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앞에서는 해결 의지 밝혔지만 핵심은 빼고 허용...롯데면세점·롯데호텔 제외 '중국의 뒤끝'보여줘
   
▲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오픈 당시 중국인 관광객들이 대거 몰려 쇼핑을 즐겼다./사진=롯데면세점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중국 당국이 한국행 단체관광을 잇달아 허용한다는 소식이 들려오고는 있지만 정작 면세점 업계에서는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있다. 단체 관광의 핵심인 온라인 판매, 전세기, 크루즈선 등은 풀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단체관광에서 온라인과 전세기, 크루즈선 비중은 90%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롯데호텔 숙박이나 롯데면세점 쇼핑을 관광 상품에 포함하지 않아 중국의 '뒤끝'을 보여준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 문화여유부는 지난 7일 충칭에서 여행사들을 소집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으로 금지됐던 한국행 단체관광을 허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중국인들의 한국 단체관광이 허용된 지역은 베이징, 산둥, 우한 등 총 네 곳으로 늘었다. 

중국 현지에서는 조만간 한국행 관광 최대 시장인 광둥성과 상하이도 한국 단체관광을 허용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이런 소식에 이날 주식시장에서는 중국 소비주인 화장품, 면세점, 호텔, 여행주 등이 상승세를 탔다. 

하지만 면세점 업계에서는 이러한 소식에 큰 기대감이 없다는 입장이다. 단체관광에서 가장 중요한 온라인 판매와 전세기 운항, 크루즈선 정박 등은 여전히 제한을 뒀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런 제한을 뒀을 경우 기존 단체관광의 약 10% 정도만 해제된 것이라고 봐도 무방하다는 입장이다. 

면세점 관계자는 "중국 단체관광은 주로 씨트립과 같은 온라인 여행사들을 이용해 판매하고 전세기와 크루즈선 등을 타고 오는 경우가 약 90%였다"며 "이런 강력한 제한을 뒀는데 한국행 단체관광을 허용했다는 것은 껍데기뿐인 허용이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특히 국내 1위인 롯데면세점과 롯데호텔을 관광 상품에 포함시켜서는 안된다는 단서도 달아 중국의 '뒤끝'을 보여준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중국은 여전히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에 대해 반감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면세점 관계자 역시 "외신에서는 중국의 한국행 단체관광을 허용한다고 알리고 있지만, 온라인 판매와 전세기, 크루즈선이 빠진 단체관광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본다"며 "당분간은 개별 관광객들과 보따리상이 주도하는 시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이 이런 껍데기뿐인 단체관광을 허용한 배경은 한국 정부가 중국에 한국 단체관광 제한을 풀어줄 것을 지속 요구한데 따른 제스처라는 지적이다. 지난 3월 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특별대표 자격으로 방한한 양제츠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은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이 문제를 조기에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전한 바 있다.

결국 중국은 문재인 대통령 앞에서는 단체관광을 해결하겠다고 밝혔지만, 내부적으로는 핵심이 빠진 단체관광만 허용한 것이다. 

한편 유통업계에서는 중국 단체관광객 보다 개별 관광객(싼커)에 더욱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달 27일부터 이번 달 4일까지 '중국 노동절 프로모션(4/27~5/31)' 매출을 집계한 결과, 중국인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0.5% 신장했다고 밝혔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외국인 고객 매출 신장률(41.2%)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특히 싼커가 많이 찾는 무역센터점의 경우 중국인 매출 신장률이 174.1%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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