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가 써낸 롯데 떨어지고 신라, 신세계 선정...심사위원 12명 중 인천공항 직원 7명 공정성 의문 제기
   
▲ 인천국제공항 탑승동의 롯데면세점./사진=롯데면세점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지난 31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출국장 면세점(DF1, DF5) 신규 사업자 최종 후보가 발표된 가운데 롯데면세점이 최고 입찰가를 제시했음에도 떨어져 논란이 되고 있다. 과거 사례로 봤을 때 인천공항 면세점은 최고 입찰가를 제시하는 업체가 선정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럼에도 롯데면세점은 이번 입찰전에서 고배를 마셨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입찰전이 롯데면세점이 높은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철수를 결정하면서 재입찰이 진행된 것이라 일종의 롯데면세점에 대한 '괘씸죄'가 작용한 게 아닌가라고 보고 있다.

1일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 31일 제1여객터미널 일부 및 탑승동 면세점 사업자 최종 후보로 호텔신라(신라면세점)와 신세계디에프(신세계면세점)를 선정했다. 인천공항공사는 관세청에 2개의 복수사업자를 통보하며 관세청은 특허심사 후 최종 사업자를 결정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롯데면세점이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보다 높은 입찰가격을 제시했음에도 떨어진 것이다. 이번 심사는 사업제안서평가(60%)와 입찰가격평가(40%)로 진행됐다. 인천공항공사가 입찰공고에 '출국장 면세점 운영 시 계약기간 중도 해지 사례가 있는 경우'에 감점이 있다고 했기 때문에 롯데면세점의 감점을 어느 정도 예상했다. 하지만 그 비중은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과거 사례로 봤을 때 최고 입찰가를 제시하는 기업이 선정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럼에도 롯데면세점이 최고 입찰가를 제시했음에도 떨어진 것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DF1에 2805억원, DF5에 688억원을 제시했다. 신세계면세점은 DF1-2762억원, DF5-608억원, 신라면세점은 DF1-2202억원, DF5-496억원, 두산은 DF1-1925억원, DF5-530억원을 각각 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사례로 봤을 때 공항 면세점 사업자는 입찰가를 많이 써내는 기업이 선정되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며 "이 수치가 정확하다면 롯데면세점이 최고 입찰가를 써냈음에도 떨어진 것이라 볼 수 있으며, 롯데면세점이 높은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계약기간을 다 채우지 못하고 빠지는 자리에 재입찰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롯데면세점에 대한 어느 정도의 '괘씸죄'가 작용한 게 아닌가 추측해 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만약 이 심사 결과가 공정하게 진행됐다면 60%를 차지하는 사업제안서평가가 입찰금액 평가를 압도했을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사업제안서평가 항목은 ▲경영 상태 및 운영실태(15점) ▲상품 및 브랜드 구성계획(35점) ▲고객 서비스 및 마케팅 운영계획(30점) ▲매장 구성 및 디자인 구성계획(10점) ▲투자 및 손익 계획(10점) 등이다. 총 100점을 60% 비중으로 나눠 심사하는 것이다. 

국내 1위 면세사업자 이자 국내에서 가장 오랜 업력을 지닌 롯데면세점이 경영 상태, 상품 및 브랜드 구성 계획 등에서 여타 면세 사업자들보다 큰 차이가 있을 이유가 없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롯데면세점이 여타 면세점보다 평가가 높으면 높았지 낮을 이유는 없다는 것이다. 

심사위원 구성도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번 심사위원의 구성은 외부인사 5명, 인천공항공사 직원 7명으로 구성돼 있다. 인천공항공사의 의도가 절대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심사위원 구성이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롯데면세점이 높은 가격을 써 내기는 했지만 사업제안서평가에서 큰 차이가 나면서 이번 입찰에서 떨어진 것으로 보이며 롯데면세점을 일부러 탈락시키기 위한 어떤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내부 직원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았던 심사위원 구성에 대해서는 "면세점 업계가 매우 좁기 때문에 객관적인 분을 모시기가 어려운 측면이 컸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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