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채용 계획도 못세워...29일 '롯데 재판' 심리 마무리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연합뉴스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건으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항소심에서 재차 무죄를 호소했다.

신 회장은 17일 서울고법 형사8부(강승준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국정농단 사건 항소심 속행 공판에서 변호인과 검찰의 공방이 끝난 뒤 직접 발언 기회를 얻었다.

신 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 말에 협조한 것인데, 뇌물을 제공했다고 기소·구속까지 되니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이 안되고 답답하다"라며 "어느 그룹이나 현안이라는 건 있기 마련이고, 롯데도 52년간 사업을 해왔지만 현안이 없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1심 판결문에는 내 개인의 그룹 지배력 향상을 위해 롯데월드타워 면세점 재취득이 반드시 필요한 것처럼 적혀있는데, 월드타워점이 없다고 해서 호텔롯데 상장을 포기해야 하는 것도 아니었다"며 "내 그룹 지배력과는 아무 관계 없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재판 결과에 따라 월드타워점 영업허가가 취소될 수 있다고 들었는데, 그렇게 되면 직원 2000명 이상이 하루아침에 멀쩡한 직장을 잃을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외국에서도 일본 아베 정부를 비롯해 여러 나라의 대통령, 총리, 서기장 등과 독대했으나 우리 기업에 한정된 어떤 부탁이나 애로사항을 이야기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며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인 부탁을 하면 다시 그분들을 만나기 어려워지고, 좋은 관계도 유지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기업인들이 정책 담당자를 만나 공통적인 애로사항을 말하고 이해를 구하는 것은 오히려 필요한 일"이라며 "정부 정책을 집행하시는 분들도 이런 필요성 때문에 경영자들과 간담회 등으로 소통하려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신 회장은 "재계 5위 롯데그룹을 이끄는 회장으로서 본연의 일도 못 한지 6개월이 지났다"며 "롯데가 몇 년 동안 일자리를 가장 많이 제공했다고 생각하는데, 올해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도 확정 못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라가 만든 공적 재단을 지원했더니 이렇게 비난을 받아야 하는 거냐"며 "이런 점을 헤아려 억울함을 들어달라"고 선처를 호소했다.

한편 재판부는 오는 22일 한 차례 더 변론을 진행한 뒤 29일 검찰의 구형 등 결심 공판을 진행하기로 했다. 2심 선고는 10월 초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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