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떠한 방식으로든 금리 인하 절차 진행될 것"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금리 인하의 칼날이 이번엔 캐피탈사를 향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여신전문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캐피탈사의 고금리를 지적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에선 어떠한 방식으로든 금리 인하 절차는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사진=금융감독원


5일 윤석헌 금감원장은 지난 31일 캐피탈사의 고금리 대출행태를 비판하며 금리체계를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금리 인하를 주문한 셈이다.

이날 윤 원장은 "여전사의 본연의 역할은 중소기업·자영업자 등 금융 약자가 금융의 혜택을 온전히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라며 "생계가 어려운 자영업자에게 합리적인 금리 수준의 대출을 제공하는 것도 여전사의 몫"이라고 말했다. 

이어 "투명하고 공정한 금리 산정체계 구축도 필요할 것"이라며 "금감원은 대출금리 등 가격의 결정에서 시장원리를 존중하겠지만, 산정체계에 합리성이 결여돼 있는지 지켜보겠다"고 강조했다.

올해 상반기 캐피탈사의 당기순이익은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하며 카드사의 순익을 앞질렀다. 연말에는 순익 2조원 달성이 확실시되는 캐피탈업계를 향한 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1위 현대캐피탈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685억원으로 전년 대비 16.6% 증가했다. 금융지주 계열사인 KB캐피탈은 2년 연속 사상 최대 순익을 경신하며 672억원을 기록했다. 

아주캐피탈은 올해 상반기에 전년 동기보다 49.7% 급증한 38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한국캐피탈과 DGB캐피탈은 1년 전보다 당기순익이 각각 157.5%, 112.4%나 폭증했다. 산은캐피탈과 IBK캐피탈도 각각 전년보다 64.3%, 61.2%씩 순익이 급증했다.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실적 공시된 26개 캐피탈사 가운데 4곳을 제외하고 모두 전년 대비 순익이 증가했다. 

업계에선 감독 당국의 금리 인하 압박에 결국 캐피탈사가 한 발 물러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한 관련업계 관계자는 “합리적인 금리 수준의 대출을 제공하라는 것은 결국 금리에 불합리한 부분이 있다는 것과 같은 얘기”라며 “조달금리 등 금리를 산정하는 원가 가운데 감독당국이 지도할 영역이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구두 지시 등 어떠한 방식으로든 금리 인하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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