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이사회 열고 오렌지라이프 인수 최종 결정
자산 484조. KB금융에 빼앗긴 리딩뱅크 재탈환
[미디어펜=박유진 기자] 신한금융지주가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를 인수하기로 잠정 합의하면서 KB금융에 빼앗겼던 리딩뱅크 자리를 재탈환할 것으로 보인다.

4일 금융권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오는 5일 오전 임시 이사회를 열고 사모펀드(PEF)인 MBK파트너스로부터 오렌지라이프 지분 59.15%를 약 2조3000억원에 인수하는 안건을 승인할 예정이다. 인수 가격은 주당 4만7400원, 4850만주로 2조2990억원에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게 된다.

이번 계약에 따라 MBK파트너스가 가질 경영권 프리미엄은 4일 현재 주가 3만4750원 기준으로 36.5%로 추정된다. 오렌지라이프의 종가는 8월 한때 4만원대에 까지 올랐으나 최근 하락해 프리미엄이 30%까지 붙게 됐다.

MBK파트너스는 당초 지분 매각 가격을 3조원까지 부풀렸다가 막판 협상 때 2조4000억원대로 제시하는 등 지속적으로 몸값을 낮췄왔다. 그러나 '지나친 보수는 안된다'는 신한금융의 오버페이 불허 전략에 양사 간 조율이 쉽게 이뤄지지 않았고 결국 2조3000억원까지 값을 내리면서 인수 잠정 합의가 마무리됐다.

   
▲ 사진=신한금융 제공


'오버페이' 여부의 경우 신한금융이 잔여 지분을 인수해야지만 적정성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이는데 현재 기준으로 추정하면 지분 100% 환산 시 3조9000억원이 들 것으로 추정된다.

우선 지분 59.15%를 사들이는데 필요한 실탄은 충분한 상태로 최종 인수합병(M&A) 성사 시 KB금융에 빼앗겼던 리딩뱅크 자리 재탈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오렌지라이프의 올해 반기 기준 자산은 31조 규모로 보험업계에서도 6위 자리에 올라와 있다. 향후 잔여 지분 인수가 마무리된 후 완전 자회사 편입까지 이뤄지면 자산 면에서 격차가 10억원에 불과한 KB금융을 앞서 리딩뱅크 자리에 등극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의 상반기 기준 총 자산은 453조원으로 인수 후에는 484조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돼 463조인 KB금융을 앞설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의 경우 지난해 말부터 리딩뱅크 굳히기에 나선 상태다. KB손해보험(옛 LIG손해보험)과 KB증권(옛 현대투자증권)의 M&A를 성사시킨 뒤 비은행 부문의 의존도가 높아져 자산과 실적이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실적에서도 두 회사의 당기순이익 차이는 1194억원 수준에 불과해 격차가 더 좁혀질 전망이다. KB금융은 상반기 1조9150억원, 신한금융은 1조7956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IB업계는 신한금융의 오렌지라이프 인수합병으로 인한 시너지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은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조~2조4000억원 정도의 인수가격을 가정하면 향후 이익 증가 규모는 1000억원 초·중반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올해 신한지주 이익 전망치 3조24000억원의 4~5% 규모로 자기자본이익률(ROE) 전망치도 양사간 차이가 거의 없어 유지되는 수준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신한지주는 조흥은행이나 LG카드 등 성공적인 M&A 사례를 보여줬던 만큼 M&A 결과가 기대되기는 하나 생명보험업계 자체가 성장성, 수익성을 높이기 쉽지 않다는 제약은 있을 것"이라며 "비은행 비중 확대나 자체 성장의 제약을 벗어나는 계기로서의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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