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유진 기자] 경기도지사 자리를 놓고 막판 표심 잡기에 나선 남경필, 이재명 후보간 '네거티브 공방'이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있다.

이재명 후보의 '형수 욕설 음성 파일' 파문에서 출발한 두 후보간 신경전이 가족사라는 사생활추가 폭로로 이어지고 있어 유권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일부 정치 전문가들은 두 후보간 날선 비난 공세에 대해 '후보 검증을 위한 필수 관문'이라고 평가했지만 한편으로는 비판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 15일 자신의 SNS인 페이스북을 통해 "제 아픈 가족사는 늘 마음 속 가시로 남아있다"면서 "네거티브 진흙탕에서 나와 멋진 정책대결의 장으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남경필 후보에 편지글을 남겼다.

자신을 둘러싼 '형수 욕설 녹취 파일' 파문과 관련해 남 후보가 맹비난을 펼치면서 심경글을 남긴 것이다.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남경필 후보는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중앙당사 기자회견까지 열었다. 당시 남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형수 욕설 파일' 존재 사실을 알린 뒤 이 후보의 인격 자질을 의심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이어 민주당 측에 후보 교체 요구를 실시한 상태다.

남 후보의 발언으로 녹취 파일 존재가 전 국민에 알려지자 이 후보는 즉각 대응에 나섰다. 현재 이 후보 측은 인터넷서 녹취 파일과 관련, 자신을 비방하는 글을 올리는 네티즌들을 향해 관련 내용 삭제 조치를 요청한 상태다. 불응 시 민·형사상 대응까지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5일에는 남경필 후보의 경기도지사 시절 '채무제로 선언'에 대해 전면 허위라고 반격에 나섰다.

이어 같은 날 백종덕 이재명 후보 캠프의 대변인은 "가슴 아픈 가족사를 정치에 악용하지 말아야 한다"며 "남 후보 아들의 성추행, 마약 밀반입 시도, 여성 마약 권유 등과 같은 일을 선거에 끌어드리지 않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는 입장을 내놨다.

   
▲ 경기도지사 자리를 놓고 네거티브 공방에 나선 남경필 후보와 이재명 후보간 설전이 진흙탕 싸움으로 예고되고 있다

남 후보에 아픈 가족사를 언급하며 사실상 진흙탕 싸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예고한 셈인데, 
양측이 폭로전으로 후보 검증에 나서 '클린 선거'가 사라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영환 바른미래당 경기지사 후보는 1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남경필 후보에) 진흙탕 싸움판을 당장 멈추라"면서 "이번 선거의 네거티브 공방이 도를 넘고 있어 선거가 마치 흙탕물을 뒤집어 쓴 듯한 모습"이라고 두 후보의 상황을 비판하기도 했다.

이번 선거 풍경에 대해 일부 정치 전문가들은 정당한 후보 검증 절차가 이뤄지고 있고 '흑색선거전'을 우려할만한 사항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두 후보간 설전되는 욕설 파문과 아들 비행 문제 등이 완전한 허위 사실이라면 흑색선전에 해당돼 선거법상 문제가 될 수 있지만 현재로선 있는 사실 그대로를 유권자에게 공개하고 있어 문제될 게 없다"며 "비록 네거티브 공방이지만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라도 이러한 선거 운동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홍준표 대표 또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익성과 후보 검증 차원에서 그걸 공개하라는 건데 그걸 못하게 하면 무엇으로 경기도민의 판단을 받겠냐"고 발언하기도 했다.

또 남 후보의 경우 최근 10~20%에 머물러 있던 지지율이 이 후보의 '형수 욕설 파일' 공개 이후 상승한 바 있어 네거티브 선거 전략을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양측간 진흙탕 싸움이 지속될 시 향후 '클린 선거'를 바라는 이들을 중심으로 중도 표심을 잃을 수도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에 대해 황 평론가는 "남 후보의 경우 지지율이 반짝 상승했지만 끝까지 상승세를 유지되려면 돈노(Don't Konw)그룹의 표심을 사로잡는 게 중요하다"면서 "기존에 자신을 지지하던 유권자뿐만 아니라 정치를 모르거나 무관심한 시민이 후보자를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