지다. 

라이즈호텔은 'Reveal YourSelf Expression'의 약자를 따 라이즈(RYSE)라고 지었고 미국 메리어트호텔 브랜드인 '오토그래프 컬렉션'과 제휴를 맺었다. 즉 호텔 오너는 아주그룹(아주호텔서교)이며 매니지먼트는 메리어트호텔이 맡고 있는 것이다. 오토그래프 컬렉션 브랜드는 JW메리어트와 코트야드 메리어트 사이의 중간급 브랜드이며 일관된 가이드라인으로 호텔을 운영하기보다 각 호텔이 위치한 국가, 지역의 문화 등을 반영해 운영하는 특성이 있다. 메리어트 카테고리는 7을 받았다. 국내에서는 몇년 전 서울 시청의 더 플라자 호텔(카테고리 6)이 오토그래프 컬렉션 브랜드를 달았다.

라이즈호텔은 지하 2층에서 지상 20층 건물이며 총 객실수는 272개이다. 객실료는 20만원대에서 100만원대이며 크리에이터룸, 에디터룸, 디렉터룸, 프로듀서룸, 아티스트룸 등으로 구분했다. 이그젝티브 프로듀서 스위트는 1박에 500만원대가 넘는다.

   
▲ 라이즈호텔 4층에 오픈한 태국음식 레스토랑 '롱침'./사진=미디어펜
20층 건물에 272개 객실 보유...숙박객에도 발렛비 부과

주차공간은 100여대 주차 가능하지만 전 고객 대상 발렛 파킹 서비스를 제공한다. 숙박객에게도 1박 기준 1만5000원의 발렛 파킹비를 받는다. 얼마 전 오픈한 포포인츠바이쉐라톤서울강남도 기계식 주차에 주차비를 유료화한 것처럼 국내 호텔에 투숙하려면 주차비도 필수로 체크해야할 것 같다.        

식음료장은 1층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빵집으로 유명한 타르틴 베이커리가 토스트바와 커피바를 구분해 입점했다. 토스트바에서는 맥주 등 주류도 판매한다. 한남동에서 워낙 히트를 친 탓에 오픈 첫날인데도 불구하고 타르틴 베이커리를 맛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호텔 로비를 채웠다. 하지만 토스트바에서 커피를 주문하려면 커피바에서 따로 결제를 하고 직접 가져와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다. 직원 말에 따르면 사업장이 달라 함께 결제를 할 수 없다고 답했다. 

4층은 '롱침(long chim)'이라는 태국음식 레스토랑이 입점했다. 롱침은 호주인 셰프인 '데이비드 톰슨'이 시드니, 멜버른, 싱가포르 등에 운영하고 있는 레스토랑이다. 또 그는 방콕 메트로폴리탄 호텔에 있는 미슐랭1스타 레스토랑 '남(Nahm)의 셰프 출신으로도 유명하다. 보통 조식 레스토랑은 아메리칸 뷔페 레스토랑이 많으나 라이즈호텔은 태국 음식 레스토랑을 메인 레스토랑으로 정했다.  

또 15층은 청담동 위스키 바로 유명한 '르챔버'와 콜라보레이션으로 '사이드 노트 클럽'을 오픈했다. 

그 외의 시설은 '웍스아웃'이라는 스트리트 패션 편집샵이 오픈했고 지하에는 아라리오 갤러리가 오픈했다. 피트니스클럽도 있으나 공간이 크지 않고 샤워시설이나 운동복 대여도 없다. 메리어트 상위 멤버들을 위한 클럽 라운지도 운영하고 있지 않다. 

에이스호텔 느낌 강해...인테리어 디자인, 브랜드 디자인 등 거의 외국인들이 맡아

객실은 미국 에이스호텔을 벤치마킹한 흔적이 여럿 보였다. 호텔 전체적으로 빈티지함이 강했다. 미국 에이스호텔은 신규 호텔 브랜드 중 가장 성공한 케이스이며 국내 호텔에서도 에이스호텔을 많이 따라하고 있다.  

샴푸와 같은 어메니티는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는 자체 브랜드였고 각 객실에는 블루투스 스피커 붐 박스와 패션 브랜드 이세(IISE)가 디자인한 목욕가운이 비치돼 있다. 이세는 직원들의 유니폼도 디자인했다. 라이즈호텔 직원들의 유니폼은 기존 특급호텔에서 봤었던 정형화된 유니폼이 아닌 점퍼와 바지, 운동화 등으로 캐주얼함을 강조했다.

상위 룸에는 네스프레소 캡슐 커피를 제공하나 일반 룸에는 일반 커피를 제공했다. 욕실은 샤워 시설과 변기 시설을 서로 보이게 해서 가족들이 이용하기에는 적절해 보이지 않았다.

라이즈호텔은 기존 호텔들과는 다른 시도를 한 것으로 보인다. 메인 레스토랑을 태국음식 레스토랑으로 정한 것도 그러하고 호텔 로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오너의 취향이 담긴 유명 작가들의 작품들로도 채우지 않았다. 직원들의 자유로운 태도도 한국 호텔에서 흔히 볼 수 없는 모습이다. 
   
▲ 라이즈호텔 객실 내부./사진=미디어펜
우리나라의 호텔 문화는 초기에는 일본 오쿠라호텔과 제국호텔의 영향을 받은 롯데호텔과 신라호텔, 워커힐호텔 등이 주도했다면 지금은 미국식으로 넘어가고 있는 단계로 보여진다.

홍보 마케팅 방식도 기존 매체들을 배제하고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호텔을 오픈하면서 그 흔한 기자간담회 한번 진행하지 않았다. 하지만 라이즈호텔의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1300여명 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리 성공한 홍보 마케팅으로 보이지 않는다.   

라이즈호텔은 대단히 미국적이다. 그 배경은 호텔 오너이자 대표인 문윤회 아주호텔앤리조트 대표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여진다. 그는 어릴 때 영국 국적을 가지기도 했으며 공부는 미국 코넬대에서 했다.

아주그룹은 이 호텔을 오픈하면서 전체적으로는 에이스호텔을 벤치마킹했고 여러 아티스트들과 협업했다. 투자한 금액도 어마어마한 것으로 보여진다. 참여한 아티스트들은 외국인이 많다. 인테리어 디자인은 베를린의 소호 하우스 설계를 맡았던 디자인 건축 회사 '미켈리스 보이드'가 맡았고 브랜드 디렉터도 외국인을 영입했다. 

그 외에 호텔 내부에 작품들과 인테리어 등은 대부분 외국 아티스트들이 맡았다. 1층부터 4층까지 이어지는 설치작품을 맡은 권경환 작가가 한국 작가로는 거의 유일해 보인다. 룸에 비치된 작품을 맡은 캐스퍼 강도 한국계 미국인으로 알려져 있다. 

라이즈호텔은 여러모로 기존 호텔들과는 다른 시도를 한 것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이런 모습은 한국 호텔문화에서는 낯설겠지만 미국이나 해외에서는 그리 낯선 풍경도 아니다. 라이즈호텔은 해외에 있던 것을 한국에 들여온 것이지 전혀 새로운 걸 보여준 게 아니다. 또 그것이 성공을 담보하지도 않는다.

뉴욕같은 호텔 서울서 통할까...편안함과 익숙함과는 거리 멀어, 한국적인 고민 결여 

호텔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새로움을 선호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익숙함과 편안함을 찾기 위해 호텔을 선택하는 경우가 크다. 그래서 하얏트 브랜드만 가는 사람이 있고 인터컨티넨탈만 가는 사람도 많다. 전 세계 어디를 가든 그 호텔 브랜드에서 기대할 수 있는 편안함과 익숙함이 있기 때문이다. 

또 라이즈호텔은 홍대의 스트리트한 감성을 고려했다고 하지만, 딱히 홍대 문화와 어울려 보이지 않는다. 태국음식 레스토랑도 그러하고 위스키바 '사이드 노트 클럽'도 그렇다. '사이트 노트 클럽'은 홍대 클럽에 자주 가는 사람보다 홍대에 가끔 가는데 갈 곳을 찾지 못하는 중장년층들이 선호할 것 같다. 
   
▲ 라이즈호텔 욕실 내부. 통유리로 돼 있어 가족 투숙객들에게는 적합하지 않아 보인다./사진=미디어펜
라이즈호텔을 보면서 '온고지신'과 '사대주의'라는 말이 떠올랐다. 온고지신은 옛 것을 익히고 새 것을 안다는 뜻이며, 사대주의는 주체성이나 자주성 없이 세력이 큰 나라나 강한 자에서 의존하는 성향을 말한다. 

라이즈호텔을 오픈한 '라이즈팀'은 이 호텔을 오픈하면서 외국의 것, 새로운 것을 찾으려는 노력을 했을지 모르나 우리의 것을 찾으려는 노력은 어느 정도 했는지 묻고 싶다. 수입된 것이라고 다 좋은 것인가.  몇년 전 서울에 오픈한 포시즌스 호텔은 세계적인 럭셔리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적인 디자인을 호텔에 담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포시즌스 호텔의 라운지 이름을 '마루'로 정할 정도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뉴욕을 느끼고 싶어 서울을 방문할까. 서울에서 뉴욕을 느끼고 싶어 라이즈호텔을 찾아갈까. 그런 점에 있어서 라이즈호텔은 한국 호텔업에 그리 주목할 만한 호텔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트렌디함은 클래식함을 이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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